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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랑끝 Jul 05. 2021

머리말

마흔 살에 떠난 필리핀 어학연수

마흔 살에 떠난 필리핀 어학연수... 머리말 


"중늙은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는 ”늙지도 젊지도 않은 나이의 사람“이라는 뜻이다. 

내가 살던 동네에서는 하는 일 없이 빈둥대는 40대 남자들을 이렇게 불렀다. 

이 단어에는 ”무능한 인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서 사람들이 40대 백수들을 

씹을 때 주로 쓰던 말이다. 


40대는 새로운 것에 도전할 것인지 현실에 머물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인생의 경계선 같은 지점이다. 40대 초입까지 세 번 정도 간판을 내리는 

절망의 끝을 경험했다. 덕분에 삶은 피폐해졌고 의욕은 상실됐다. 

“중늙은이“의 문 앞에 서게 된 것이다. 


절망의 끝에 서 있던 나는 그동안 생각지도 않았던 일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내 주위에서 아무도 해 본 사람이 없고, 할 이유도 없으며, 살면서 한 번도 할 

생각을 해본 일이 없는 일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것이 한국을 떠나는 일이었다. 


그 일로 인해 내 삶은 생각지도 못했던 곳으로 흘러갔고 예상치 못 한 결과를 낳았다. 

물질적 풍요는 얻지 못했지만 그 선택으로 난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궁금증을 없앨 수 

있었고 인생의 격변에서 오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 쓰인 이야기들은 새로운 세상에서 겪었던 내 삶의 기록이다. 

당시의 글과 사진들을 보면 그 시절이 어제처럼 떠오른다. 


가끔, "왜 글을 쓰느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할 때가 있다. 

늘 그렇지만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한다.


하지만 어설프게 이런 대답을 스스로에게 한다.  

"나중에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있잖아!"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글을 마무리지어 다행이다. 

살면서 하나 씩 매듭을 지어가는 것이 그리 나쁘진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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