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많이 아팠단다.
십여 년 전에 네가 달아준 심박동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지 꽤 되었단다. 그 물건은 십 년이 수명이라더구나. 수명이 다한 물건으로 십 년보다 몇 년을 더 버티었지만 이젠 그마저 어렵구나. 오늘은 가슴에 물이 차오르는지 숨이 너무 가쁘단다. 너를 보고픈 나의 눈물이 흉곽을 채우나 보다.
그게 마지막 안부였지.
재작년에 새벽 한 시에 병원으로 전화를 했던 게. 그때 너는 전화기를 붙잡고 우리 엄마 잘 부탁한다고 엉엉 울었지. 못 가서 미안하다고 서럽게 울었지. 내가 직접 전화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때 네 전화를 받았던 간호사가 끙끙 앓는 내 손을 잡아주었을 때 나는 네 울음의 떨림을 느꼈단다. 네 눈물의 축축함이 간호사의 손 끝으로 흘러내려 나의 손 끝으로 스며들더구나.
너무 자책하지 말아라.
이 땅으로 돌아오지 못해서 이승의 내 마지막을 같이하지 못했다고. 형편이 오죽하면 병원비도 밀리고 연락도 끊겼겠니. 먼 땅에 부려놓은 너의 살림이 나아지기를 바란다. 살림이 나아지면 묏밥 한 그릇 떠놓고 다리 뻗고 울거라. 가슴을 치면서 통곡하거라. 그때 네가 차려준 밥상 앞에 앉아 기쁘게 네 슬픔을 보아 주마.
이제는 너를 보러 갈 수 있구나.
지금 내 코와 입에는 숨을 이어주는 기계의 소리가 시끄럽게 반복되고 있단다. 하지만 이것들로 내 심장을 계속 뛰게 할 수는 없지. 지금 내 몸에는 여러 개의 주삿바늘들이 꽂혀있단다. 그러나 이것들로 명이 길어지지는 않지. 아가야 살아서는 만날 수 없었지만 이제는 너를 보러 갈 수 있겠구나. 돈이 없어 네가 건너오지 못하는 동해바다를 건너서 내가 갈게.
엄마가 지금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