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현욱 Nov 08. 2018

아버지상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엄마 사랑하는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최현욱입니다.


지난주에 쓴 글을 통해 어떤 남편이 되고 싶은지 남편상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이제 아빠상을 정립해 볼 차례인데요, 그 전에 아빠상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먼저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아빠 이미지상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답이 될지도 모르는 노래가 있어 먼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1970년대 미국의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던 해리 차핀의 "Cat's in the cradle" 이라는 노래인데요, 아빠와 아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니 가사를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lX553v4OFi4


My child arrived just the other day

He came to the world in the usual way

But there were planes to catch and bills to pay

He learned to walk while I was away

And he was talkin' 'fore I knew it, and as he grew

He'd say "I'm gonna be like you, Dad

You know I'm gonna be like you"


바로 며칠 전 아들이 태어났어요

다른 아이들처럼 별 탈 없이 이 세상에 왔지요

하지만 나는 사는데 바빠 항상 곁에 있어주지 못했어요.

아이는 내가 없는 사이 걸음마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어느새 말도 배웠지요.

아이는 이렇게 말했어요.

"난 아빠처럼 될래요. 정말로 아빠같이 될 거에요"


And the cat's in the cradle and the silver spoon

Little boy blue and the man on the moon

When you comin' home, Dad

I don't know when, but we'll get together then

You know we'll have a good time then


"아빠, 언제 집에 오세요?"

"글쎄 언제가 될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곧 함께 놀자꾸나

그때는 아주 재미있을거야."


My son turned ten just the other day

He said, "Thanks for the ball, Dad, come on let's play

Can you teach me to throw", I said "Not today

I got a lot to do", he said, "That's ok"

And he walked away but his smile never dimmed

And said, "I'm gonna be like him, yeah

You know I'm gonna be like him"


며칠 전 아들은 10살이 되어어요,

그리고 이렇게 말했지요.

"생일 선물로 주신 공 고마워요.

나랑 같이 놀아요, 아빠, 공 던지기 가르쳐주세요"

나는 대답했죠

"오늘은 안되겠구나,  할 일이 너무 많아"

"괜찮아요"

뒤돌아서는 아들의 얼굴에서 웃음은 사그라졌어요.

아들은 이렇게 말했지요.

"난 아빠처럼 될래요. 정말로 아빠같이 될 거에요"


And the cat's in the cradle and the silver spoon

Little boy blue and the man on the moon

When you comin' home, Dad

I don't know when, but we'll get together then

You know we'll have a good time then


Well, he came from college just the other day

So much like a man I just had to say

"Son, I'm proud of you, can you sit for a while"

He shook his head and said with a smile

"What I'd really like, Dad, is to borrow the car keys

See you later, can I have them please"


대학 간 아들이 돌아왔어요.

이제 남자가 되었죠.

"자랑스럽구나 내 아들, 아빠랑 얘기 좀 할까?"

아들은 고개를 저으며 얼굴에 미소를 띠고 이렇게 말했어요.

"그것보다 아빠, 자동차 열쇠 좀 빌려주실래요?

얘기는 나중에 해요, 우선 아빠 차 좀 쓸게요."


And the cat's in the cradle and the silver spoon

Little boy blue and the man on the moon

When you comin' home son

I don't know when, but we'll get together then, Dad

You know we'll have a good time then


I've long since retired, my son's moved away

I called him up just the other day

I said, "I'd like to see you if you don't mind"

He said, "I'd love to, Dad, if I can find the time

You see my new job's a hassle and the kids have the flu

But it's sure nice talking to you, Dad

It's been sure nice talking to you"


세월이 흘러 난 은퇴를 했어요. 아들은 이미 집을 떠났죠.

바로 며칠 전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괜찮다면 좀 만나고 싶구나"

"그럴 수만 있다면 저도 그러고 싶네요. 아빠

하지만 새 직장이 너무 바빠요. 애들은 감기에 걸렸고요.

그래도 통화하게 되어 반가웠어요. 아빠, 정말 반가웠어요"


And as I hung up the phone it occurred to me

He'd grown up just like me

My boy was just like me


전화를 끊으면서 깨달았어요.

정말 나처럼 자랐구나.

내 아들은 정말 나처럼 자랐어.


And the cat's in the cradle and the silver spoon

Little boy blue and the man in the moon

When you comin' home son

I don't know when, but we'll get together then, Dad

We're gonna have a good time then



스콧 앤더슨의 최고의 아빠라는 책을 통해 이 노래를 알게 되었는데요, 노래를 들으며 마치 속마음을 들킨 것 같이 뜨끔했습니다. 가사 속 아들이 바로 저였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께서는 학창시절 자주 저에게 '요즘 고민은 없니?'라며 대화를 청하셨는데 그런 아버지께 전 항상 '아니요, 고민 없어요’ 라고 답하며 대화를 이어나가지 않았습니다.


아들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아버지를 저는 왜 밀어내려고만 했을까요?


제 아버지께서는 당시 사회가 요구하는 아버지의 역할을 100% 수행하셨습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시어 가족들은 건사해내셨고, 집도 장만하였고, 양가 부모님께 아들로서, 사위로서의 역할도 잘 수행하셨지요. 하지만 저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편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어렵고 무서운 분으로 여겼습니다.  작년에 이일준 정신과 선생님으로부터 상담을 받을 기회가 한 번 있었는데 그 때도 선생님께서는 제가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 비해 아버지에 대해 언급할 때 좀 더 무표정으로 변한다고 하더군요. 아마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릴 때 몸을 부대끼며 놀았던 기억보다는 한 발짝 멀리서 지켜봐주시고, 저와 달리 완벽주의자셨고 (아버지는 완벽주의자가 아니라 그저 하루 하루에 최선을 다하셨을 뿐인데..) 회사일 때문에 늘 바쁘셨던 모습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LG 유플러스 광고 중 - 퇴근길 통닭을 사오시는 아빠 -



성인이 된 지금은 더 이상 아버지가 어렵고 불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큰 어려움 없이 지금껏 잘 살아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에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고 존경스러운 마음이 더 크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두 아이를 낳은 후에야 퇴근길 아버지께서 사오셨던 아이스크림과 통닭, 붕어빵 속에 표현을 서툴러하던 당신의 사랑과 자식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일 겁니다.


Cat’s in the cradle 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아버지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늦게나마 아버지와의 관계가 편해졌으니 더 살갑게 굴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다 한 편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지금에야 아이들이 어려 아빠와 관계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에 사춘기가 오고 성인이 되어도 나와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얼마 전 컴퓨터 앞에 앉아 내 집 마련한다고 청약을 알아보던 중 첫째 아이가 상어놀이 하자며 달려왔지만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바쁘다며 거절했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들과 소통하는 아빠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노래 속 아버지처럼 될 것 같아 두려운 마음이 들었던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아빠 상을 정립하지 않은 채 그저 흘러가는대로 살고 있다면 않다면 분명 우리의 미래의 모습은 Cat's in the cradle 노래 속 아빠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빠 상을 정립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넘쳐나는 정보 때문인데요, 

변변한 육아 서적 한 권 없었던 부모님 세대와 달리 지금은 수 많은 매체에서 홍수처럼 쏟아지는 각종 육아 정보들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고 서로 상충되는 정보를 접하다 보니 도대체 어떤 방법이 우리 아이에게 맞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볼게요,

푸름아빠의 아이 내면의 힘을 키우는 몰입독서라는 책을 보면 조기 한글 교육의 중요성이 나오지만 고영성 작가의 부모 공부라는 책을 보면 뇌 기능의 발달 상 5세 아이에게 책 읽기 교육을 시키는 것보다 7세 이후에 교육을 시키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푸름 아빠의 경우 본인의 경험, 고영성 작가의 경우 과학적 통계에 기반한 글이라 누가 옳고 틀리다고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식습관과 잠자는 문제에 있어서도 A 전문가는 잠과 밥에 크게 연연하지 말라고 하지만 B 전문가는 굶겨서라도 식습관을 들여야하고, 똑게 육아처럼 수면 교육도 철저하게 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아버지상, 부모상에 대한 기준이 없이 부모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을 때, 또는 또래 부모의 이야기를 들을 때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 발생합니다. 식사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주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밥 먹기 싫다는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며 과일 등의 간식을 제공하다가 어느날 친구 엄마로부터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밥을 남긴 아이에게 '그러면 간식도 없을 줄 알아!' 라고 소리지르면 아이들은 혼란스러워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외부 기준에 따라 자녀를 바라보다 보니 그 부담은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이 짊어지게 되는 것이죠.


아이와의 계속 적인 소통을 위해, 기준 있는 자녀 양육을 위해 우리는 내가 바라는 아버지 상이 필요합니다. 혹시 저 처럼 Cat's in the cradle 노래 속 아빠의 모습이 될까 두렵거나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지 혼란 스럽다면 아빠 이미지 상을 그려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은 어떤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

매거진의 이전글 어떤 남편이 되고 싶은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