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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두두 Dec 15. 2022

교보 퍼플 작가 등록부터 하세요.

포기할 수 없게 하는 작가라는 이름


11월 3일. 

그림 작업을 시작한 지 일주일째인 목요일. 어떻게든 그림 한 장 그려 단체 대화방에 인증하기로 한 날이다. J는 가장 발 빠르게 수채화 느낌의 그림 한 장을 올렸다. 곧이어 나도 그림을 업로드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나는 손그림을 딱 한 번 시도했다가 깔끔히 포기하고, 디지털 드로잉 어플을 설치해 막 공부하던 참이었다. 매우 서투르게 그린 그림 한 장을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다. 일단 이런 나도 하고 있으니, 여러분들도 힘내라는 의미였다. 밤 11시 30분, Y의 공동 작업자이자 직업이 애니메이터인 K의 그림이 올라왔다. K의 그림은 그야말로 전문가의 솜씨였고 환상적인 작품이었다. 다른 회원들은 잠도 안 자고 있었는지, "와.. 이건 그냥 그림책인데요? 아마추어작 아니고 완전 프로입니다. 최고!"의 리액션이 줄을 이었다. 이렇게 3명만이 인증을 했다.



11월 11일.

중간 점검 겸 아이디어 회의를 위해, 한 회원의 집에서 모임을 가졌다. 참석한 이들 중에는 이미 대여섯 장을 그린 회원도 있었고, 용감무쌍하게 한 장도 그리지 않은 회원도 있었다. 아직 그림을 시작하지 못해 혼자 집에서 창작을 해 보겠다고 모임에 불참한 회원도 있었다. 아직까지 절반 넘은 회원이 디지털 드로잉 툴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였고, 심지어 본인의 표현방식이나 어플도 결정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당근이 필요했다. 채찍 말고 당근.

아직 그림 작업 기간의 1/3밖에 안 지났으니 채찍은 과하고, 당근을 먼저 주기로 했다. 그렇다면 내가 줄 수 있는 당근은 무엇이냐? 그들이 도전을 지속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유인, 바로 작가 등록이다. 




우리는 교보 퍼플 POD 서비스를 활용하기로 결정했었다. POD란 Publish On Demand(주문형 출판 서비스)의 약자로 개인 저자가 원고 등록하고 판매 승인을 받으면, 고객이 원하는 수량을 주문받은 후 출판물로 제작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작가로서는 초기 비용과 재고 부담에서 자유로워지고, 내가 원하는 대로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땐 '욕심내지 말고, 소장용이라도 좋으니 그림책 한 권 만들어보자.'였다. 그래서 개인 소장만 할 사람은 포토북 사이트에서 한 권 그림과 글을 편집해 성장앨범처럼 내자고 했다. 물론 세상에 내놓을 책을 만들고 싶다면 그때 교보 퍼플 서비스를 이용하자고 했다. 일단 책 한 권 만들기로 마음먹은 사람의 마음은 똑같은가 보다. 회원들은 내가 이 과정을 지났다는 결과물을 세상에 내보이고 싶어 했다. 그래서 7명 전원 교보 퍼플을 이용하기로 했다.


POD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 교보 퍼플로 정한 이유는 단순하다. 

원고 분량이 30페이지 이상이면 된다는 것과 양장 제본이 된다는 것이다. 가장 많이 비교하는 POD 서비스인 부끄끄는 50페이지 이상이면서 양장 제본이 안 된다. 우리가 만들 그림책은 교보 퍼플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단체 대화방에 그림 작업에 대한 독촉은 하지 않고, 단지 "작가 등록 오늘 하세요~!"만 올렸다. 그리고 상세히 작가 등록 방법을 설명했다. 교보 퍼플 사이트의 URL을 링크하고, 무엇을 선택해서 들어가야 하는지 그리고 신분증 사본과 통장 사본이 먼저 준비되어야함을 안내했다.


교보 퍼플 홈페이지(https://product.kyobobook.co.kr/pod/main

> 개인 작가로 POD 서비스 이용 > 디지털 콘텐츠 파트너 시스템 접속 > 파트너 가입 >

개인 저자 가입 신청 > 디지털 콘텐츠 이용 약관/ POD 이용 약관/ 거래대금 지급 약관/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약관/ 개인 저자 본인인증 > 개인정보 입력 및 통장사본/ 신분증 사본 파일 첨부 필수


통장사본이 필요하다는 말에 당황한 사람도 있었는데, 주거래은행의 모바일 어플에 들어가면, 해당 계좌 > 계좌조회 > 통장사본 조회 메뉴가 있다. 친절하게도 <통장사본 저장>을 준비해 두었을 것이다. 그럼 그 이미지를 저장한 후 작가 등록할 때 첨부하면 된다. 신분증 사본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신분증 앞면을 촬영하면 된다.


 이렇게 작가 등록을 하면 2~3일 후에 작가 승인 메일이 온다. 

그림 작업과 인디자인 작업 다 끝내고 POD 등록하려고 할 때, 그제야 작가 등록을 하면 또 승인이 날 때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있다.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이 마감일을 지키기도 어렵거니와, 항상 촉박하게 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런 작가 등록은 미리 해 두어야 한다.


2~3일 지나 속속 작가 승인 메일을 받았다는 인증을 했다. 이미 "나 작가 됐어요~"로 대동 단결한다. 왠지 포기할 수 없는 느낌이 막 솟구쳐 오르고,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하늘 위로 높아만 진다. 그럼 다시 시작하는 거다. 지금까지 그림 한 장 못 그렸어도, 작가니까 한다. 등단 작가가 아니라 그저 POD 플랫폼 회원 가입 같은 작가이지만, 그래도 'OOO 작가님~'이라고 불러준 그 이메일 때문에 한다. 


위치가 사람을 만든다더니, 작가라는 호칭이 사람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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