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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두두 Dec 16. 2022

마감은 연장하라고 있는 것

저기... 인디자인 언제 해요?

11월 29일.

그림 작업 마감일(11월 30일)을 하루 앞둔 화요일.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다. 그림책 창작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7명 전원이 모였다. 


책을 만들긴 만들건가 보다. 

다행히 아무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 날 모임의 주제는 '인디자인 프로그램 첫걸음'이었다.

이미 11월 24일 단체 대화방에 폭탄 공지를 보내, 인디자인 작업 전 준비 사항을 상세히 공유했다. 그리고 그림 마감일의 하루 전날 모여, 개인별 진행사항을 점검하고 인디자인 작업의 기초를 함께 실습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가져오라고 했던 노트북은 안 가져오고 태블릿 PC를 가져왔다. 이미 그들은 알았던 것이다. 한 번 들어서는 할 수 없다는 것을. 결국 진짜 작업 시작할 때 1:1로 붙어 전수받아야 한다는 것을.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그림 마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림의 중압감이 무엇보다 크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도 한 치 앞은 내다봐야 하지 않은가. 일단 TV에 내 노트북 화면을 연결해 인디자인의 기본적인 기능과 작업 방법을 시연했다. 설명은 길 필요가 없었다. '나중을 생각해서 페이지 설정하는 것과 로고 규정에 맞게 위치시키는 것 등을 알려드릴까요? 아니면 템플릿에 넣어서 드릴 테니 그냥 쓰실래요?' 하고 물었더니, 당연히 후자다. 그래서 미리 합의한 크라운판 내지 템플릿에 판권 정보 양식을, 표지 템플릿에 퍼플 규정에 맞는 로고와 KC 인증마크를 삽입해 그 파일을 공유했다. 


교보 퍼플 사이트에서 판형별 템플릿을 제공한다. 그러나 예시가 무선제본 기준이어서 양장제본은 퍼플에서 제시하는 규정에 맞게 표지 사이즈와 책 등 두께를 설정해야 한다. 책 등 두께는 POD 등록 첫 화면 안내 페이지에서 [예상 가격 알아보기]를 클릭한 후, 내지 재질과 페이지수를 입력하면 자동 계산된다. 30~40페이지 정도의 그림책은 아무리 제일 두꺼운 내지(스노 우지 100g)를 선택하고 양장제본이기에 +6mm를 해도 10mm를 넘지 않는다. 그런데 퍼플에서는 최소 11mm는 돼야 한다고 하니, 그냥 책 등 두께는 11mm로 설정하면 된다.  


앞표지와 책 등에는 퍼플 로고가 들어가야 하는데, 로고 삽입 규정에 맞게 표지 보이는 면 하단에서 위로 1cm 중앙에 들어가거나, 위로 1cm / 오른쪽 선에서 왼쪽으로 1cm가 교차한 지점 위에 로고를 삽입하면 된다. 책 등에도 최소 사이즈 10mm*10mm로 삽입하면 된다. 로고는 한글/영어 버전이 블랙/블루로 제공된다. 선택해서 삽입하면 되는데 A타입이 깨지지 않고 깔끔하게 나오는 것 같았다.


템플릿 파일 공유 날짜는 11월 30일.

글과 모든 그림이 완성되어야 하는 마감일이다.

12월 1일부터 산뜻하게 인디자인 작업을 시작하면 되는 거였다.




그러나 그림이 다 안 나왔다. 


그래. 우리가 계약에 의한 프로젝트도 아니고, 마감 기일을 안 지키면 위약금을 내야 되는 것도 아니고, 인디자인 해 보니 한 이틀이면 될 것 같고, 무엇보다 손그림을 했으면 포토샵 보정하느라 며칠 썼을 텐데, 디지털 드로잉을 한 덕분에 수월해졌으니!


결론은 그림 마감일 4일 연장이다.

주말을 포함해 12월 4일까지 그림을 모두 완성하고, 5일(월), 6일(화), 7일(수), 8일(목)은 매일 만나기로. 퍼플에 원고 등록을 마쳐야만 벗어날 수 있다. 무조건 만나기로 했다. 그림을 다 그린 사람부터 인디자인 개별 진도를 나가고, 그림을 다 못 그린 사람은 태블릿 PC를 가져와 그 자리에서 집중해 그리기로 했다. 처음 프로젝트 진행 계획상 12월 7일까지 포토샵 및 인디자인 작업, 원고 등록까지였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의 우영우 역할을 한 배우 박은빈이 유퀴즈에 출연했던 방송분을 최근에 시청했다. 그녀는 어떤 어려움을 만났을 때 이렇게 얘기하곤 했다더라. "어쩌겠어. 그래도 해내야지!"


어쩌겠어. 

이미 그림책 만든다고 온 동네에 학교에 지인에 소문 다 냈는데. 중요한 건 우리 애들이 다 알고 있잖아? "우리 엄마, 우리 아빠 그림책 만든다!" 


해내야지! 





* Photo by Towfiqu barbhuiy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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