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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두두 Feb 09. 2022

시각적 사고 : 성공을 그림으로 말해봐!

픽토그램 그리기 연습


요즘 초등 교육과정 교재나 수행평가 내용을 보면 정말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초1부터 생각그물이 나오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브레인스토밍과 의사결정의 생활화, 사회과목이나 과학 수행평가로 비주얼 싱킹까지 다양한 사고 기법들을 적용해 배우고 평가받고 있죠. 아이들의 사고력과 이해력, 동시에 창의력까지 높여주는 좋은 접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학습내용이 많아지는 초등 고학년의 경우 시각적인 사고를 통해 지식을 연결하고 융합하는 것이 중요해지는데요. 시각적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은 상상력이 풍부한 초등 저학년 때 더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습니다. 어휘력도 넓히고 이해력도 높이고 기억력까지 끌어올리는 시각적 사고 훈련 함께 해 볼까요?


 



오늘의 사고 기법 : 비주얼 싱킹(Visual Thinking)


자신의 생각을 글과 이미지를 통해 체계화하여 기억력과 이해력을 키우는 시각적 사고 방법


굉장히 논리적인 글도 글자 투성이면 괜히 읽기 싫어지죠. 가독성도 떨어지고 이해도 안 되니까 당연히 기억에도 남지 않아요. 반면 그림은 글보다 직관적입니다. 딱 핵심 메시지를 관통하여 이해할 수 있고 더 잘 기억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죠.


어떤 단어를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활동을 할 거라고 설명해 주세요. 이해하기 쉽고 더 기억하기 쉽게 아주 순하게 특징을 살려서 그림으로 그리는 거라고 덧붙여 주고요. 집에 만약 <EQ의 천재들> 시리즈가 있다면 딱 좋은 예시가 됩니다. 특이할 것 없는 몸뚱이에 눈, 코, 입은 비슷하지만 영리씨, 간지럼씨, 엉뚱씨 등 제각각 특징을 한 가지만 살려 단순화한 것이 아주 매력적이죠.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특징을 빠르게 캐치하여 단순하게 그려내는 시각적 사고 기법, 비주얼 싱킹 수업 기초 활동으로 준비를 해 봤습니다.




픽토그램으로 말해봐!



알아두기

목적 : 주어진 단어의 뜻을 이해하고 특징을 빠르게 단순한 그림으로 표현하여 기억력과 소통력을 키운다
준비물 : 전지, 포스트잇(중형, 대형), 사인펜
소요시간 : 약 30분


진행 방법

1. 색깔이나 이미지를 떠올려 마음열기를 한다
2. 사전에 정한 단어카드를 제시한다
3. 단어를 표현할 수 있는 간단한 그림을 그리게 한다
4. 아이들이 그린 픽토그램을 제삼자가 맞춰본다


 

색깔이나 이미지를 떠올려 마음열기를 한다


생각 수업에서 뇌를 깨우는 아이스브레이킹은 꼭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주객전도가 될 정도로 자극적이거나 시간이 긴 활동은 하지 않아요. 간단히 한 가지 질문을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생각을 시작합니다.


"이 마커펜(사인펜) 중에서 지금 너의 기분을 나타내는 색깔을 하나 골라 볼래?", "왜 그 색을 선택했는지 이유를 말해 줄래?"


이 질문만으로도 아이의 현재 심리적, 신체적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초 방법이 됩니다. 색깔과 감정, 이유를 생각하고 말하니 좌뇌와 우뇌가 함께 작동하기 시작하고요.


사전에 정한 단어카드를 제시한다


유아 시절에 많이 활용했던 단어카드를 활용해도 좋고, 그냥 떠오르는 대로 작은 사이즈의 포스트잇에 하나씩 적어도 됩니다. 단어를 보자마자 바로 이미지가 떠오를 만한 것부터 자주 하는 말이지만 추상적인 단어들을 같이 포함시키는 것도 좋습니다. 한 개의 단어를 제시하고 약 20초 정도 그릴 시간을 주는 방식으로 반복합니다. 너무 긴 시간을 주면 이미지에 덧붙여지는 것이 많아 오히려 복잡해집니다. 타이머나 모래시계를 활용해도 좋겠네요.



단어를 표현할 수 있는 간단한 그림을 그리게 한다


먼저 사전 연습이 필요합니다. 가장 쉽게 그릴 수 있는 단어를 제시해서 그려보도록 합니다. "화장실"을 제시해 볼까요? 아이들이 백화점이나 키즈카페, 바깥 공원을 가더라도 꼭 찾아가야 하는 곳이잖아요. 그만큼 아이들에게 "화장실"의 이미지가 노출이 많이 되었을 것이기에 떠오르기 쉬울 거예요.


이렇게 어떤 장소나 사물, 행동 등을 간단하게 그려 로고처럼 이미지화한 것을 '픽토그램'이라고 하는데, 픽토그램을 자주 관찰하고 그려보는 것도 비주얼 싱킹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www.thenounproject.com 은 픽토그램 무료 사이트인데 아이와 함께 단어를 입력해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특징을 살려 간단히 표현하는 것"을 강조하여 설명해 줘야 합니다. 공들여 세심하게 표현하는 미술 시간과 다르다는 것, 딱 보면 딱 떠오를 수 있게 특징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을 조언해 주세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때는 직관적으로 단어를 보고 바로 그릴 수 있는 일상적인 단어를 제시합니다. 이를테면 사랑, 가족, 돈 같은 것들이죠. 필기구, 식사, 학교, 비 오는 날처럼 우리 성인들도 쉽게 시각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단어들도 좋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뜻을 알기만 하면 아이들은 굉장히 빠르게 척척 그려냅니다.


7가지 이상 단어를 수행했다면 이젠 다음 단계도 시도해 보세요. 조금 더 생각해야 시각적 사고가 가능한 추상적인 단어들을 제시해 보는 겁니다. 숲, 여행, 응원, 승리, 꿈, 배움, 성공, 용서, 협동 실패, 나눔, 행복과 같은 것들이죠.



이런 단어들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으신가요? 우리 성인들은 많은 경험과 지식이 있으니 바로 떠오르는 어떤 이미지가 있을 거예요.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간단하게 이미지화해서 기록할 것인가, 공유할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우리에겐(혹은 저에겐) 어려운 그 시각적 사고를 어린아이들이 오히려 더 잘 해낸답니다. 호기심과 관찰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말이죠.


생각 수업 tip
아이가 그린 픽토그램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면 물어보세요. 그리고 바로 보고 이해할 수 있는 그림도 있고,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할 수 있는 그림도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그림은 본인도 이해하고 기억하기 쉬운 그림이라는 것도 슬쩍 얘기해 주고요.



아이들이 그린 픽토그램을 제삼자가 맞춰본다


그림을 못 그렸네 마네 하진 않으실 거죠? 미술학원을 몇 년 다녔는데 그림을 이렇게밖에 못 그리냐고 타박하실 건 더욱 아니죠? 중요한 것은 단어의 뜻과 상징성을 파악할 수 있느냐, 그것을 시각적으로 사고하고 표현할 수 있느냐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그 그림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느냐를 느껴보는 것이죠.


"너희가 그린 그림이 무엇을 표현했는지 맞춰보는 게임을 해 볼까?"


아이들은 제시된 단어를 보고 그림을 그렸지만, 활동에 참여한 사람 말고 제삼자인 다른 사람이 거꾸로 그림을 보고 단어를 맞춰보는 것입니다. 맞춰보는 게임을 하자고 하면 아이들이 얼나 즐거워하는지요. 절대 그림을 평가받는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퀴즈 내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합니다.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던 아빠나, 할머니, 할아버지, 형제, 자매, 혹은 집에 놀러 온 어떤 지인에게 게임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해 보세요. 그림을 보고 해당되는 단어를 붙이는 것입니다. 그림을 보자마자 당당하게 붙이는 단어도 있는 반면, 붙였다가 뗐다가 몇 번을 갈팡질팡한 단어도 있을 것입니다. 그림의 원작자인 아이들은 옆에 딱 붙어 서서 정답을 알려주고 싶은 나머지 입술을 옴짝달싹 합니다. 가르쳐 주지 말라고 얘기하면 자기 손바닥을 입에 턱 막는 귀여운 모습도 보여주고요.


픽토그램 단어 맞추기에 참가한 선수가 제대로 붙였는지, 자리가 바뀐 것이 있는지 아이들이 확인하도록 합니다. 이유를 설명해 주고 대화를 나누면서 사람의 생각에 따라 표현이 달라질 수 있고 다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도 느끼게 되죠.


나와 타인의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서 특징을 면밀히 관찰하고 단순하게 표현하는 시각적 사고 훈련,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니 재미있고 어휘력을 높이니 엄마는 뿌듯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그려낸 아이에게 듬뿍 칭찬해 주세요. 오히려 단순하게 그리는 게 더 어려운 건데 특징을 잘 잡아서 그렸다고. 특히 단어의 뜻이 잘 전달되는 그림 몇 개를 콕 찍어 물개박수 쳐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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