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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 플래너 상황별 작성 법 3

by 블록군

블록 플래너, 어떻게 써야 할까요?

마음 같아서는 매일매일 블록 플래너를 잘 쓰고 싶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회사에 다니신다면 회의와 외근, 예상치 못한 업무로 정신이 없을 것입니다. 학생이라면 순간순간 공부할 것만 해도 벅차실 겁니다. 그때 블록 플래너에 내용을 정리하는 것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니, 이 순간 정리하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왜 잘 아느냐고요? 저 역시 그런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편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어떻게 하면 블록 플래너를 부담 없이 쓸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정신없이 바쁠 때

블록 플래너가 없을 때 (또는 너무 바빠서 펼치기 어려울 때)

여유가 있을 때


정신없이 바쁠 때

당연히 이런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저도 그렇습니다. 지난 한 주는 블록 플래너를 펼칠 정신조차 없었습니다. 이번 주 역시 그럴 것입니다. 다만 마무리까지 잘 해내야 한다는 목표 하나만 붙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든, 업무를 보든, 공부를 하든 아무리 바빠도 저는 시작할 때 블록 플래너를 펼쳐 블로킹을 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차이가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나중에 정리하지 뭐” 하고 그냥 몰입하려 한 적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몰입은 깊고 꾸준히 이어지기 힘듭니다. 순간순간 집중이 흩어지고, 다시 잡으려 해도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프리 블로킹(/)’ 표시를 해두면 의지를 붙잡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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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간중간 작업을 마치고 ‘블로킹(//////)’ 표시로 바꿀 때 느끼는 기쁨과 성취감이 상당합니다. 무엇보다 몇 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러니 정말 바쁘실 때는 일단 프리 블로킹만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분명히 의지와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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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 플래너가 없을 때 (또는 너무 바빠서 펼치기 어려울 때)

블록 플래너를 체크하고 싶은데, 없을 때가 있습니다. 작업하려고 카페에 자신 있게 가방을 열었는데 블록 플래너가 없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 저는 약간 불안해지기까지 합니다. 가끔은 지난 분기의 블록 플래너를 잘못 챙겨온 적도 있습니다. 시작부터 엉킨 기분이 들죠.


이럴 때는 어떻게 할까요?


저는 블록 플래너와 자유 플래너, 이렇게 두 권을 항상 들고 다닙니다. 블록 플래너를 빠뜨렸어도 자유 플래너는 보통 있습니다. 자유 플래너는 주로 몰스킨 무지나 도트 노트를 사용합니다. 이름 그대로 자유롭게 아이디어나 생각을 적는 용도로 쓰기 때문에 매우 편리합니다.


블록 플래너가 없을 때는 7년 전, 제가 블록을 혼자 처음 쓸 때 방식으로 돌아갑니다. 간단히 네모 칸을 그리고 시간을 적습니다. 하루 전체를 기록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집중할 시간만 1~2세트 정도 작성합니다. 그리고 프리 블로킹(/) 표시를 합니다. 목표 업무를 간단히 옆에 적습니다.


그 후 집에 돌아와 블록 플래너에 옮겨 적습니다.


여유가 있을 때

가장 이상적인 경우입니다. 매일 이렇게 여유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역설적으로 너무 많은 여유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루하루는 고무줄과 같아서, 늘어났다가는 반동으로 세게 줄어듭니다. 때로는 아플 만큼 튕기기도 합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때도, 아주 여유로울 때도, 그저 그런 순간도 모두 의미가 있습니다. 설령 의미가 크지 않더라도, 스스로 그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저는 여유가 있을 때 작성하는 방법을 ‘블록 양치질’이라고 부릅니다. 하루 세 번, 아침·점심·저녁처럼 블록 플래너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블록 모닝으로 하루를 시작할 때

점심 후 오후 집중 업무를 시작할 때

밤에 하루를 마무리할 때


아침에는 가벼운 운동이나 요가로 시작합니다.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청소기를 돌리고, 설거지를 합니다. 샤워 후 간단한 아침을 먹습니다. 아침 식사는 오늘 하루 열심히 일할 뇌를 위한 연료입니다. 그런 뒤 디카페인 커피를 내려 5분 정도 아무 생각 없이 즐깁니다.


그리고 블록 플래너를 펼칩니다. 전날 밤에 리뷰를 마쳤다면 바로 오늘 블록을 계획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먼저 전날 블록을 리뷰한 후, 오늘 블록을 계획합니다. 기상 후 지금까지의 흐름을 정리하는 것이죠.

오후에는 점심을 먹고 산책을 다녀온 뒤, 짧은 낮잠을 잡니다. 15~20분 정도 엎드려 눈을 붙이고, 찬물로 세수합니다. 그러면 하루를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듭니다. 작업실에 도착하면 자리를 잡고, 지금까지의 과정을 정리한 후 집중 업무에 들어갑니다.


밤에는 하루를 잘 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침을 여는 것만큼이나 말입니다. 저의 첫 번째 목표는 내일을 잘 시작하기 위한 준비입니다. 그래서 잠자리에 들기 전 반드시 오늘 하루를 리뷰합니다. 오늘의 핵심 목표를 달성했는지, 원하는 만큼 집중했는지, 의미가 있었는지 돌아봅니다. 부족했던 점도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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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루를 정리하고 나면, 내일을 위한 준비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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