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을 이겨내고 행복해지는 힘의 원천 회복탄력성(1)

김주환 교수님의 <회복탄력성>

by 도은

김주환 교수님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우울증이 심하던 몇 해 전 명상교육을 들으면서부터이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스스로 컨트롤이 힘든 지경이 되어 괴로울 때 명상을 통해서 조금씩 나아질 수 있었다. 그리고 교수님의 회복탄력성 교육을 들으면서 편도체 안정화와 전전두엽 활성화, 자기 수용과 타인수용, 인정중독 등에 대해 배우며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본능과 사회적으로 세뇌되었던 틀을 깨고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김주환 교수님은 인정중독에 대해 아주 나쁘게 평가하신다. 타인에게 인정받으려고 하는 욕구가 지나쳐 내 인생의 중심에 내가 없고 타인만 있는 상태에 다다른 것을 '인정 중독'이라고 표현하신 것 같다. 나야말로 인정중독에 심하게 빠져있었음을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 직면할 수 있었고 그때부터 내 인생에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를 중심으로 재편하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그 뒤로 나는 나만의 '인생철학'이란 것을 비로소 성립하기 시작하였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게 된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였다.


김주환 교수님의 철학과 교육, 회복탄력성 이론은 나에게 많은 영향력을 끼쳤으며 특히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교수님의 교육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회복탄력성>이라는 책만큼은 신중하고 자세히 다루고 싶었다. 이 책이 출간된 이래로 '회복탄력성'이라는 단어가 여기저기서 쓰였으며 다양한 과학 논문에서 인용될 정도로 사회에 많은 영향력을 끼친 책이다. 단순히 뜬구름 잡는 자기 계발서가 아닌 과학적 근거에 의해서 인간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뇌과학적으로 설명한 정확하고도 이론적인 책이다. 비록 어떠한 환경적인 배경에 의해 회복탄력성이 낮게 형성되었더라도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키워 얼마든지 역경을 이겨내고 행복해질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가장 큰 주제이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의 특징과 공통점


'회복탄력성'이란 인생에서 마주친 역경을 이겨내는 잠재적인 힘이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인생에서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큰 역경을 겪었고 그 후에 위대한 업적을 세웠다. 이때 우리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러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큰 업적을 이뤘다. 그러나 이 위인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역경 '덕분에' 이러한 업적을 이뤘노라고. 이렇게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역경에도 '불구하고'가 아닌 '덕분에'라는 사고가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주저앉지 않고 역경을 '활용하여' 더 큰 성장과 업적을 이뤄낼 수 있는 것이다. 심리학자인 다니엘 캐니만 교수에 의하면 한 인간에게는 '경험자아'와 '기억자아'라는 두 존재가 공존하고 있다고 한다. 경험자아는 현재 내가 경험하는 것을 느끼는 자아이며 기억자아는 지나간 경험을 회상하고 평가하는 자아이다. 회복탄력성은 기억자아의 문제라고 한다. 이 기억자아가 자신의 역경에 대해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텔링하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 바로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인 것이다.


그럼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어린 시절에 특정한 경험에 의해서 회복탄력성이 낮게 형성되는 것일까? 대부분의 주민이 불우하고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는 카우아이 섬에서의 연구에서 우연히 밝혀진 진실이 있다. 불우한 가정환경에서도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한 아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자랄 때 그 아이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어른이 적어도 그 아이의 인생 중에 한 명은 있었다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주는 어른, 아이가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주었던 사람이 적어도 한 사람은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회복탄력성의 근본이었다. 난 이 부분에서 소름이 돋았다. 성장 환경에서 헌신적인 사랑과 신뢰의 부재. 이것이 아이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것인지 정확히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론이라면 한국의 아이들은 얼마나 회복탄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한 것인가. 이것이 바로 특히 한국인이라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나의 바람의 근거이다. 그리고 슬프게도 내가 지난 몇 년간 역경을 쉽게 이겨내지 못하고 우울증에 갇혀 지낸 시간이 길었던 근본적인 이유를 정확히 알게 된 부분이었다.


나의 회복탄력성 지수


책에는 나의 회복탄력성 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한국형 회복탄력성 지수 측정' 문항이 실려있다. 이를 토대로 측정해 본 내 회복탄력성 지수는 놀랍게도 보통 이상이었다. 감정조절력 22점 + 충동통제력 24점 + 원인분석력 26 = 자기조절능력 72점. 한국 성인의 평균 점수는 63.5점이며 70점 이상이면 별 문제가 없는 상태, 75점 이상이면 상위 7% 이내라고 한다. 소통능력 24점 + 공감능력 24점 + 자아확장력 29점 = 대인관계능력 77점. 한국 성인의 평균 점수는 67.8점이고 74점 이상이라면 별 문제가 없다고 봐도 좋으며 80점 이상이라면 상위 6% 이내라고 한다. 자아낙관성 20점 + 생활만족도 18점 + 감사하기 26점 = 긍정성 64점. 한국 성인의 평균 점수는 63.4점이고 70점 이상이면 별 문제가 없으며 75점 이상이라면 상위 6%라고 한다. 총합계가 220점이 넘으면 회복탄력성이 대단히 높은 사람이라고 하는데 난 총 합 213점이 나왔으며 이는 상위 20%에 해당하는 점수이다. 비록 우울증이라는 수렁에 빠져 몇 년간 힘들었지만 공부와 훈련을 통해서 회복탄력성이 많이 높아진 상태인 것 같다. 그러나 긍정성 부분이 겨우 평균에 미치는 정도여서 더 높아질 필요성이 있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결국 회복탄력성을 높이려면 나에게 제일 부족한 긍정성을 강화하여야 한다고 한다. 긍정성을 강화하면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긍정성을 강화하려면 긍정을 습관화하여야 하며 뇌를 긍정적인 뇌로 바꿔야 한다.


그렇다면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의 뇌는 어떻게 다를까?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의 뇌는 스스로의 실수를 보다 잘 모니터링하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실수를 두려워하는 사람일수록 회복탄력성이 낮았으며 실수를 회피하려는 성향이 높았다고 한다. 반면에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으나 자신의 실수를 스스로 민감하게 잘 알아차렸다고 한다. 설령 실수를 한다 해도 실수로부터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긍정적인 뇌'를 만들고 회복탄력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회복탄력성은 뇌에 새겨진 '습관'의 문제라고 한다. 따라서 나에게 일어나는 크고 작은 역경을 순간순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대처할 수 있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습관을 들인다는 것은 배운다고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닌 오랜 기간의 연습이 필요하고 축척되어 나도 모르게 나오는 몸에게 체득해야만 하는 것이다.


자신을 이해하는 힘, 자기조절능력


하워드 가드너에 의해 발견된 다중지능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능력이 몇 개로 구분되는 별개의 지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는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시각-공간지능, 신체-운동지능, 음악지능, 자연지능, 대인지능, 자기이해지능이 있으며,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각각 해당 분야와 관련된 지능과 함께 모두 자기이해지능이 높았다. 자기이해지능이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긍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습관 - 감정조절력

높은 수준의 자기이해지능은 결국 감정조절력으로 나타난다. 분노나 짜증같은 부정적 감정을 억누르고 필요할 때면 언제나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감정은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과 높은 연관성이 있다고 한다. 실험에 의하면 코미디 영화를 잠깐 보는 아주 단순한 방법으로 그렇지 않은 대비군보다 더 확장된 연상능력을 보였다고 한다. 다른 실험에서는 사탕을 받은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 간에 진찰능력에서도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긍정적 정서는 사람을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고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려는 열린 마음을 지니게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한 구글은 사무실을 재미있는 놀거리들로 채우고 직원들을 즐겁게 하여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긍정적인 정서가 얼마나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즉, 자신이 지닌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줄 알아야 하고 중요한 순간에 긍정적 정서를 스스로 유발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참지 말고 즐겨라 - 충동통제력

한국 사람은 다른 나라에 비해 충동통제력이 유난히 높은 편이라고 한다. 지나치게 경쟁중심의 교육환경 때문에 한국인들은 해야 할 모든 일을 일단 '참아내야 할 고통'으로 간주하는 습관에 젖어있다고 한다. OECD국가 중 학업성취도는 최상위인 대에 반해 흥미도, 내재적 학습 동기, 학업효능감, 협동학습에 대한 선호도,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 등에서는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학업성취도와 학업흥미도의 수준이 극과 극인 나라는 한국뿐이며 이는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지나친 외적보상에 의해서만 학업 동기부여를 이끌어내는 한국 교육 시스템의 폐해이다. '고진감래'는 한국 교육 시스템을 관통하는 단어이다. 초등학교부터 출세지상주의, 경쟁지상주의에 시달리며 소위 '좋은 대학교'에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라난다. 한국의 학생들은 일단 좋은 대학교에 가기만 하면 처음에는 세상을 다 가진 듯 기쁘고 처음 맛보는 자유에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책에서는 대학교 시절을 마치 '물고문을 당하던 사람이 잠시 물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것은 적극적 의미의 행복이 아니다'라고 표현한다. 요즘에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대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스펙 쌓기에 열중하며 취업준비를 시작한다. '좋은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또 다른 경쟁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렇게 바라던 좋은 대기업에 들어가면 드디어 행복이 시작될까? 대기업에 들어가도 똑같이 미래에 있을 행복한 날을 위해 현재의 고통을 감내한다. 그렇게 초등학교 시절부터 죽을 때까지 반복적으로 '고진감래'의 이데올로기에 빠져 현재의 행복은 유예된다. 결국 나이는 계속 먹어가는데 단 열매는 오지 않고 쓴 인생만을 살다가 끝나버린다. 이것이 현 한국의 대다수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특히 어려서부터 경쟁적 교육환경에서 세계관을 배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생 자체를 육상 경기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인생에는 100미터 달리기처럼 정해진 결승선이 있는 것이 아니다. 굳이 달리기에 비유하자면 온갖 방향으로 다 달려갈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하나의 목적을 향해 모든 사람들이 달려가고, 그 목적에 누가 빨리 도달했느냐를 기준으로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것이 인생이 아니다.
그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다. 우리나라는 학교나 직장이나 모두 지나칠 정도로 보여지는 보상에 치중한 동기부여 시스템을 갖고 있다.
'2010 글로벌 인적자원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의 업무에 별로 몰입하지 않거나, 마지못해 회사에 다니는 우리나라의 직장인 비율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8%에 달해 조사대상 국가 평균치인 38%를 훨씬 상회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근무하는 기업의 성공을 위해 어느 정도의 추가적인 시간, 지력, 에너지를 투입하는가를 의미하는 '회사에 대한 자발적 충성도' 역시 우리나라 직장인은 평균치인 21%에 크게 못 미치는 6%에 그쳤다. 최하위 수준이다.

마지못해 일하는 사람이 많은 한국 사회는 과연 건강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한국 사회의 병폐적인 교육 시스템, 출세지상주의 때문에 결국은 오지 않을 달콤한 보상을 위해 현재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고진감래'가 아니면 미래에는 고통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현재에도 달콤하지만 미래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그런 이상적인 생활방식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누리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이다.

탈 벤 샤하르에 따르면 일하는 것을 고통으로, 참아야 할 괴로움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오히려 커다란 성취를 이뤄내지 못한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하는 일에서 커다란 즐거움과 사명감과 의미를 찾은 사람들이다.

내가 '세이노의 가르침'과 김승호 회장님의 '사장학개론', 그리고 '워런 버핏'으로부터 배웠던 정신인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즐겁고 보람찬 나의 일'이란 것을 찾아 헤매는 이유는 '현재 내 삶이 행복했으면' 하기 때문이다. 꼭 사회적으로 뭔가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내가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일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 차있기 때문이다. 목표지향적이라기 보단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커졌다. 물론 목표는 있다. 하지만 그 목표에 이르는 과정도 즐기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는 말이다.


자신에게 닥친 사건에 대해 정확한 스토리텔링 - 원인분석력

보통 나에게 어떤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그 이유를 외부에서 찾는 일이 흔하다. 지난 동생과의 트러블에 있어서도 동생이 무심코 던진 말에 나는 의미를 부여하였고 동생이 나를 무시하고 있다고 '해석'하여 화를 냈었다. 그냥 말의 뜻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됐을 일인데 내 머릿속에서 이야기를 재생산하여 내 기분을 나 자신이 끌어내렸던 것이다. 결국 어떠한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나의 '스토리텔링'에 있다는 말이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라 불리는 마틴 셀리그만은 이를 사건-믿음-결과의 'ABC 연결고리'라고 부른다. 흔히 우리는 어떠한 사건(A)이 곧바로 우리의 감정이나 행동이라는 특정한 결과(C)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반드시 우리의 믿음(B)이라는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이다.

즉 짜증이나 화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결국 외부에 의해서가 아닌 나의 스토리텔링이다. 따라서 내가 행복한 삶을 영위하려면 긍정적인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러면 긍정적인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책에서는 세 가지 차원에 주목하라고 한다. 첫째, 개인성(나에게만 일어난 일인지), 둘째, 영속성(항상 그런 것인지), 셋째, 보편성(모든 것이 다 그런 것인지). 낙관적인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에게만 일어난 일도 아니고 이러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며 모든 것이 이번 일 같은 것은 아니야'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세 가지 차원에서 분석하다 보면 결국 긍정적인 스토리텔링에 근접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면서 긍정적 스토리텔링의 습관을 들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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