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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지 않는 치~즈 돈까스

광화문 직장인들의 안식처 <후니도니>

by 도은 Feb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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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의 소울푸드 중 하나인 돈까스. 그중에서 치즈 돈까스는 하나의 변주로 일반 돈까스만큼이나 인기가 많다. 일반 돈까스에 비해 이천 원 혹은 그 이상 더 비싸지만 오늘은 기분 좀 내고 싶다면 선택하게 되는 메뉴이다.


광화문 직장인들에게 최고 수준의 인기라고 할 수 있는 후니도니는 점심에는 그 줄이 길게 늘어져 지하상가를 뺑뺑 돌 정도이다. 광화문에서 일하는 짝꿍 덕분에 이 일대 직장인 맛집을 몇 군데나 알지만 후니도니는 그중 1, 2등을 다툰다. 얼마전 매장을 넓혀 이사를 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식당이다. 나는 짝꿍과 저녁 시간에 방문하는데 대기하기 싫다면 저녁시간에 가는 것을 추천. 하지만 저녁 시간에도 대기가 있을 수 있다. 그만큼 점심이고 저녁이고 매장이 꽉 차는 곳이다.


이곳의 치즈 돈까스는 다른 집들과 다르게 체다 치즈가 다량 들어가 있어 굳지 않고 초반에는 거의 흐를 정도이다. 모짜렐라가 주를 이루는 치즈 돈까스 계에서 차별점이다. 하지만 체다만 들어가진 않았고 모짜렐라와 체다가 섞여있는 것 같은데 코스트코에서 파는 그 맛있는 치즈를 쓰시지 않나 싶다. 아무튼 처음에는 흐를 정도이지만 식으면서 어느 정도 굳어서 더 고소함이 올라오는 그런 치즈 돈까스이다. 금방 치즈가 굳어버려 살짝 딱딱한 치즈 돈까스를 먹었던 기억이 많은데 이곳은 그런 실망감이 없다.


소스는 약간의 상큼한 과일 맛이 더하져 일반 시판 소스와는 달리 직접 만든 것 같다. 내가 돈까스 집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소스도 여기는 정성이 들어간 느낌이라 또 차별점이 된다. 내가 정말 좋아했던 남성역 돈까스 집의 소스가 생각나는 맛이다. 튀김옷도 고기에 착 달라붙어 몇몇의 돈까스 집에서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고기와 분리되어 처참히 떨어져 나간 튀김옷을 이 집에서는 볼 수 없다. 거의 한 몸이 되다시피 한 고기와 튀김옷이 훌륭하다.


이 집의 별미는 치즈 돈까스와 추가로 냉모밀이다. 테이블마다 커다란 냉모밀과 치즈 돈까스가 올라가 있다. 물론 강경한 일반 돈까스 파도 있다. 냉모밀 육수도 진한 가쯔오부시의 감칠맛과 함께 달큼함이 올라와 치즈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환상 궁합이라고 할 수 있다.


치즈 돈까스와 냉모밀을 먹고 2만 원 중반이 나왔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직장인들에게 물가 비싼 광화문 한복판에서 이 정도 가격에 포식을 할 수 있다니 이보다 더할 나위는 없다. 게다가 맛도 훌륭하니 말이다. 이 집 치즈 돈까스는 먹고 나면 이틀 후 또 생각이 날 정도로 맛있었다. '후니도니~' 노래를 부를 정도로 또 가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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