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의 전기 영화라고 할만한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기분이 좋았던 것은. 퀸의 노래를 실컷 들을 수 있어서가 아니다. 퀸의 노래는 이미 수십 년 동안 계속 들어왔고, 웸블리 밴드 에이드 공연도 새삼스러운 장면은 아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좋았던 이유는 극장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개적으로 동시에, 퀸의 노래를 같이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함께 경험하고 즐긴다는 것은 서로 통해 있다는 연대감을 주고, 그 연대감은 궁극적으로 ‘우리는 하나’라는 총체적 만족감을 제공한다.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의 아들인 ‘파로크 불사라’는 우연히 로컬 그룹에 보컬로 참여하게 되고, 그 사소한 출발이 ‘퀸’이라는 레전드 그룹으로 진화해 나가게 된다. 그 과정이 퀸의 주옥같은 노래들과 함께 보여지고, 그 성공의 뒤안길에서 벌어지는 프레디 머큐리의 사생활이 간간이 묘사된다.
연인 메리와의 사랑, 동성애, 밴드 동료들과의 불화와 이탈, 그리고 에이즈 감염... 물론 마지막은 ‘대단하다!’는 말로밖에 설명이 안 되는 웸블리 공연장면이다.
그중에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것은 퀸의 노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어떤 곡은 그들의 머릿속에서 ‘저절로’ 솟아 올라왔으며, 어떤 곡은 그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해버리는 데서 만들어졌다. 남들이 간 길을 간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가고 싶은 길을 ‘만들어’ 간 것이다.
젊음이란 그런 것이다. 애써 할 것을 찾아내는 게 아니라 저절로 솟아 나온다.
프레디 머큐리만 그런 게 아니라, 퀸의 멤버들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누구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 그렇게 된다.
젊기 때문이다.젊을 땐 나도 그랬다. 너무 많은 아이디어와 생각들이 떠올라서, 밤새 자판을 두드려도 손가락이 멈추지를 않았다. 저절로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젊다는 건 그런 것이다. 나는 그게 좋았다. 그들은 젊었고, 좋아하고 추구하는 바가 있었고, 자신들의 욕망이 옳다고 믿었고, 그걸 행동에 옮겨서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 젊은 태도가 나는 제일 좋았다.
... 난 원해 cruisin' on the bay
원해 cruisin' like NEMO
돈은 없지만 떠나고 싶어 멀리로
난 돈은 없지만서도 풀고 싶어 피로
돈 없지만 먹고 싶어 오노 지로
열일 해서 번 나의 pay
전부 다 내 배에
티끌 모아 티끌 탕진잼 다 지불해
내버려둬 과소비해버려도
내일 아침 내가 미친놈처럼
내 적금을 깨버려도
WOO 내일은 없어
내 미랜 벌써 저당 잡혔어
WOO 내 돈을 더 써
친구들 wussup
Do you want some?
DOLLAR DOLLAR
하루아침에 전부 탕진
달려 달려 man i spend it like some party
DOLLAR DOLLAR
쥐구멍 볕 들 때까지
해가 뜰 때까지
(...)
Where my money yah?
Where the party yah?
내 일주일 월화수목 금금금금
내 통장은 yah
밑 빠진 독이야
난 매일같이 물 붓는 중
차라리 걍 깨버려
걱정만 하기엔 우린 꽤 젊어
오늘만은 고민보단 Go 해버려
쫄면서 아끼다간 똥이 돼버려
문대버려
DOLLAR DOLLAR
하루아침에 전부 탕진
달려 달려 man i spend it like some party
DOLLAR DOLLAR
쥐구멍 볕 들 때까지
해가 뜰 때까지
YOLO YOLO YOLO YO
YOLO YOLO YO
탕진 잼 탕진 잼 탕진 잼
YOLO YOLO YOLO YO
Where my money yah
탕진 잼 탕진 잼 탕진 잼
YOLO YOLO YOLO YO
YOLO YOLO YO
탕진 잼 탕진 잼 탕진 잼
YOLO YOLO YOLO YO
Where the party yah
탕진 잼 탕진 잼 탕진 잼
고민보다 Go
고민보다 Go
고민보다 Go Go (Everybody!)
고민보다 Go
고민보다 Go
고민보다 Go Go (Everybody!)
-- ‘방탄 소년단’의 <고민보다 GO> 중에서
나는 ‘방탄 소년단’의 이런 태도를 지지한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그려진 프레디 머큐리의 태도를 지지한다. 물론 그런 식의 삶이 안정과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프레디 머큐리는 그렇게 자신의 삶을 실제로 탕진해 버렸고, 그 결과 45세의 이른 나이에 사망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게 어떻다는 말인가? 사람은 누구나 실패를 경험하고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우리는 실패나 병, 가난, 죽음 등에 대해 과도하게 공포감을 갖고 있다.사회적 분위기가 그렇게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 그 분위기에 속지 말고 자신의 삶을 찾아야 한다. 악착같이 정신 차리고 자신이 원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사람마다 누구나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게 마련이다. 모든 사람이 프레디 머큐리처럼 과속하지는 않는다. 겁에 질려 주저앉지는 말자는 얘기다.
내 삶이 주변에서 권하는 대로, 내가 계획하는 대로 살아질 거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원하는 대로 될 거라고 생각하면 오만이고, 내 맘대로 안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성공과 실패는 우리 개인의 영역이 아니다. 우리는 그저 최선을 다해 내 진심을 드러내어 살뿐이다. ‘진인사 대천명’이 그런 뜻이고, “주여, 제 뜻대로 마시옵고 아버지 뜻대로 하옵소서.‘도 그런 뜻이다.
나는 영화 <보헤이안 랩소디>의 프레디 머큐리를 통해 그런 태도를 본다. 옳고 그름에 걸려 머뭇거리지 않고
그냥 전속력으로 자신의 진심을 질주한다.
차라리 걍 깨버려
걱정만 하기엔 우린 꽤 젊어
오늘만은 고민보단 Go 해버려
쫄면서 아끼다간 똥이 돼버려
문대버려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정답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머뭇거리고 걱정만 하기엔 당신들은 너무 젊다.
쫄면서 아끼다간 똥이 돼버린다...
Buddy
you're a boy
make a big noise
Playin' in the street gonna be
a big man some day
You got mud on your face
You big disgrace
Kickin' your can all over the place
We will we will rock you
이봐, 친구, 넌 어리잖아
소란도 한 번쯤은 피워봐야지
거리에서 싸돌아 다니다 보면
언젠가 어른이 되어 있을 거야
얼굴이 좀 더러워진다고 대수야?
부끄러운 줄 알아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소란을 피워봐
널 뒤흔들어 주겠어!
--- 퀸의 <We Will Rock You> 중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지금 이 순간, 불꽃처럼 타오르는 젊은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그때 아니면 할 수 없는, 그때 아니면 의미 없는, 그때에만 만날 수 있는 그런 순간들이 있다는 말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 머큐리가 보여주는 것은, 그가 자신의 삶의 맨살을 드러내며 말하고자 했던 바는, 바로 그러한 젊음의 순간에 충실하라는 메시지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고민보다 GO’하는 방탄소년단의 자세가 현재 그들의 노래를 만들어낸 것처럼, 자신의 젊음을 ‘Rocking’한 퀸의 멤버들이기에 <Love of my Life> <We are the champion> <Bohemian Rhapsody> 같은 명곡들을 남길 수 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부디 여러분 모두, 자신만의 젊음의 명곡을 만들어 낼 수 있기를~~~!
--- 천하태평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