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햇살 좋은 어느 날

따사롭다

by 노연석

햇살이 하얀 구름 사이로 쏟아지고 대지를 더 밝고 빛나게 하고 있다.

하늘 위로 올려다보다 마주친 햇살의 따가움에 눈을 감고 땅으로 시선을 향한다.

햇살을 맞고 있는 모든 것들은 자신의 그림자를 땅 위에 그려내고 있다.


회사에서 이렇게 좋은 날을 만나면 드는 생각은 "퇴근하고 싶다".


사실 빨리 퇴근해도 별로 할 일도 없지만 이런 날이면 이런 생각을 하며 동경하듯이 말을 한다.


딱히 할 일은 없지만 빨리 퇴근을 하고 무엇을 해 볼까 생각해 보면...


테라스가 있는 술집, 테라스에 놓인 의자에 앉아 햇살을 만끽하며 시원한 맥주 한잔을 즐기는 여유로움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닌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그래도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지금

집안 가득히 햇살이 쏟아지고 있다.

따뜻한 가을의 햇살이 주인장의 허락을 받지도 않고 창을 넘어서 그림자를 드리운다.


맥주 한 캔을 꺼내어 시원한 목 넘김을 느끼며 나른해지는 기분을 만끽하며 이 순간을 즐기고 싶지만 수많은 핑계가 이 작은 자유조차 만끽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도 반갑고 고맙다.

이런 순간이 나에게 찾아와 줘서 잠시나마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어서 지긋지긋한 세상 속의 삶에 벗어난 휴일에 아직도 풀리지 않은 독을 풀어내는 짧은 여행이 되어 준다.


언젠가 생각에 그치고 말았던 일들이, 실천으로 미처 옮기지 못했던 일들이 그저 생각과 제약 조건에 그치지 않고 실행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 본다.


그 순간을 놓쳐서 아쉬운 것이 아니라 아직 기회가 남았음에 감사해 본다.


이렇게 사소한 일들도 행동으로 옮겨서 실천하기란 쉽지가 않은데 우리는 참 어려운 일들을 해내고 있고 또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 가고 있다.


그런 대부분의 일들이 한방에 이루어지는 경우는 없다. 실패를 거치고 반복을 거듭하면서 온전한 내 것이 되어 간다.


그렇게 바라보면 세상에 어떤 것도 사소한 것은 없다. 아주 작은 꿈도 원대한 꿈도. 그것이 어떤 것이건 간에 이루고자 하는 꿈을 꾸고 그것에 도전할 때 그 꿈에 도달하게 된다. 다만 꿈꾸지 않는다면 도달해야 할 곳도 없을 뿐이다.


오늘도 햇살 좋은 하늘 아래 꿈을 꿔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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