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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과정이 답이다.

실패도 성공도 과정의 산물이다.

by 네오필리아노 Mar 09. 2025

정상에 올라야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살아왔다.

그러나 답은 정상으로 가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고,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이루어내기 위한 과정 없이 답을 바로 얻어 낼 수 없다. 인생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과정에서 정답이라는 퍼즐을 맞춰 가는 것이다.


실패, 성공의 결과는 모두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답이라고 부르는 것에 불과하며, 시작함으로써 이미 답에 가까워져 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답을 얻지 못했다고, 실패했다고 좌절을 하지만 사실 그를 통해 우리는 더 근사한 답에 근접하고 퍼즐을 맞추게 되는 것이다.


실패를 통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실패의 상황을 피해 갈 수 있다. 성공의 과정을 통해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알아간다. 실패도 성공도 모두 소중한 이유이며 모두 답을 얻어내는 과정이다. 답을 찾지 못하는 것은 실패의 끝도 성공의 끝도 가지 않고 포기하는 것이다.


평생을 실패를 두려워하며 살았던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

실수할까 봐,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마음 조리며 과감하게 도전하지 못했고, 실패를 만나게 될까 봐 안전한 길로만 가려했다. 그러나 그 안전한 길에서 답까지 도달하는데 편안한 만큼 오래 걸린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보다 더 빠르게 나아갈 수 없다. 안전한 길을 가야 하기에 좋아 보는 길을 택하지만 그 길은 결코 안전한 길이 아니라 넘어야 할 산이 더 많아지고 복잡한 조건들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일들이 더 많아진다. 안전한 길을 택하게 되면 더 안전한 것을 찾게 되기 마련이다. 실패조차 답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이니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될지 모른다. 성공을 하더라도 개운하지 않다.


내가 처음 실패를 맛본 것은 고등학교 3학년때였다.

공상과학 만화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박사님의 외모를 가지고 계신 지도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 선생님의 지도 아래 다른 친구들보다 한 단계 높은 기술들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차분하고 온화하면서도 깔끔하고 꼼꼼한 성격을 지닌 그 선생님은 존경받을 만한 롤 모델이었고 어쩌면 지금의 나로 이끈 멘토였다.


기능경진대회 선수로 멘토님 아래서 기술을 배우고 연마하고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나 자신을 한 단계 어쩌면 여러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던 시간이 되어 주었다. 문제는 대회에 대한 두려움, 대회에서 실패할 것에 대한 두려움과 그리고 선생님께 민폐를 끼칠까 봐 걱정을 안고 살았었다.


대회 출전을 하기 전에 꼼꼼히 도구들을 챙겼어야 했는데, 실수를 하고 말았다. 멘토님이 꼭 챙기라는 도구를 빼놓고 갔다. 대회에서 이론 시험은 좋은 점수는 아니지만 워낙 어려운 문제라 상위 권이라고 나의 멘토님은 인맥을 통해 확인해 주었었다. 실기 시험을 치르기 시작할 때 주어진 과제를 보면서 아차 싶었다. 멘토님께서 챙기라고 한 도구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 순간 앞이 캄캄해지고 멘토님 이 사실을 아신다면 너무나 죄송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순간이었고 멘토님과 눈이 마주쳤다면 눈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도구 하나로 30분이면 해결된 문제를 1시간 넘게 소비를 하다 보니 다른 작업을 할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겨 버리고, 시간에 쫓기는 신세가 되어서 과제를 완성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만들지 못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실패를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내가 가진 능력을 과시를 했었고 자만했었다. 그 도구 없이도 잘할 수 있을 거라 오만한 생각을 했던 것이다. 제대로 준비를 하더라도 주어진 상황들 앞에 흔들릴 수도 있는데 그 한 가지를 준비하지 못함으로 인해 더 많이 흔들리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실패를 만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이 사실 알게 된 멘토님의 쓴소리는 나에게 결과적으로 약이 되었지만, 그때, 그 한 가지만 잘 챙겼어도 어쩌면 순위 권에 들 수 있었을 텐데 기회를 스스로가 날려 버린 격이다. 대회 입상이라는 좋은 타이틀을 가지고 학교로 돌아와야 했었지만 그러지 못해 나도 멘토님도 마음이 무거웠다.


어쩌면 그때부터일지도 모른다.

꼼꼼하셨던 멘토님으로부터의 영향이었고 실수를 통해 찾은 답이었다. 모든 일을 할 때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때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계획하고 준비하는 일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일을 진행하지 않는데, 어설프게 준비를 하고 진행을 하게 되었을 경우 결국 어딘가에서는 문제가 생기고 그 문제로 인해 괜한 고생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30분 만에 할 수 있는 일을 1시간 넘게 해야 했던 것처럼…) 물론 계획하고 준비하는 일 자체는 매우 번거롭고 귀찮은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 순간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일은 순리대로 잘 풀리고 문제가 발생을 하더라도 좀 더 수월하게 대응을 할 수 있다.


평생을 개발자로 살아왔다.

개발을 위해서는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설계를 한 후에 코딩을 해야 한다. 제대로 분석, 설계를 진행하지 않으면 코딩을 하면서 수도 없이 뜯어고쳐야 하고 다시 분석, 설계 단계로 돌아와 수정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다 보면 겉은 번듯해 보일지 몰라도 속은 누더기가 되는 프로그램이 탄생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개발 비용과 미래에 유지보수를 위한 비용을 더 많이 발생하게 된다. 개발자이다 보니 이런 과정들에 익숙해졌기도 하지만 과거의 경험이 이런 과정을 쉽게 받아들이고 익숙해지도록 했을 것이다.


이런 과정들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나는 계획을 세우는 도구들을 스스로 만들어서 항상 사용을 한다. 그중 하나가 과제관리 계획표다. 흔히 WBS(Work Breakdown Structure)라고 부르는데 어떤 일들을 진행하기 위한 일정 계획을 수립하는 방법이고 할 일, 시간, 자원, 비용 등을 관리할 수 있는 도구이고 개발자라면 누구나 사용을 하고, 개발 업무가 아니라도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사용을 한다. 이 도구를 사용하기 쉽게 엑셀로 만들어서 새로운 업무의 시작을 이것으로 진행을 한다. 요즘 온라인상에 더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만들기 어렵다면 이미 만들어진 것을 사용해도 좋다.


세상에 계획대로 진행되는 일은 거의 없다. 이런 WBS를 사용함으로써 계획하지 않았을 때 찾아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보다 잘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분명한 것은 실패할 확률을 낮출 수 있다.


복잡한 길로 가면 목적지에 도달하는 시간을 더 많이 소모할 수밖에 없다. 복잡하게 가지 않으려면 실패를 하지 않으려면 사전에 분석하고 그를 토대로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시간도 줄이고 리스크도 줄임으로써 실패보다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 실패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실수로 인한 실패는 뼈저리지 않을 수 없다. 경쟁에서 내가 타인보다 실력이 부족해서 패를 하는 것은 노력으로 커버할 수 있지만 실수는 스스로에게도 쉽게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철저한 준비는 실패를 하더라도 실망하지 않게 한다.


답이 정해져 있을지 몰라도 그 답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은 시작부터 제대로 준비가 되어야 하고 준비를 통해 과정을 풀어가야 하며 그 과정을 거쳐 실패든, 성공이든 답에 도달할 수 있다. 답을 얻기 위해 과정은 필수이기에 모든 결과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과정 없는 답은 존재할 수 없다.


실패도 성공도 과정의 산물이다.

모든 과정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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