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 grandis avec toi, tu grandis avec moi
파리에 있는 동안 조금만 더 "여기에 있자."라고 속삭이며 머무른 자리마다, 하늘이 열리고 별빛이 쏟아졌다. 그 별빛 아래 속삭임은 내 안에 잊고 있던 언어들을 다시 데려다주었다. 갈 때마다 노트 한 권씩을 빼곡 채울 만큼, 나는 내 안의 시간을 다시 쓸어 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직 피어날 계절이기에. 봄을 기다릴 수 있음을.
홀로였던 시간이 많았지만, 덕분에 사소한 것까지 눈여겨보고, 마음으로 깊이 담을 수 있었다. 홀로여야 함께 할 수 있다는 말처럼, 혼자서 걸었던 골목과 다리, 카페의 창가에서 마주한 사소한 순간들이 결국은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로 채워졌다. 마음이 물결이 되는 느낌으로, 이렇게 투명한 마음으로 나의 하늘을 본 적이 있을까.
그저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쉽다. 그러나 나는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해 손을 뻗고 싶었다. 빛이 여문 실을 따라, 먼 기억 속에 나란하던 어린 날의 발자국을 따라 걸어보았다. 나는 언제나 당신의 자랑이니까, 그리고 그대만의 것이니까, 나의 이야기를 세상 앞에 다시 펼쳐 보인다. 그렇게 낯설지만 익숙한 풍경 속에서 '행복이 살에 닿은 듯이 선명한' 다시 만난 세계를 향한다.
초록이 드리운 오후, 카페테라스에서 들려오던 웃음소리와 바쁜 사람들의 발걸음 속에서, 나는 나만의 속도로 길을 걸어간다. 언젠가 이 길 위에서 누군가와 보폭을 맞추며, “같이 걸을까?”라는 물음을 피워낼 수 있을까. 태양의 조각을 비추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도시에서, 난 긴 꿈을 꾼다. 오늘도 별이 반짝이는 이유를 묻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