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형제들이 잘 놀고 있을 때면, 둘째 아이와 집에 온 첫날이 생각난다. 첫째 아이는 오랜만에 본 엄마와 엄마 품에 있던 새로운 아기를 한참 동안 낯설어했었다. 침대에 누운 동생을 보며 “아가 아가”라고 말하던 너도 아기였는데… 그날부터 ‘아기’는 자연스럽게 ‘형’이 되었다. 그때쯤 너에게 많이 했던 말은 ‘기다려’였다.
둘째가 태어난 해에는 코로나가 창궐하였고, 외출이라고는 병원뿐이었지만 그마저도 자유롭지 못했다. 어린이집마저도 긴급 휴원일 때가 잦았기에 집에 감금(?) 된 나날은 늘어만 갔다.
신생아와 3살 된 아이를 돌보며 나는 나를 많이 잃어갔다. 눈밑은 점점 퀭해지고 잠은 늘 부족했다. 아이 둘은 버겁기만 했다. 첫째 아이는 매일 놀아달라고 했고, 둘째 아이는 매일 울기만 했다.
그날도 온종일 놀자 놀자를 외치던 아이에게 “기다려~”라는 주문을 외우고 둘째를 재운 후 조용히 거실로 나갔다.
혼자 덩그러니 앉아있던 아이의 뒷모습이 기억난다.
‘너도 아기인데… ‘
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아이의 토라진 마음과 지쳐있던 나의 마음은 서로의 따듯함 품 속에서 사르르 녹았다.
“기다려줘서 고마워~ 같이 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