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2-3 ; 양양에서 다시 속초
다음 여행지를 정하는 기준은 딱 두 가지였다.
1. 내가 지금 있는 곳보다 아래쪽인가.
속초와 양양을 시작으로 동해안을 따라 밑으로, 밑으로 내려갈 예정이었다. 그다음은 남해안을 따라 옆으로, 옆으로.
2. 적당히 유명하고 적당히 조용한 지역인가.
너무 유명한 지역은 그냥 가고 싶지 않았다. 이를테면 강릉 같은. 힐링하며 나를 채워 넣기 위한 여행을 떠나온 거였기 때문에. 그렇다고 너무 조용한 지역은 갈 수가 없었다. 뚜벅이 여행의 한계랄까. 교통편이 영 불편했기 때문에.
점찍어둔 다음 행선지는 동해시였다. 나름대로 정해둔 여행지 선정 기준에 완벽히 부합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삼척도 고려해 보았지만 내가 있는 곳에서 삼척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일단 동해로 가자고 마음먹고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하필 내일은 토요일. 웬만한 숙소는 이미 예약이 다 차있었다. 평일과 주말의 경계를 잊고 산지 오래여서였을까.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급 계획을 변경해서 강릉의 숙소들까지 뒤져봤으나 마찬가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말마다 그렇게 돌아다니는 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강원도는 서울과 지나치게 가까웠다.
밤마다 파티를 벌이는 게스트하우스는 가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1박에 몇십만 원을 주고 비싼 호텔에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예전부터 눈여겨봤던 속초의 북스테이를 이용하기로 했다. 북스테이라는 이름 때문이었을까? 그 게스트하우스에는 나를 위해 남겨진 침대가 있었다.
게스트하우스는 속초 시외버스터미널의 바로 뒤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내려온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야 했지만 속초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 전에 하룻밤 쉬어간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생각해 보면 속초에 몇 번이나 왔었지만 그곳에서 밤을 보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속초의 밤이 어쩐지 기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