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체험호스트 서밋에서 에어비앤비 관계자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인기 호스트 중 일부는 체험호스팅을 통해 연간 3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도 하고 누적 10억의 수익을 얻은 체험호스트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에어비앤비 체험호스트의 수익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서울 체험 프로그램의 경우 평균 $50의 요금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고, 게스트 중 45~47%가 평균적으로 리뷰를 남기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체험호스팅으로 벌어들인 누적 수입액의 최댓값은 1억 3천5백만 원 정도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는 1달러를 1,150원으로 환산한 값이다.
[캠퍼스투어와 함께하는 고기파티] 체험을 운영하는 나의 경우 2019년 11월 기준 현재까지 누적 수입액이 약 200만 원이다. 본격적으로 체험호스팅을 운영한 것은 6월 말~7월 초 즈음이니 약 5개월 동안의 수입이 약 200만 원인 것이다. 또한, 최고 평점의 체험 중 하나인 [달빛 아래에서 강남 도보 여행]를 운영하는 Brian님이 밝힌 최대 월 수익 역시 약 200만 원 정도선이다. 총액으로 볼 때는 정말 적은 금액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체험호스트들도 경제적인 상황은 아마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체험호스팅의 진행시간을 고려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체험호스팅 진행시간은 평균 2~3시간 정도이다. [캠퍼스투어와 함께하는 고기파티} 체험은 2시간 반 동안 진행되는 체험이고 [달빛 아래에서 강남 도보 여행]는 2시간짜리 체험이다. 이외에도 많은 체험들이 단시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짧게 운영되는 에어비앤비체험을 통해 최근 많은 사람들이 가치를 두고 있는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를 자연스럽게 추구할 수 있다. 나의 경우도 오전부터 체험이 시작되는 오후 2시 30분 이전까지 책을 쓰다가 2시간 반 동안 체험호스팅을 하고, 저녁을 먹고 다시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동적인 시간 조정도 가능하다. 보통 아르바이트의 경우 ‘토요일 3시-9시’와 같이 특정시간대에 업무가 배치된다. 그러나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겨 업무 스케줄에 따라 일을 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시간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돌발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시간을 조정하기 힘든 것이다. 정규직 형태의 근무형태는 당연히 본인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시간을 운영하기 힘들다. 일정 시간 동안 회사에 헌신할 것을 계약했기 때문이다. 이와 다르게 에어비앤비 체험호스트는 본인이 자신의 일정에 맞게 일정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본인이 원하는 날짜에 휴가를 갈 수 있고, 더 많이 일하기를 원하면 그렇게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자유에는 책임감이 뒤따른다. 그러나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스스로 시간 관리를 잘할 수 있다면 에어비앤비 체험호스트가 되는 일은 시간적 풍요를 얻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에어비앤비체험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무자본으로 창업을 시작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에어비엔비 공유 숙박의 경우 ‘집’이라는 재화가 있어야만 호스팅이 가능했다. 집이라는 재화를 마련하기 위해 월세나 전세와 같은 투자금이 필요했다. 이와 달리 에어비앤비체험은 자본 없이 손쉽게 호스팅을 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 체험호스트를 등록하는 데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고, 본인의 체험을 홍보하는 비용 또한 들지 않는다. 에어비앤비측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승인하게 되면, 곧바로 에어비앤비 앱과 웹사이트에 체험 프로그램이 게시된다.
에어비앤비 체험호스트가 되면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 에어비앤비체험은 본인만의 전문성 또는 취미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대학의 역사 및 캠퍼스에 대한 이해와 고기를 좋아하는 내 식성을 바탕으로 만든 체험이 바로 [캠퍼스투어와 함께하는 고기파티]고, 심심할 때 하던 축구 게임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안마의자에 누워 마사지를 받고 차를 마시는 내 개인적인 생활패턴이 [Play Game, Enjoy Massage and Drink Tea]를 만들었다. 에어비앤비 체험호스트로서 내가 좋아하거나 평소에 하던 일들을 했을 뿐인데 돈이 따라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면도 있으니 조심하자. 내가 좋아하는 취미가 ‘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 취미활동에서 오는 즐거움이 사라질 수 있다.
체험호스트는 호스팅 요금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또한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다. 비용 결정권이 호스트에 있다는 것은 무작정 호스팅 비용을 높게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호스팅 비용이 게스트 입장에서 터무니없이 높다고 판단된다면, 그 체험은 게스트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되어있다. 따라서 유사체험을 진행하는 체험호스트가 있다면 그가 책정하고 있는 가격을 참조하는 등 적정 가격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에어비앤비 체험호스트 탭에서 ‘알림판’을 들어가면 ‘그림 3’과 같이 ‘체험 요금을 낮춰 더 많은 예약을 받아보세요.’라는 문장을 찾아볼 수 있다. 비슷한 유형의 체험 중 게스트들이 선택하는 적정 수준의 가격도 함께 보여준다. 이는 비록 요금 선택권은 호스트의 고유 원한이지만, 자연스럽게 호스트의 마음을 움직이는 ‘넛지효과’를 발생시켜 호스트 자체적으로 가격을 낮추도록 노력한다. 따라서 요금 선택의 자유는 체험호스트에게 있지만, 실질적으로 에어비앤비는 요금에 대해 우회적으로 통제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험호스트의 재량에 따라 요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에어비앤비체험의 장점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체험호스트 스스로 수익 극대화를 위해 낮은 요금을 받는 대신 고정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선택하거나 반대로 요금을 올려 수익 극대화를 추구할 수 있다.
그림 2. 체험 요금 낮춰 더 많은 예약을 유도하는 메시지
하지만 최근 에어비앤비체험 시장의 경쟁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무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과 누구나 체험호스트가 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이다. 또한, 체험의 성격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어 원데이 클래스’ 형식의 체험의 경우 2019년 6월에만 해도 2개 정도의 유사 프로그램만이 존재했었다. 그러나 11월 기준 유사 한국어 클래스는 6개로 증가했다. 경쟁 심화는 체험호스트들의 수익 악화로 이어진다. 유사 체험프로그램이 수요를 ‘나눠먹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경쟁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처방안은 무엇일까? 앞서 언급했듯 특정 테마를 선점하는 것이다. 자본금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부업 또는 투잡으로 일단 에어비앤비체험 호스트가 되어보자. 자신의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남보다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하고 신선한 체험을 기획한다면 일단 그 자체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고유한 콘텐츠를 통해 많은 게스트를 유입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체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좋은 ‘리뷰’를 얻을 수 있다. 실제 체험을 해본 게스트가 남긴 리뷰는 다음 체험을 예약할 게스트의 선택에 실제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 좋은 리뷰는 더 많은 예약을 불러올 수 있고, 이는 선순환을 일으킨다.
에어비앤비가 걷어가는 수수료 또한 부담스럽다. 에어비앤비체험의 수수료는 20%이다. 에어비앤비체험 요금이 1만 원이라면 이 중 2,000원은 에어비앤비가 가져가고, 나머지 8,000원을 체험호스트가 가져간다. 굉장히 부담스러운 수수료율이다. 그러나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활용하여 마케팅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줄고, 사업 리스크가 기타 사업보다 현저히 적다는 것을 감안해 본다면 수수료 20%는 어느 정도는 정당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여전히 20%라는 수수료는 체험호스트에게 큰 짐이다. ‘20% 수수료’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체험호스트에게 앞으로도 고민해야 하는 큰 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