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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제 Jan 13. 2020

12. 체험호스트만을 위한 3가지 체크리스트

하루 만에 에어비앤비 체험호스트가 되는 법

체험호스팅 기준을 읽어보았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나만의 체험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이때, 에어비앤비가 제시한 3가지 기준인 전문성, 특별한 기회 그리고 교감에 따라 체험을 만들어야 한다. 3개의 기준은 에어비앤비체험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체험호스트가 체험의 질을 결정하는 만큼 체험호스트를 중심으로 하는 3가지 체크리스트가 추가로 필요하다. 체험호스트가 어떤 생각과 목적으로 호스팅을 진행하느냐에 따라 게스트의 투어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추가된 3가지 체크리스트를 통해 본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호스팅에 필요한 여러 준비를 한다면 성공적인 호스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첫째, 어떤 일이든 시작하기 전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본인이 왜 체험호스트가 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부업 또는 투잡으로 추가수익을 얻기 위해 체험호스트가 될 수 있다. 아마도 대부분 수익목적이 가장 클 것이다. 이외에도 외국인들을 만나 영어회화를 연습을 할 수 있다.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다양한 의견 공유를 하고 싶을 수도 있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에어비앤비체험 호스트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숨은 매력을 알리기 위해 체험호스트가 될 수 있다. 왜 체험호스트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자신만의 답을 내려야만 체험호스트로서의 첫 발을 내디딜 수 있다.


나는 경제적 및 시간적 자유를 위해 에어비앤비 체험호스트가 되었다. 엠제이 드마코의 저서 <부의 추월차선>를 읽고 나서 공무원이나 회사원으로 살기를 거부하게 되었다. 책에서는 삶을 3가지로 분류한다. 책에 따르면 삶은 가난으로 향하는 길인 ‘인도’, 평범한 삶을 영위하는 ‘서행 차선’ 그리고 빠르게 진정한 부로 향하게 되는 ‘추월차선’으로 구분된다. 공무원이나 회사원은 ‘서행 차선’에 해당한다. 이들은 보통 주 5일 동안 9시부터 6시까지 일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야근을 하기도 한다. 일주일 대부분 시간을 회사에 얽매여 사는 것이다. 나아가 드마코는 “주말 역시 직장인들에게는 주중에 더 열심히 일하기 위해 존재하는 시간이다”라는 충격에 가까운 주장을 한다. 대다수 직장인이 주중 업무로 인해 주말에는 지쳐 집에서 쉬거나 보상심리로 인해 주말을 흥청망청 놀면서 보낸다. 나에게 에어비앤비 체험호스팅은 추월차원으로 가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물론 아직 월급만큼 수익이 보장되지 않지만, 하루 2시간 30분 정도 호스팅을 하면 되니 일단 시간적 자유는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노량진에서 [Try Exotic Seafood at a Fish Market]의 체험호스트 Taein은 영어회화를 연습하기 위해 호스팅을 시작했다. 누나의 권유로 외국인 친구들과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영어회화학원을 등록하는 대다수의 사람들과 달리 오히려 돈을 벌면서 영어공부를 하는 ‘신선한’ 방법을 찾은 것이다. 영어공부를 위해 시작한 에어비앤비체험은 그에게 이제 훌륭한 부업이 되었다. “아마 부업 중에서는 에어비앤비 체험호스팅이 최고일 거예요!” 12월 기준, 그의 체험에는 총 141개의 리뷰가 달려 있다. [달빛 아래에서 강남 도보 여행]의 체험호스트 Brian은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을 호스팅의 매력이라 말한다. “저는 제가 직접 설명하기보다 게스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편이에요. 게스트마다 서울을 방문한 이유와 제 체험을 선택하는 이유가 다르기 때문이죠. 게스트 성향을 파악한 후 이에 맞춰 호스팅을 하는 편이에요.” 1년 반 동안 호스팅하고 있는 베테랑 호스트인 그는 호스팅을 하기 전 항상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호스팅을 하기 전 게스트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저에게는 당연한 것일 지라도 제 체험을 예약해 주신 게스트들에게는 처음이고 특별한 경험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진심을 다해 게스트를 대하는 노력 덕분에 그는 서울의 ‘최고 평점의 체험호스트’ 중 한 명이 되었다.


둘째, 예비 호스트로서 ‘나’ 자신을 잘 알고 있어야만 호스팅을 시작할 수 있다. 나의 취미와 강점 그리고 성향은 어떠한지 잘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은 마치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과 유사하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내가 무엇을 해왔는지를 살펴보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 글로 표현해야 한다. 먼저 내가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한 번 글로 정리해보자.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큰 만족을 느꼈는지, 나의 재능은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이다. 좋아하거나 잘하는 일이 여러 가지라면 그중 가장 호스팅하기 적당한 주제를 선택한다. 다음 본인의 성향에 따라 호스팅 방식을 결정한다. 외향적인 성격이라면 체험 구성에 게스트와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많이 배치할 수 있다. 반대로 본인이 내향적 성격이라면, 게스트와 함께 체험에 집중하는 형태의 체험을 구성할 수 있다. 


[Play Game, Enjoy Massage and Drink Tea]는 내 취미를 바탕으로 만든 체험이다. 나는 자주는 아니지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PC방을 찾는다. 주목적은 물론 게임이지만, 요즘 PC방에서는 라면이나 햄버거와 같은 먹거리를 그 자리에서 시킬 수 있다. 게임을 하면서 먹거리도 즐길 수 있는 한국의 PC방 문화를 여행객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더불어 나는 몸이 찌뿌둥할 때 ‘미스터힐링’이라는 마사지 카페에 가서 안마의자에 앉아 마사지를 받고 차를 마신다. 최근 잠이 부족하고 어깨가 잘 뭉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마사지 카페는 커플 데이트 코스로 유명하다. 현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게스트들에게 충분히 흥미 있는 체험콘텐츠라 할 수 있다. 동시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나 스스로도 호스팅 만족감이 높다. 


[한국 역사와 본인 나라의 역사 비교하기]는 내 강점을 활용하여 만든 체험이다. 나는 고등학생 때 수능 사회탐구 과목으로 한국사와 한국 근현대사를 선택하여 공부했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특히 관심이 많아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평가되는 초기 한국사능력검정 1급 자격을 고등학교 3학년 때 취득했다. 그리고 고려, 조선의 야사를 수록한 서적을 찾아보면서 개인적으로 공부를 했다. 관광가이드로 알려진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을 취득하려면 관광통역안내사 필기를 통과해야 한다. 이때 필기 4과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국사 과목을 꼼꼼히 공부해야 한다. 고등학생부터 지속해온 역사공부를 바탕으로 관광국사 수험서를 자가 출판 플랫폼 ‘부크크’를 활용해 E-Book으로 출판하기도 했다. [한국 역사와 본인 나라의 역사 비교하기]에는 카페에 앉아 게스트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함께 이야기하고, 게스트의 나라 역사와 비교하는 체험이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같은 역사적인 사실을 두고도 나라마다 다르게 역사교육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예비호스트로서 지역에 대한 이해 역시 필수다. 해당 지역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특히 야외체험인 경우 호스팅이 진행되는 지역을 꼼꼼히 알아야 한다. 역사와 같은 해당지역에 대한 정보는 물론 해당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것, 볼거리, 먹거리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에어비앤비체험을 이용하는 게스트는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나 역시 호스팅을 하면서 지역에 대한 정말 많은 질문을 받는다. 대학생들이 주로 가는 술집은 어디인지 물어보거나 혼자 여행하는 여행객들이 갈만한 음식점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한다. 


지역을 잘 알아야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캠퍼스와 함께하는 고기파티]에서 나와 게스트는 이화여대와 연세대 그리고 신촌 거리를 돌아본다. 스토리텔링을 위해 나는 크게 3가지에 주안점을 둔다. 먼저 대학 캠퍼스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전달이다. 예를 들면, 이화여대 정문을 들어서면 이화캠퍼스 복합단지가 나온다. 나는 ‘Ewha Campus Complex(ECC)’라고 설명한 후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하고 2008년에 완공되었다고 전달한다. 지하캠퍼스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채광과 환기가 가능하고 옥상을 정원으로 구성하여 ‘지하’ 느낌이 전혀 들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이처럼 꼼꼼한 정보전달은 수많은 대학교 중 하나로 이화여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화여대 그 자체를 그대로 게스트가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한다. 둘째, 대학가라는 특징을 살려 한국의 대학입시에 대한 이야기를 게스트에게 전달한다. 나는 대학을 삼수해서 들어갔다. 삼수했던 경험을 게스트에게 전달하고, 왜 내가 삼수를 했고, 얼마나 대학입시의 경쟁이 심한지 게스트와 공유한다. 이때 자연스럽게 게스트는 본인의 나라의 대학입시와 한국의 대학입시를 비교하게 된다. 셋째, 마지막으로 나는 게스트와 함께 신촌 거리를 돌아다니며,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소맥을 ‘말아먹는’ 캠퍼스 라이프를 전달한다. 더불어 힘겨운 대학입시를 뚫고 대학에 왔지만, 경기불황으로 인해 취업난이 심해 미래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졸업생들의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케이팝 아이돌과 같은 화려함 속에 가려진 한국 젊은 청년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게스트는 우리나라를 더 자세히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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