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안 하는 아이들

by 므니

학습만화 안 보는 아이들, 핸드폰 없는 아이들에 이어 게임 안 하는 아이들까지 나름 혼자 기획한 시리즈이다.



학습만화 안 보는 아이들 https://brunch.co.kr/@namuni486/73


핸드폰 없는 아이들 https://brunch.co.kr/@namuni486/74



학습만화도 (잘) 안 보고, 핸드폰도 없어서 안 하니 게임도 안 할 수도 있겠다는 나름의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긴 하지만, 자신의 폰이 없어도 부모님의 폰이나 PC로 게임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집 아이들은 이 역시도 해본 적이 없다. 친구들이 하는 게임을 어깨너머로 구경한 적은 있어도 직접 가열하게 해 본 적은 없다.



그렇다면 그 집 아이들은 도대체 여가시간에는 무엇을 하느냐고 궁금해질 수도 있는데, 혹시나 자랑질로 여겨질까 봐 조심스럽게 있는 사실 그대로 적고자 한다.

(앞선 글에서 그렇게 잘난 척을 했다 여기시면 맞다고 인정하겠습니다.)

우선 아이들은 아침에 엄마보다 일찍 일어나게 되면 아침준비를 마치고, 책을 읽고 있다. 그것이 소설이든, 월간지이든, 하다못해 일력이든(우리 집에는 일력이 5개 있다.) 무언가를 읽고 있다.

줄지어선 일력들

그리고 하교 후 학원 가기 전 비는 시간에는 엄마에게 붙어 쫑알쫑알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기 바쁘다. 그리고 학원을 마치고 귀가 후 저녁을 먹고 나면 학교 숙제와 학원 숙제를 한다. 숙제를 다 마치면, 자신들의 악기를 연주한다. 피아노, 단소, 기타, 리코더 등이다. 우리 집은 붙어 있는 이웃집이 전혀 없는 주택이라서 가능한 일이다. 시끄럽게 각자의 연주를 마치면 공기놀이나 실뜨기, 체스, 장기, 각종 보드게임을(루핑루이, 부루마블, 달무티, 루미큐브 등)을 가족이 모두 하거나 아이들 둘이서 한다. 또는 색칠공부를 하거나 종이접기를 한다. 그리고 또 시간이 남으면 책을 읽는다. 주말에는 이 모든 것이 반복되면서 동네축구를 하러 학교 운동장에 나간다.

바로 어제, 실뜨기를 즐겁게 하는 아이들

그 옆에서 엄마인 나는 간식도 주고, 글도 쓰고, 실뜨기를 같이 하기도 하고, 책도 읽고, 책을 읽어주며 나의 할 일을 한다.

특별한 놀거리도 없지만 딱히 심심할 새가 없이 하루가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게임을 안 해 봐서 그런지, 엄마에게는 먹히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런지 게임에 대한 갈망이나 원함이 없다.

유튜브도 태블릿으로 좋아하는 영어영상이나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정도만 봐도 엄청 좋아해서 딱히 더 보고 싶어 하는 것도 없다.



원칙과 한계를 지워주며 경계를 지키는 삶이 아마 아직 게임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건 아닌가 싶다.


할머니, 할아버지 모임에서 흔히 하는 얘기가 손주 자랑 하려거든 만원부터 내고 시작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들었다. 자식자랑은 팔불출이라고도 하니 나는 몇만 원을 내야 할지 모르겠지만 사실에 입각하여 게임을 안 하는 아이들도 어딘가에는 있다는 이야기를 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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