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을 실컷 보고, 늦잠도 실컷 잔 다음에 배고파진 배를 붙잡고 휴대폰으로 신주쿠역 맛집을 검색했던 것 같다.
마침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에 줄을 서서 먹는다는 돈카츠 집이 있길래 부랴부랴 준비하고 길을 나섰다.
한국에서는 길을 못 찾아서 같은 건물을 보고도 지나치곤 하는데,이상하게도 일본에 오면 길을 잘 찾는다.
내 몸의 내비게이션은 일본한테만 반응하는 것인지.
빠른 걸음으로 찾아간 돈카츠 집은 2층에 있었는데,
계단에 사람들이 줄지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여기까지 온 이상 꼭 먹고 가야지 하고 기다리던 찰나, 점원이 나와서 혼자서 온 손님이 계신지 묻는 말에 재빠르게 손을 들었다.
밝게 안내해 주는 모습에 가게 안으로 빨려 들어가 자리에 앉으니 내 앞엔 회사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앉아있었다.
살면서 처음이었던 합석이어서 조금 긴장하기도 했지만, 이내 주문을 마치고 그가 먹는 방식을 힐끔힐끔 쳐다봤던 기억이 난다.
눈앞에 있는 소스통을 소리가 안 나게 살살 열어보기도하면서 말이다. 돈카츠는 금방 나왔다.
곁눈질하면서 소스를 뿌리고 입에 돈카츠를 한 입 베어 물었던 순간은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모르는 사람과 겸상을 하면서 밥을 먹었던 기억도,
낯설기도 하고 익숙한 나라에서 사람 냄새를 맡았던 것같기도 하다.
가끔은 함께 밥을 먹었던 그가 잘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하다.
*신주쿠역 돈친칸 가게랍니다.
찾아보니 아직도 영업중이네요!
언젠가 또 먹으러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