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 퇴사 후 훌쩍 떠난 도쿄 여행
고작 1년 7개월이었다.
호기롭게 다닌 첫 직장은 그렇게 끝이 났다. 우스갯소리로 매니저도 해봐야지라고 했던 생각은 고이 접어서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짐을 한가득 싣고 부모님과 함께 돌아오는 길에 앞으로 뭘 해 먹고살지 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이쪽 길로만 대학교를 다닌 나에게 다른 선택지가 주어질까 라는 걱정도 앞섰다.
우선은 떠나고 싶었다. 그 생각뿐이었다.
엄마랑 함께 가려고 했던 퇴사 후 일본 여행은 나의 고집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이 되어버렸다. (이때만 생각하면 엄마에게 미안하다)
그렇게 비행기 표를 끊고 짐을 싸고 무작정 일본어를 조금 한다는 이유로 2018년 5월 봄에 2박 3일간의 도쿄 여행을 시작했다.
신주쿠 역에서 걸어서 10분 남짓. 근처에 무료 야경을 볼 수 있는 게 매력포인트라 숙소를 그쪽으로 잡았다.
매일 저녁 야경을 보러 가야지, 그 이후엔 예전 친구랑 갔었을 때 기억에 남았던 아사쿠사 신사와 하라주쿠만 가기로 하고, 나머지는 물 흐르는 듯이 보내기로 했다.
홀로 떠나는 첫 해외여행에 나는 고민을 한가득 안고 일본에 도착했다.
일본이면 복숭아물이지- 하면서 편의점에서 물을 사고 체크인까지 아직 시간이 있어 아사쿠사 역으로 향했다.
익숙했던 로커에 캐리어를 넣고 시장을 구경하면서 도장 케이스, 일본 인형, 나무젓가락을 품 안에 한가득 안으며 일본에 온 걸 실감했다.
다행히 호텔은 신주쿠역에서 나와 걸어서 쭉 직진만 하면 되어서 길치인 나에게 여러모로 편리했다.
걸어가면서 어디에 편의점이 있는지도 체크하고-결국 호텔 내부에 있는 편의점만 계속 갔다-주변 풍경을 구경하면서 체크인을 마쳤다.
홀로 작은 방에 캐리어를 두고 짐을 푸니 그제야 내가 혼자라는 게 실감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