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많은 날이 남았잖아.
몸이 유독 처지는 시기가 있어. 그런 시기가 오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몸상태가 돼버려. 정확히 말하자면 아무것도 하기 싫은 몸상태지.
몸이 힘들어하면 정신도 함께 힘들어해. 내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몸상태가 확 떨어지면 무기력이 온몸에 맴돌아서 해야 할 일을 미뤄두는 안 좋은 습관이 있어. 정신이 몸을 지배하기에는 이미 늦은 느낌이랄까.
하나씩 따져보자면 우선 잠이 문제인 거 같아. 밤만 되면 조그만 휴대폰에 얼굴을 처박고 잠시 동안은 시간을 보내야만 잠을 잘 수 있을 거 같은 느낌 알아? 일어날 시간은 고정되어 있는데 잠드는 시간은 점점 뒤로 밀려나. 막상 눈을 감으면 생각할 건 뭐가 그리 또 많은지.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지만, 뭔가 수동적이라고 해야 하나. 습관처럼 하는 것 자체만 보면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긴 해. 근데 끝나고 나면 힘 잘 썼다, 이런 느낌이야.
사실 안 움직이는 것이 가장 문제지. 몸을 안 움직이면 안 움직일수록 체력은 떨어지고, 가만히 있는 게 최고의 상태라고 뇌가 인식하나 봐. 가만히 아무 생각 없이 있는 상태.
그렇게 조금씩 무기력에서 익숙해지다 보면 어느새 목표했던 것들과는 당연히 거리가 멀어지게 되잖아. 그걸 알아차리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면서 조급함을 느끼고, 다시 달리고. 그러다 오버페이스. 몸에 타격을 주고 다시 이상해지고. 악순환의 반복이야.
이런 악순환을 바꾸기 위해 나는 몇 가지 계획을 세워봤어.
작은 습관부터 바꿔보려고. 부정적인 습관을 제거하는 거야. 수면에 대한 충분한 기준도 세우고 그것부터 확보하려고. 나 같은 경우에는 6시간 이상만 잔다면 충분히 몸이 나쁘지 않은 상태가 된다고 느껴. 만약 5시간을 잔다면? 하루가 꽤나 힘들어. 이상하게 그런 날은 잠도 잘 안 와. 피곤한데 잠은 안 오는 상태. 이런 작은 악습관들을 하나씩 제거하다 보면 지금보다는 나은 하루가 완성되겠지라는 막연한 계획이긴 해.
스트레칭도 자주 해야 할 거 같아. 힘을 쓰는 운동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움츠려 있던 근육들을 활짝 펴주고 긴장감을 덜하게 만들어줘야 될 거 같아서. 최근 들어 습관으로 만들려고 저녁마다 하고 있는데, 하고 나면 전체적으로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어.
마지막으로 몸에 대한 충분한 행복감을 스스로에게 주려 해. 나는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전제조건은 가만히 있지 않는 거. 가만히 있는 것만이 아닌 다른 행위들로 행복감을 충만하게 만들어주는 거야. 몸이 가만히 있지는 않지만, 즐거운 상태라고 볼 수 있으려나. 가만히 있을 때보다 재밌는 일들이 생각해 보면 꽤 많잖아. 이런 일들은 몸에 에너지를 채워주는 기분이 들어.
사실, 집에서 가만히 쉬는 것도 힐링이 되기는 해. 그래도 이런 몸상태가 될 때는 가급적이면 집에 가만히 있는 건 피하고 싶어서 그래.
무기력한 몸이 되었을 때 앞으로는 이렇게 아주 조그만 계획들을, 아주 조금씩만, 매일 꾸준히 달성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거야. 충분한 행복을 주면서. 나의 몸이 힘들어하지 않도록. 충분히 즐겁게 움직일 수 있도록.
앞으로 많은 날을 함께 할 나의 몸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