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스스로에게
누구에게나 작별의 순간이 온다. 영원히 사는 사람은 없으니까.
언젠가 너무 정신없이 살고 있던 나의 일상에 스며들었던 질문이 있었다. 만약에 갑작스럽게 사고로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죽음을 준비하고 살지는 않더라도 무언가 명확히 해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나이 들고 있는 걸까?
요즘 주변에 아픈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아이 장난감, 전집, 옷, 신발, 목욕용품 같은 것들을 검색하며 사들이던 삶에서 몸에 좋은 영양제, 음식, 식품 보조제 들에 관심이 생기면서 하나하나 늘려가고 있는 나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상 위가 늘 어지러운데, 서랍 속도 엉망징창인데, 나만 아는 장소에 넣어둔 많은 물건들이 있는데, 갑자기 생을 마감할 준비도 없이 세상을 떠난 다면 으앗,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래서 그런지 몇 년 전부터는 더더욱 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글을 쓰면서 잊고 살던 나와 자주 데이트를 했다. 어린 시절 아팠던 상처에도 후후 연고를 바르고, 결혼하고 참기만 해서 곪아 터져 버린 나의 마음의 병에도 바람을 쐬어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만나는 내 주변 사람들과의 데이트를 통해 나는 조금씩 치유되고 있었다. 아이에게, 남편에게, 부모님께 들려주고 싶은 나의 마음속 이야기를 채워나간다. 아팠던 상처들은 비워내고 감사했던 기억으로 채우는 마음이 얼마나 풍요로운지, 이제라도 나를 돌아볼 수 있어서 지난날의 나와 만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3개월 6개월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이 있다면 천천히 그 시간 동안 살아온 나를 돌아보고 못해봤던 일들을 하면서 차분하게 보내고 싶다. 현실에서 그게 가능할지 몰라도, 나만 피해 갈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그런데 할 수만 있다면 아이가 잘 성장해서 더 이상 엄마의 그늘이 필요 없고, 아니 가끔 엄마의 손길이 필요해 다녀가고 충전할 수 있을 때 까지는 살아서 곁에 있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엄마는 살아있다는 존재 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엄마에게 넘치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평생 성실함에만 충실했던 남편과 데이트하듯 그렇게 나이 들고 싶다.
해본 적 없는 근육운동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더 이상 이렇게는 안될 것만 같아서 말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오래오래 건강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식습관 생활 습관을 바꾸고 운동을 해서 더 건강해져야 한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에 내가 이 세상에 물려줄 만한 유산이 있을까? 지구별을 떠나기 전에 잃어버린 행복을 빼먹은 수업 시간처럼 보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부터 하나씩 하나씩 놓치고 살던 행복수업을 보충하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도록 오늘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강습관
하루 30분이라도 꼭 운동하기 위해 노력하는 습관
몸에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해 조절할 줄 아는 습관
바로바로 움직이면서 치우고 정리하는 습관
수시로 읽고 쓰며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 습관
무엇이든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을 우선에 두고 즐기는 습관
남을 이해하고 보듬는 마음
나를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툴툴대지 않고 표현하는 마음
가까울수록 더 아껴주는 마음
후회 없이 오늘을 잘 살기 위해 순간순간을 꽉 붙들 줄 아는 마음
내가 남겨주고 싶은 유산이다.
아이에게는 몸과 마음과 생활에 쏙쏙 베어들 수 있도록
엄마가 먼저 실천하고, (아직도 멀었지만)
나의 삶이 글이 되어 기록으로 남아 어느 누군가의 마음을 쓰다듬는 바람이 되면 좋겠다.
힘들었을 때 읽었던 글 한 줄로 마음을 달래던 나처럼, 누군가에게 나의 말 한마디가 용기와 위로로 다가설 수 있다면, 그렇다면 좋겠다. 자라나는 많은 아이들에게 응원과 용기를 심어주는 좋은 선생님으로, 지인들에겐 따뜻하고 고마웠던 사람으로 가족들에겐 더없이 소중했던 한 사람으로 그렇게 기억되고 싶다.
‘나 참 잘 살다 간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