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3. 한옥 재 개장 준비
# 함께 하면 더욱 좋을 플레이리스트
https://www.youtube.com/watch?v=bWCdghIEc38
<물결 따라 풍경 소리 달그랑 흐르고 ASMR - 낮잠 NZ Ambience>
한옥 재 개장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어제오늘 죈 종일 객실 다듬기를 했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
고객을 어디서 끌어오는지 주말마다 객실이 채워지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사람 품을 받지 못했던 기간이 있었던 만큼 아직은 숙박 업소 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다.
그래도 할 일이 많아서 재밌다. 여럿이서 같이 하니까.
오늘은 청소 인력 보충이 있었다. 여자 두 분인데, 한 분은 펜션 청소 경력이 있는 중년의 선생님이고, 한 분은 나와 동갑인 사람이다.
선생님은 자신을 '로사'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포켓몬 로켓단) 그래서 간단명료하게도 이분의 별명은 로사다.
밥을 잘 안 드시고 커피도, 우유도, 김밥도 안 드신단다. 뭔가 까탈스러울 것 같은 분이다.
쎄 한 느낌이 들지만 일단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동갑은 다 같이 점심을 먹을 때 했던 얘기로 미루어 보아 결혼을 하신 것 같다.
인상도 서글, 말투도 서글해서 이 분의 별명은 '서글이'
아무튼 또래가 있다는 건 일터에서 큰 힘이 된다. 파이팅 파이팅.
별명들을 남발하는 가운데 대표님과 총괄 실장님의 별명도 지어야겠다.
대표님은 키가 크고 마른 느낌이라 '멀대표'. (국어사전 - 멀대 명사/ 키만 크고 야물지 못한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야물지 못한 건 아닌데 뭔가 잘 어울린단 말이지..?)
총괄님은 샐러드로 점심을 때우는 걸 보니... '다이어터'로 일단은 부르도록 하자.
저번 일기에 이미 별명을 부여받았던 허저씨는 이런 일에 익숙지 않은지 요즘 몸이 꽤 고된가 보다.
머리 아픈 건 대화 마다마다 재산이나 인맥 관련 허세가 줄줄 흐른다는 것이다.
맥주를 37병 마셨었다느니.. 시그니엘은 살기 불편하다느니.. 거기 있었으면 지금쯤 이사 달고 있었겠다느니..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뭐 하러 이런 일을 하고 있담..?)
이 형님이야말로 야물지가 못한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든다. 냄새가 나..
음.. 적당히 일 하시다 가시고 개인 사업이나 열심히 하시면 좋겠다. ^_^
내가 사전 스케줄 덕에 일을 못 나오는 동안 반가운 녀석이 생겼다.
이름은 사륜이다. 수리를 받고 왔지만 여전히 좀 아프다. 그래서 살살 다루어줘야 한다. 역시 관리가 안 되었던 기간이 길어서 인 듯하다.
개장 준비 중이라 매트리스와 각종 가구, 집기들을 넣고 빼는 상황이 많아서 1톤 트럭 하나 있으면 참 좋으련만, 그래도 사륜이가 사람 두 명 몫을 해주어서 어찌어찌 일이 진행되고 있다. 얘가 없었다면 나는 벌써 몸져누웠을 거다.
아쉬운 대로 얘를 개조하고 관리해서 잘 써봐야지.
아프면 안 된다 사륜아!
이제 알바 시작한 지 4일 차.
일 할 때 느껴지는 게, 그간 살아오며 내게 쌓인 경험들을 녹여서 잘 해내가고 있는 것 같다. (역시 필요 없는 경험은 없는 거야.)
그리고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다. 음악, 요리, 추진력, 노가다 정신!
업무 강도도 뭐.. 지금껏 해 온 일들에 비하면 웃음이 나올 정도다..!
체력 관리 잘해서 다 뿌술 거야.
내가 좋아하는 삶을 위해서,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집에 도착해 씻고 나오니 멀대표에게 3만 원어치 기프티콘과 함께 이런 카톡이 와있었다.
(직전에 내가 했던 카톡은 '대표님 밑에서 열심히 배우고 오래 봤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차분하게, 진솔하게, 건강하게.
차곡차곡 쌓아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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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다. 어딜 그냥 지나가려고??
인간적으로 출근 시간이 10시인데 아침 운동은 좀 하자......?
ㄴ ㅔㅇ ㅔ ..... ㅎㅎ....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