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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니즘에 이골이 난 돌멩이의 잃어버린 일기장

046. 펑크라도 난 겨?

by 한량돌

며칠 전부터 차량에 공기압 경고등이 들어와 있다.

심각한 건 아니지만, 경고등이란 녀석은 보고 있으면 기분이 별로가 되는 것.


여행 준비를 핑계 삼아 일찍 퇴근하고 다이소에 물건을 사러 갔다. 들르는 김에 음료수도 좀 샀다.

웬만한 카센터에서 공기압 체크는 무상이지만 (아닌 곳이 있나?) 벌써 몇 번 얼굴을 익힌 사이이니 감사의 표시로 음료라도 드리면 좋을 것 같았다.


카센터에 도착하고 나서 공기압 체크는 금방 끝이 났는데

이런, 우측 앞바퀴에 미세하게 펑크가 나 있단다.

막는 작업은 오래 걸리지 않았고 비용도 얼마 안 나왔다.

다만 타이어가 마모되면 다시 구멍이 날 거라고 했다.


그래. 타이어는 소모재야.. 원래 그런 거지.


펜션 들어가는 길이 험해서 그런 건가.. 아니면 그전에 생긴 건가...





# 함께하면 더욱 좋을 플레이리스트

<부드럽게 흐르세요. @Aftertone>

https://www.youtube.com/watch?v=xHkx0sKf7zQ





지금의 내 상태는 딱 공기압 경고등 수준이다. 심각하진 않지만 어딘가 결함이 있는 상태.

터지진 않았지만 미세하게 바람이 새고 있는 바퀴처럼 말야.


'다그치는 나'와 '감싸안는 나' 사이에서의 혼란, 괴리.

나를 둘러싼 시끄러운 주변 환경이 주는 부담, 공포.


오죽하면 같이 청소하는 동갑내기에게도 요즘 축 처져 보인다는 말을 들을까. (차암 표정 못 속이는 녀석.)

풀이 죽어있는 내가 느껴지는 건지. 멀리 있는 친구들에게도 전화가 온다. (참 신기한 일이야.)

어디 아프냐고. 너 진짜 괜찮냐고.


나는 진짜 괜찮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실제로 그렇기 때문이다. 기분도 체력도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나는 나를 조절할 수 있다. 그렇게 믿고 있다.


요즘 갈피를 못 잡고 종일 멍한 이 느낌은 아마도

임박한 몽골 여행이 주는 묘한 설렘과 긴장이 현실에 버무려져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하기야 노래 한 곡만 반복해서 듣는 거 싫어하는 내가

몽골 가서 부를 노래만 주야장천 듣고 있으니 일상이 뭐 되겠어.


일단 모두 잊고,,, 건강하게 다녀오자.

이제 짐은 다 쌌고 필요한 준비는 끝났다.

이번 여행에서의 내 역할은 양호선생님과 음유시인, 경호원이다 ㅋㅋㅋ


준비가 끝났으니 이제는 이! 륙! 해야지.




저번 주중에는 펜션에서 흘러나올 배경음악 목록을 준비했다.

유튜브 채널에 [외딴 한옥 마을에서 들려오는 감성플리] 해가지고 플레이리스트 영상까지 만드려고 했는데 그것까진 못 했다.

난 왜 이렇게 게으르고 바쁜(?)가.. 집에 돌아오면 내 작업들을 해야 하는데, 더 이상 힘이 안 나는 날이 더 많다.

그나마도 요즘은 몽골 가서 기타 치고 놀고 싶은 덕에 야심한 밤이 되면 근처 강가로 나가 차 안에서 연습을 하고 온다. (기특한 녀석)


아무튼 배경음 중에는 내가 만든 노래도 섞여있다! 곡 이름은 '빈 달'. 보컬 없는 버젼으로 넣으면 펜션 분위기와 잘 어울릴 것 같아 멀대표에게 한 번 들려주고 나서 동의를 구하고 넣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EYFNDDWaIE

나도 AI 사진 만들기 함 써봤심더

이 곡은 내 역사 소설 [도이 이야기]에 삽입될 것으로 예정하고 작업한 곡으로, 전라도 시절에 공장 기숙사에 살며 작업했던 곡이다.

몇 년 전에 태어난 내 노래가 이렇게라도 세상에 울려 퍼지게 되는 것..... 꽤 먹먹한 느낌이 든다.


왜 더 치열하지 못했을까.

왜 더 적극적이지 못 했을까.

하는 자기 비하는 저 멀리 치워버리자.


내 창작물이 세상으로 나오는 긍정적인 경험들로 나를 채우고 또 채우자.

그리고 탁월하게 만들어 내자. 할 수 있다.



다음 일기는 푸른 초원의 이야기로 가득할 예정이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25년도, 그동안 고생 많았다.

너 잘하고 있어, 돌멩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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