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6. 7일 차 자유시간 & 두근두근부여 상영회
이른 아침, 일찍부터 나갈 채비를 마쳤다.
숙소를 나서니 백마강을 낀 읍내는 뽐내듯 안개를 흩뿌리고 있다.
황홀하다. 꿈을 꾸고 있나..?
사람 사는 곳에 강이 있어야만 하는 이유가 또 늘었다.
#함께하면 좋을 배경 음악
https://www.youtube.com/watch?v=WLJe5w6kWn4&list=RDWLJe5w6kWn4&start_radio=1
<KKSI STUDIO - �������� 겨울 감성 플레이리스트� | 따뜻한 Lofi Music>
오늘 일정은!
오전에는 자유 시간.
오후에는 부여안다 ‘두근두근 부여’ 영상 발표회.
밤에는 지나간 일주일을 돌아보는 차담회가 예정되어 있다.
난 오전 시간을 활용해 ‘백제문화단지’를 방문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걷잡을 수 없는 심정이 일어
지역으로의 이주가 고팠으나
행선지를 어디로 정해야 할지 불분명했다.
그러다 20대 초반에 친구들과 여행했던 부여가 떠올라서 무작정 일자리부터 찾아봤다.
그러던 중 문화 단지에서 매표원을 구하는 공고를 발견했었다.
‘그래, 하는 일이 뭐가 중요해. 나한테 맞는 곳에서 사는 게 중요하지. 밥벌이는 어떻게든 할 수 있어.’
그땐 이렇게 부여에서 이주 체험을 하게 될지도 몰랐었는데.
피식 웃음이 샌다.
이런 정황이 있었기에 나는 가봐야 했다.
또한 매일같이 머릿속에 <도이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고민하고 있기도 하니, 방문해 볼 명분이 있다.
소설 속 풍경을 상상할 수 있는 곳을 걷거나 오르며
이런저런 다양한 물성을 가진 요소들을 보면 아무래도 글이 무럭무럭 자라기 때문이겠다.
답사란,
역마살 붙은 작가 지망생에게 답사란, 몹-시 크나큰 행복을 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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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쯤을 달려 주차장에 도착했다.
첫인상은? 정부와 부여군에서 힘을 꽉 준 느낌. 부지가 엄-청 크구나.
먼저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역사관으로 향했다. 와우. 꽤나 잘 꾸며져 있다.
다양한 유물들과 조형물, 복식과 병장기들로 꾸며진 전시관은 당시의 생활양식을 친절하게 보여주었다.
기대했던만큼 소설 속 이야기들이 뭉게 피어났다. 나름 중요한 설정도 잡을 수 있었다.
푯 값이 아깝지 않았다 이말이야.
아, 안내하는 분들이 입고 있는 생활 한복이 참 이뻤다. 검은색과 진한 녹색이 섞인 근무복.
한 벌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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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럽게 역사관에서 나와 사비궁과 위례 시기 도읍지의 모습을 재현한 메인 코스로 향했다.
부지가 커서 그런가 주말 특수가 무색하게 휑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콘텐츠가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아. 이제 11월이니 행사 비수기라 그럴지도.
옆에 아울렛하고 리조트에는 사람이 미어터지던데.
직접 제작한 듯 한 배경 음악이 문화단지 전반을 흐른다.
에일리 노래처럼 느껴지는 시원시원한 곡이 가장 좋더라.
함께 해요~ 오 백제~
https://www.youtube.com/watch?v=EU1rDEh8Jcg&list=RDEU1rDEh8Jcg&start_radio=1
좌익에 위치한 능사 5층 목탑 복원 건물은 예전에 교토에서 봤던 목탑들보다 웅장해 보인다. 고증이 어떨런지는 모르겠다만.
특히 탑 꼭대기에 보이는 거대 금장식이 눈에 띄는데, 복원 사업의 첫 삽을 뜬 2001년도 당시
약 1억 5천만 원 정도를 투자했단다.
지금 그때보다 금 값이 많이 올랐으니 꽤 괜찮은 투자였는지도…?
뽈뽈 발을 디디다 보니 둘러볼 곳은 다 둘러봤다. 이윽고 허기가 졌다.
눈여겨보았던 보리밥 집으로 가니 주말 점심 피크 타임이라 안 그래도 좁은 식당이 엄청 붐벼 보였다.
저런 분위기에서 혼자 밥을 먹기는 어렵다. 그럼 뭘 먹지….
주말인데 짜장면이나 한 사바리 할까 싶어 중국집을 찾아봤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눈에 띄는 집이 있다. 근데 저긴 청양인데?
뭐 어때. 아직 상영회까지 시간은 넉넉하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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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옛날 짜장면이었다. 한데 별로였다.
동네 사람들로 북적이는 분명한 맛집이었지만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복작이는 대가족 식사가 벌써 익숙해졌는가 보다.
아, 멤버들에게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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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와 잠깐 쉬다가 픽업 차량을 타고 상영회 장소로 향했다.
상영회에는 이번에도 역시 ‘두근두근 부여’ 영상에 참여했던 남녀노소 부여 군민 외에
보령, 아산 같은 타지에서 온 분들도 있었다. (타 지역 사람인데도 영상에 참여한 사람도 있었다. 우와.)
마실거리를 감사히 받아 들고 적당한 자리를 찾아 앉았다.
곧이어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고 박수와 함께 영상이 시작 됐다.
https://www.youtube.com/watch?v=njIpqiVqBCc
일주일간 곳곳을 쏘다니며 보았던 부여의 익숙한 모습과 반가운 사람들이 영상 속에 있었다.
참여하지도 않은 난데, 뿌듯함이 기분 좋게 눈시울을 붉어지게 한다.
예술은 이래서 훌륭한 거다. 돈으로 바꿀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거다.
영상을 보고 나니 상영회에서 이렇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다.
‘부여에는 이렇게 공동체의 따뜻함을 누리며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
캠프 멤버들 역시 상영회를 통해 부여안다가 쌓아 온 일련의 과정과 결과물을 보며 진한 감상을 느낀 것 같았다.
영상이 끝나고 나서는 제작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어떤 멤버는 고되었던 과정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토닥토닥..!
‘다음 작품도 예정되어 있나요?’라는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는 제작자들을 보면서
이 결과물을 완성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포맷이 조금 바뀔지언정, 참가자들은 분명 어떻게든 자신들의 삶을 표현하며 살 거야.
부디 이들의 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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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이 모두 끝난 밤, 3355 뜨거운 차를 쥐고 숙소 거실에 빙 둘러앉았다.
운영진은 우리 각자에게 가장 뜻깊었던 순간에 대해 물었다.
나는 3~4가지 정도 얘기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난다..
백마강변에서 자전거 탔던 순간을 처음으로 꼽았던 것 같고,
처음 청년 센터에 도착했던 순간도 얘기했었다.
그만큼 상상위크를 통해 살아가는 힘,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기를 고대했기 때문이겠지.
2주 차도 온몸을 다 해 부여에서의 감흥을 느껴야겠다.
내일은 마침 중요한 대회? 도 예정되어 있다.
어이, 잘 들어! 이건 경쟁이야.
꼭 대결에서 이겨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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