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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지 Jan 31. 2021

[18일] 통밀 스콘을 만들다

제과와 제빵의 차이


스콘의 첫인상은 임택트가 별로 없다.


어렸을 때 KFC에서 먹었던 비스킷 같아 손이 가지 않았는데, 아마도 모양 때문에 더 그랬으리라 짐작한다. 그냥 먹으면 목이 막히는 퍽퍽함이 들 것 같다. 그러다 미국 교환학생 시절에 여러 종류의 스콘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고, 진한 크렌베리 스콘을 몇 조각 먹어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스콘은 무엇보다 커피랑 아주 잘 맞는 포슬포슬한 향이 가득한, 빵이었다.


다양한 스콘이 있는 빵집을 시간을 내어 찾게 됐다.


"대파 스콘을 제일 많이 사가세요."

얼마 전 우연히 들른 동네 빵집에서 제일 잘 나가는 빵을 추천받은 게 '대파 스콘'이었다. 빵에 무화과나 크렌베리도 아니고 대파라니. 크게 기대는 안 했지만 유명한 건 먹어보자는 주의라 대파 스콘 하나를 샀다. 달달한 대파 향이 쏙 밴 부드러운 스콘이 기대 이상이었다. 그 후 며칠 만에 다시 그 가게를 찾아 스콘을 두어 개 더 샀다.


최근 통밀빵 만들기를 해본 후 베이킹에 미약하지만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의 이유는 맛있는 빵을 만들었다는 게 아니라 ‘그래도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었다는 데 있다. 간이 좀 덜해서 심심한 맛은 건강빵이 가진 '담백함' 때문이라 핑계를 대본다. 자신감을 발판 삼아 오늘은 통밀 스콘도 해보자 싶었다. 재료가 간단한 데다 노오븐 베이킹이다. 오븐 없이 에어프라이어만으로도 금방이면 할 수 있다기에 재료를 준비했다.




오늘은 첫 제과 베이킹


재료를 챙기다 보니 스콘에 들어가는 팽창제가 통밀빵과는 달랐다. 통밀빵에는 이스트가 들어갔는데, 통밀 스콘에는 베이킹파우더가 들어간다. 둘 차이가 제과, 제빵을 가르는 큰 차이를 만드는 건 오늘 배운 점이다. 지난번에 이스트를 넣어 만든 통밀빵이 제빵이었다면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하는 이번에는 제과 베이킹인 셈이다.


제과와 제빵의 차이

제빵은 이스트(효모)를 사용하기에 발효과정이 필요하다. 빵 만들 때 스펀지처럼 많은 구멍과 부드러운 조직, 큰 부피를 갖기 위해서는 가스 발생시켜 팽창과 함께 반죽 부풀리기 위해 천연팽장제인 이스트를 사용한다.

제과는 화학적 팽창제인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해 발효과정이 필요 없다. 제빵은 식빵류 제과는 케이크 머핀류가 해당된다. 이스트에 비해 사용이 간편하나 팽창력이 약하다
이스트와 베이킹파우더의 차이

베이킹파우더 (화학 팽창제) : 쓴 맛이 별로 없어, 케이크나 비스킷, 머핀과 같은 제과류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위로 부풀리는데 효과가 있다. 부피를 팽창시키는 탄산수소 나트륨, 가스 발생 속도를 조절하고 알칼리성을 중화시키는 산성제, 전분 또는 밀가루 성분으로 수분 흡수를 방지하는 분산제가 들어가 있다.

이스트 (살아있는 효모균) : 살아있는 효모균으로 가장 발효에 적당한 온도는 35도 내외이다. 50도 이상에서는 죽게 되므로 온도에 유의해야 한다. 따듯한 곳에 놓아두며 이스트균의 먹이가 되는 설탕을 넣어주면 효과가 좋다. 발효 시간이 필요하다.

제과류가 빵이 될 수 없고 빵이 제과류가 될 수 없으니 이스트와 베이킹파우더가 서로 대체제가 될 순 없어 보인다. 설령 아무리 맛있는 빵이 될 재료라도 빵의 특성에 잘 맞는 짝꿍을 찾아야 빵이 더욱 잘 부풀고 맛도 살려낼 수 있다.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으며, 대파 스콘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초보에겐 계량이 역시 중요하다. 가장 먼저 저울을 챙긴다.




통밀 스콘 만들기

[재료] 통밀가루 250g / 소금 2g / 설탕 20g /베이킹파우더 5g / 우유 90g / 버터 30g 또는 올리브유 20g / 계란 1개 / 체다치즈 3장 / 대파 1줄기


대파를 기름 없이 3-4분 볶는다

체에 친 통밀가루에 분량의 재료를 모두 섞어준다

반죽을 납작하게 펴서 접는다. 가로 세로로 접어서 반죽에 층이 생기도록 한다.

냉장고에서 1시간 숙성시킨다  

1시간 뒤 꺼내어 작게 자른 뒤 계란물을 바른다.

5분 예열한 에어프라이어에 170도 15분. 뒤집어서 5분가량 익힌다.

모양은 통밀빵 때보다 더 그럴듯한다. 걸리는 시간도 적고 만들기도 쉬운 편이다. 납작한 스콘을 넣었는데 꺼낼 때는 한껏 부풀어져 있다. 시중에 파는 스콘처럼 많이 달지 않고, 버터향이 흠뻑 나진 않지만 치즈향과 대파 향의 고소한 풍미가 올라온다.


사 먹는 게 더 맛있을 순 있겠지만, 가급적 건강빵을 맛있게 만들어 먹어보려 노력하는 요즘이다. 빵은 한꺼번에 많이 만들게 되니, 이제부터는 주위에 시식평을 요청해야겠다. 투박하지만 포슬포슬한 스콘이 또 누구의 마음을 뺏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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