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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싸이트 May 23. 2023

회사엔 왜 늘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나?

회사 생활을 하면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일년 중 어느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지만, 인간관계에서 갈등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매일 반복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퇴근해 쉬고 있는 시간에도 불쑥불쑥 떠올라 정신을 지배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순간은 정작 일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가 더 많다. 이쯤되니 일을 하려 회사를 다니는 건지 시회 생활을 하려 회사를 다니는 건지 헛갈릴 수준이다.


원인도 다양하다. 말실수를 해 권력자 눈 밖에 나 회복 불능한 상태에 이르러 미래를 기대할 수 없게 됐거나, 팀장이 지시한 일이 터무니없게 느껴져 의견을 제시했다가 서늘한 핀잔과 함께 은근히 주요 업무에서 배제가 되기도 한다. 하는 일은 하나도 없으면서 말로만 떠드는 선배에게 울화통이 치밀어 올라 옥신각신 했던 일로 싹수없다는 소문이 나기도 한다. 후배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줬더니 꼰대라고 소문이 나기도 하고, 무례하고 도 넘는 표현으로 기분 나쁘게 하는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자신이 일을 잘하고 똑똑한 줄 착각해 사사건건 반대 의견을 내는 후배를 데리고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할 때도 있다.


흔히 이런 상황을 겪을 때 우리는 흔히 상대방에게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다. 사이코패스 같다거나, 감정 절제를 못한다거나, 남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거나, 멍청하다고 비난한다. 상대방을 비난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그들을 바꿀 수도 없고, 스스로 바뀌리라고 기대하는건 더더욱 어렵다.


우리가 할 수 있는건 통제 가능한 스스로를 바꾸는 것 뿐이라는 말이다.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내가 바뀌어야 하는지 의아할 수 있다. 회사 내에 나를 괴롭히는 사이코패스같은 인물이 모든 이들을 똑같이 괴롭히는지 잠시 생각해보자. 아마도 아닐 것이다. 누군가는 사이코패스가 던지는 미끼를 물지 않고 잘 빠져나가면서 사회생활을 해내가고 있다는 말이고, 당신은 사이코패스의 발작 버튼을 눌렀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제 삼자가 그들에게 왜 당신에게 까칠한지를 묻는다면 당신이 제공한 원인을 줄줄이 읊어댈 것이다.  그 이유가 사실이든 아니든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는 그들이 읊은 이유에 공감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이상한 상대와 겪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처세의 기본만 알고 있어도 갈등을 빚는 상황을 대부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대다수는 어떤 행동과 말이 단초를 제공하는지 잘 모른다. 인간은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본능적으로 합리화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어떤 지적이나 질책을 받으면 동기들을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며 "그게 내가 잘못한 거야?"라고 분개하고 있지 않은가.


인식하지 못하면 문제를 개선할 수 없다.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계속해서 나쁜 상황을 만들어 낸다. 그러니 어딜 가나 이상한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라이 총량의 법칙'과 같은 말이 흥미롭고 위안을 주는 이유도 남 탓을 할 수 있어서다.


스스로를 이런 상황에 더 쉽게 빠지게 하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엄밀히 말하면 잘 못은 아니지만 안 할 수 있으면 좋다. 소매치기나 도둑질이 많이 발생하는 여행지에서 지갑을 식당 테이블 위에 올려두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가장 빈번하게 목격하는 이유는 자만에서 비롯한다. 자만은 업무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경험이 쌓이고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갈수록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일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강화된다. 주변 동료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깊어진다. 내 눈에는 보이는 중요한 포인트를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는 걸 확인하면서 완성된다. 동료들이 내 말이라면 수긍하는 걸 보면서 헤어 나올 수 없이 커진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어느새 태도에 묻어나기 시작한다.


회의실에서 논의를 하다 상대방의 턱 없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답답하다는듯 말하거나, 이해도가 낮은 동료를 무시하는 듯한 표현을 던지기도 하고, 누군가의 의견에 대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반대 의견을 내기도 한다. 당신은 그것을 프로페셔널리즘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일에 대한 오너십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상대방은 그것을 오만함이라고 말한다.


동료가 이런 당신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거나 동의한다는 반응을 보였더라도, 그것은 업무적인 표현일 뿐 정서적인 지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들이 당신의 언행을 건방지거나 재수 없다고 느꼈다면 마음 한편에 적립한다. 혹여 당신이 말한 대로 일을 진행했는데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렇게 쌓아뒀던 마일리지가 곳곳에서 문장으로 완성 돼 나타난다. "김대리가 좀 독단적인 경향이 있지", "혼자 똑똑한 척 까불더니 이럴 줄 알았어", "일은 못하지 않는 것 같은데 사회성이 떨어져", "사회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싹수가 없는 거지"와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곧 평판이 된다.


당신이 잘난 사람이 될수록 누군가는 불안을 느끼고 질투한다. 연차가 비슷해 승진을 놓고 경합해야 하는 사람, 당신이 두각을 나타내기 전 에이스라는 호칭을 소유했던 사람, 항상 누군가와 대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경쟁심이 강한 사람, 남이 잘되는 꼴을 본능적으로 못 견디는 사람, 모든 인간 군상을 척 보면 딱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당신을 경계하기 시작한다. 소극적으로는 협조를 해주지 않는 것으로 시작해 험담을 하고 당신의 업적을 폄훼할 것이다. 밥그릇이 위협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당신을 함정에 빠뜨릴 수도 있다.


그들이 혹여 업무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신경쓰지 않겠다거나 멍청이들이라며 무시했다가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회사에서 부여한 그들의 업무 범위가 있고 그들도 나름대로 친한 무리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가령 당신이 축구에서 미드필더라면 아무리 뛰어난 패스를 건네주더라도 공격수가 일부러 헛발질을 해버리면 당신의 어시스트 기록은 생기지 않는다. 당신은 떠먹여 줘도 못 먹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탄하고 있겠지만 꿈에도 그가 일부러 돕지 않고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다. 경기가 끝난 뒤 그가 어느 펍에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사실 당신의 플레이가 보이는 것보다 효율적이지 않다고 떠들고 다닌다는 것을 포함해서 말이다.


이런 사람들이 생기면 당신은 구설수에 오르게 되고, 심지어는 당신과 직접 일을 한 적도 없는 제삼자 사이에서도 쓸데없이 시끄러운 소문에 항상 휘말리는 사람으로 기억된다.


당신의 빼어남이 오롯이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은 칭찬해 주는 말에는 스스로를 낮추고, 의견을 낼 때는 상대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공손하고 조심스럽게 하는 것이다. 할 수 있다면 단순히 처세를 어찌할지 고민하기보다는 애당초 자만하지 않는 게 더 좋다. 자만은 타인과의 관계를 망치는 것을 넘어 스스로를 정체시킨다. 실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이만하면 됐다고 여기게 만든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과 같은 레벨에 머물 수도 없게 된다. 서서히 퇴보한다.


스스로를 낮추는 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면, 회사 오너와 같은 권력자와 대화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된다. 만약 당신이 오너에게도 천진난만하게 자기 자랑으로 대화를 도배하거나 가르치듯 말하고, 의견을 거침 없이 내뱉는 사람이라면, 사회생활을 원만하게 하기에 문제가 있는 게 맞다. 이제 남들 속을 그만 긁고 그 뛰어난 능력을 더욱 크게 인정받기 위해 사업을 하길 추천한다.


실력이 좋아질수록 점차 나를 주목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신문 기사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일반인을 비판하려 대서특필 하지 않는다. 유명인들의 행동과 발언에 대해 주로 이야기한다. 이목이 모이면 작은 행동과 사소한 발언까지도 이슈가 되어 확대 해석을 낳고 가루가 되도록 여론의 몰매를 맞는 수많은 정치인들과 연예인들을 보자. 그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 입을 보태며 "원래부터 재수 없었다"거나 관상까지 들먹인다. 개인은 결코 여론을 이길 수 없다. 오로지 여론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만이 있을 뿐이다. 그 시작은 겸손에서 비롯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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