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몸에 좋고 마음에 좋은 건 이미 알고 있다.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를 뿐. 그러니까 친구도 만나야 하고, 연애도 해야지 말이다. 유튜브도 구독해야 하고, 넷플릭스와 웹툰도 봐야 한다. 무엇보다 퇴근하면 이미 지쳐있고, 책은 돈이 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사놓기만 하고 읽지 않은 책들로 마음 한편 부채의식이 점점 불어난다. 할 거 다하면서 무슨 책이냐는 자책. 그럼에도 읽고자 하는 욕망과 바쁘다는 푸념. 이런 생각들이 빚쟁이처럼 달려들어 불편함을 독촉한다.
이제는 피하지 않고 이런 마음들을 살펴보려 한다. 물론 열심히 읽겠다는 다짐, 그러니까 이 글은 많이 읽으려는, 다양하게 읽겠다는, 여러 번 읽기 위한 방법론이 아니다. 그러려면 책이 삶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데, 책보다 매력있는 것들은 널리고 널렸다.
독서를 통해 엄청난 호강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조금이라도 좋으니, 바쁨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 책 좀 읽고 싶다.
- 2020년에 썼던 초고를 수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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