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과 유아교육

최고의 효과를 내는 최적의 시기!

  경제학과 유아교육학은 굉장히 동떨어진 학문으로 느껴진다. 실제로 대학시절 나는 경제학과인 사람들을 만난 적도 거의 없으며, 관련된 과목도 들어본 적이 없다. 경제학과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경제 기구들은 유아교육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World Bank Group은 왜 유아교육에 투자를 할까?

  World Bank Group(세계 은행 그룹), OECD, EU 등의 경제와 관련된 국제 기구에서는 매년 유아교육에 대한 보고서를 쓰며 유아기에 대한 많은 연구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들이 일회성이 아니며, 굉장히 심도 있고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경제와 관련된 기구들이 유아기에 투자를 시작한 이유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소위 해크만 그래프라고 불리는 ‘OECD Heckman 연구(2006년)’는 유아기 투자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연구이다. 경제학자인 해크만이 만든 이 그래프는 생애 주기별로 동일한 금액을 투자했을 때 가장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유아기’라는 것을 보여준다. 즉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성인 시기에 동일한 금액을 투자했을 때 유치원 시기에 가장 결과물이 좋다는 것이다. 이 그래프는 다양한 국제 기구들이 초등교육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 유아기부터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효과를 냈다.

헤크만 그래프는 나이가 어릴수록 투자대비 효과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즉, 간단하게 말해서 ‘나중에 돈을 투자하지 말고 유아기에 투자해라! 유아기가 가장 적은 돈으로 가장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라는 말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은 우리나라와는 상관이 없을까?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내가 유치원을 다니는 시기만 해도 유치원은 개인의 사비로 다니는 곳이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만 5세 유아에게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다닐 때 국가에서 지원금을 주기 시작했다. 더불어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나누어져 있던 교육과정이 ‘누리과정(만 3-5세 국가수준 교육과정)’이라는 명칭으로 통일화 되었다. 그리고 연령이 점점 더 하향화되어 만 3-5세 유아기에 누리과정 지원비를 제공함으로써 모든 유아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누리과정의 도입으로 학비 지원은 물론 유아기 교육과정 일원화를 이루었다.

  이러한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유아교육에 엄청난 힘을 주었다. 그리고 지금 국공립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들은 우유 값을 제외하고 무료로 다니고 있다. 사립유치원의 경우에도 기관마다 차이는 있기는 하지만 많은 금액을 나라로부터 지원받아 유치원 학비에 대한 부담을 덜 느끼고 있다. 

  교사로서 나는 부모님들께 항상 이 점을 얘기하고는 한다. ‘나중에 돈을 아무리 투자해봤자 그리 소용없을 거예요. 지금이 가장 투자에 적합한 시기에요!’라고 말이다.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유아기의 중요성을 조금 더 인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지만 당장의 결과물이 보이는 것이 유아기가 아니기 때문에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이 있듯이 교육은 당장을 위한 것이 아닌 100년을 바라보고 하는 것이라는 점을 항상 염두 해 둘 필요가 있다. 우리 아이에게 지금이 최적의 투자 시기임을 인지하며 조금 더, 아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자극들을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