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레인 Apr 11. 2021

길을 찾는 두 마리의 나비가 있었어.

그토록 그리던 하늘은 말야...

두 마리의 나비가 있었어.

길을 찾는 두 마리의 나비..


한 마리는

유리창에 계속해서 몸을 부딪혔어.

정원은 유리창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좁은 정원을 벗어나 하늘을 날고 싶었어.


다른 한 마리는

정원 안에서 고군분투를 했어.

유리문이 열리지 않음을 받아들였어.

하늘은 없다고도 생각했어.

이상을 좇던 첫 번째 나비는

아무리 부딪혀도 열리지 않는 창문 때문에

마음도 몸도 너무 아팠어

그렇게 나비는 자신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어.

저 멀리 있는 하늘 말고 늘 함께였던 자신 말이야


땅을 보며 날던 두 번째 나비는

성실하게 살았지만 가슴  구석이 늘 허전했어

하늘이 없다고 믿고 싶었을 뿐 사실은 하늘이 궁금했지.

그동안 너무 두려웠던 거야

자신의 참모습을 표현한다는 게.


아픔 없이 알았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여전히 안이 아닌 밖에서 행복을 찾았겠지

이토록 깊은 만족을 몰랐을 거야


이제 두 마리 나비는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고

온몸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되었어.


지금의 충분함을 알고 나니

자기 다운 모습으로 사는 게 두렵지 않았어.

하늘로 날아야만 행복해질 거라는

결핍의 감정도 씻겨 내려갔지.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 날 문득 두 마리 나비는 알게 되었어.

자신이 하늘을 날고 있다는 걸


집착도 원망도 없이 그저 초연하게

하늘을 바라지 않게 되어서야...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던 거야.


그토록 찾던 하늘은 말야

자신 안에 있는 거였어.


모두에게는 하늘이 있었어

네모난 그들의 공간 위로


무한한 하늘이

원래부터

있었어












         

이전 08화 결국, 다시 살아가야 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