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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민 Oct 25. 2024

웃음

그는 잘 웃지 않았다. 웃지 않았다기 보단 모든 표정이 어색한 그였다. 그랬기에 어색한 미소도 아닌 울상도 아닌 그 무엇의 표정을 늘 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이가 다가와 그의 뺨을 후려쳤다. 영문을 모르겠던 그는 놀란 눈으로 그 사람을 쳐다봤다. 그랬더니 그이는 욕지거리를 하며 다른 쪽 뺨을 또 때렸다. 그러더니 한 마디를 던졌다. ”재수 없게 뭘 쳐다봐“ 이게 무슨 짓이냐고 항의를 하자 매질이 날아왔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그는 엄청난 폭행을 당했다. 한 순간에 벌어진 참혹함 속에서 그는 생각했다. ‘만약 내가 웃고 있었다면… 이 상황이 달라졌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생각해 보았지만 아니었다. 웃고 웃지 않은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만약 웃고 있었다면 뭘 히죽히죽 쳐다보냐 했을 거고 먼저 웃으면서 꼬시지 않았냐고 했을 터였다. 그는 그저 거기에 있었을 뿐인데 거기에 있다는 이유로 거의 모든 고통을 겪었다.

모든 일이 끝나고 그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생각했다. ‘내가 한 번 웃고 울고 하는 것으로 이런 일이 생긴다면 나는 이제 웃지 않겠어. 아니 세상을 향해 이유없이, 그러니까 폭력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웃어주거나 하진

않겠어’라고. ‘그런 세상은 옳은 세상이 아니야. 웃거나 울거나 가던 길을 사람이라면 아니 그곳에 존재해야 되는 사람이라면 그저 존재할 수 있는 세상이 옳은 것이지’라고. ‘그렇기에 나는 그저 존재하기만 할 뿐이야. 웃지 않아도 돼’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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