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수없이 많은 격언들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은 긍정이다. 긍정의 힘, 긍정적 사고 등의 표현으로 구체화되는 이 개념은 보통 희망차고 행복한 삶의 자세를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용법들에서, 이 긍정은 때로는 위험하다. 긍정의 결론을 위한 부정이 내포된 경우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가장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긍정은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즐기다, 옳게하다는 의미의 긍肯과 정하다는 의미의 정定은 옳다는 것을 정하는 것이고, 이는 (옳을 수 밖에 없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낙관적인 결론을 칭하는 것이 아니다.
5시간동안 작업하던 파일이 날아갔어. 하지만 나는 아무 타격없어! 다시 하면 되지! 라는 말은 피상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긍정을 내포하였지를 알수는 없다. 긍정의 결론을 활용하고, 실제로 느끼는 것을 부정하고 있을 수 있다. 위 상황에서 실망하고 힘든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것을 느끼는 것은 결코 나약한 자세가 아니다. 그러나 피상적 긍정은 이 자연스러운 감정을 부정하게 만든다. 고통을 느끼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양 외면하고, 긍정적 결론만을 취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정의 토양에서 자라난 긍정이 온전히 긍정적일 리 없다. 숨겨진 부정은 해소되지 않고 계속 남아있다.
긍정에서 중요한 것은 그런 고통이나 나쁜 감정 또는 마음이 일어났다는 것을 정확히 직시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단순히 긍정적 결론만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을 긍정하는 것이다. 작업하던 것이 날아가서, 허탈하면서 힘들고, 막막하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빠르게 다시 하는 것이다.와 같은 흐름이다. 힘든 마음을 직시하고 바라볼때 그것을 안고 나아갈수 있는 진정한 힘을 얻을 수 있다. 마치 지저분한 것을 음지에 숨겨주고 방치하면 곰팡이가 스는 것과 같다. 정확하게 바라보고 씻어서 햇볕아래 두면 더 나은 쓰임새를 얻는다.
인간의 마음은 간악하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자기 자신을 속이려든다. 또한 인간의 마음은 유약하다. 하루에도 수백번씩 외면하려 한다. 그러나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을 리 없다. 불편하고 힘든것을 긍정해야 더 긍정적인 삶을 살아나갈 수 있다. 아는만큼 실천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수많은 선현들의 조언은 이 근본적 긍정을 말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