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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가여니 Feb 21. 2022

내가 쓰는 나의 나무위키

  나는 1990년 4월 서울에서 태어났고 2022년 기준 한국 나이로는 서른 세 살, 만 나이로는 서른 한 살이 되었다. 키는 167cm, 몸무게는 쓰지 않겠다. 1년 넘게 몸무게를 재지 않아 정확한 몸무게를 모르기도 하고 사실은 알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 후 2016년 첫 직장에서 일을 시작했고, 만 5년을 일했으며 1년의 휴직 기간을 거쳤다가 공식적으로 2021년 12월에 퇴사를 했다. 현재는 자칭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회사를 다닐 때에는 비지니스 캐주얼을 입는 답시고 블라우스나 치마 혹은 원피스를 많이 입었었는데, 거의 혼자서 생활하는 요즘은 그저 편한 차림이 제일이다. 운동복이나 레깅스, 맨투맨이 교복이 되었으며 화장도 웬만하면 거의 하지 않는다. 로션에 선크림만 바르고 다니는 요즘이 너무나 좋다. 옴브레 헤어가 유행이라 하여 나도 탈색이란 걸 해보았으나 지금은 다 잘라내고 히피펌을 하기 위해 기르는 중이다.


  그림 그리는 것은 회사를 다닐 때 취미로 시작을 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의 그림을 따라 그렸는데 나중에는 나를 표현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내 삶의 낙이었던 요가 동작을 하나 둘씩 그리기 시작했다. 그 때 이미 나는 요가를 몇 년째 하던 중이었고, 심지어 지도자 자격증까지 취득한 상황이었다. 요가는 책상에 오래 앉아있던 학생 시절, 허리가 아파 시작하게 되었는데 동작을 하나씩 성공하는 데 재미를 붙여 계속 이어나가게 되었다. 그림이나 요가나 처음에 시작한 계기는 별 것이 아니었으나 나는 지금 그림으로 먹고 살 생각을 하고 있고 심지어 활동명은 "요가여니"라고 지었으니,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자기 자신도 예측하지 못하나 보다. 요가는 일주일에 두 번, 많으면 세 번 수련을 가고 있으며 주로 하타요가, 시바난다 요가, 아쉬탕가 요가를 한다. 아쉬탕가 요가가 제일 힘이 많이 들고 빨리 늘지가 않아 제일 가기가 싫은 수련이지만 동시에 내가 꼭 해야 하는 수련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햇빛을 받으며 낮에 요가를 하는 게 꿈이었는데 지금은 시간이 생겨 오전이나 낮 시간에 운동을 한다.


  주로 매일 그림을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집안일을 한다. 일러스트 의뢰 작업이 없을 때에도 브런치, 블로그, 인스타그램에 주기적으로 개인작업을 올리고 있는데, 매번 다른 콘텐츠를 정해진 시간에 올린다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어서 나름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좋은 점은 매일 같은 시간에 똑같은 일을 하는 체계가 아니어서 예전보다는 권태로움을 덜 느끼는 편이다. 아침 일찍부터 하루를 시작해 일찍 할일을 끝내고 싶으면 오전 8시부터 작업을 하고, 아침에 힘이 들면 저녁에 페이스를 올려 작업을 한다. 하루 루틴이 강제로 정해져 있는 시스템이 맞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일 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내가 정하는 시스템이 좋다. 일을 위해 내가 생각한 시간만큼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회사를 다닐 때에는 비효율적으로 버려지는 시간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주말이나 저녁에도 일을 갖고 있어야 할 때가 있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그것은 내가 원하는 삶을 선택하기 위한 대가로 충분히 감수해야 할 점이다.


  책은 거의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다. 좋은 책이지만 내가 충분히 이해를 하지 못했거나 이건 두고두고 봐야  책이다 싶은 것들은 읽고  후에 사서 소장을 한다. 제일 최근에  책은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이다. 우리  바로 앞에는 작은 도서관이 하나 있다. 나름  구성이 알차지만 작은 도서관이라 없는 책들이  많다. 하지만 요즘에는 같은 지역의 다른 도서관에 있는 책을  앞에 있는 도서관으로 옮겨  빌릴  있는 시스템이  되어 있어서 웬만한 책은  빌려볼  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서비스를 '상호대차'라고 부르는데, 상호대차를 이용할 때마다 시스템이 너무  되어 있어서 매번 놀라는 중이다. 책에 재미를 붙이기 이전에는 영화를 좋아했다. 지금도 좋아한다. 혼자 영화관에 가서 보고 싶은 영화를 보는 것이  하나의 낙이었다. 규모가 작거나 인기가 없을  같은 영화는 상영시간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독립영화관을 찾아다니면서 영화를 보기도 했다. 지금은 OTT 서비스가 너무나  되어 있어서 굳이 영화관을 가지는 않는다. 그래도 무릇 영화는 깜깜한 곳에서 집중해서 보는 것이 제일이긴 하다.   평일 조조로 영화를 보러 갔더니 사람도 없고 쾌적했다. 앞으로 종종 이용할  하다. OTT 서비스는 넷플릭스를 애용하다가 왓챠로 넘어왔다. 넷플릭스 대표작이랄 것은 거의  보기도 했고 무엇보다 왓챠에 내가 원하는 영화 콘텐츠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왓챠에 찜해  것을  보면 다른 플랫폼도 이용해보고 싶은데, 찜해둔 것이 줄어들기는커녕 계속 늘어나기만  뿐이다.


  위에서 알아차렸겠지만 나는 주로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통해 에너지를 얻기보다는 에너지를 쓰는 쪽이기 때문에 신경쓸 사람이 아무도 없는 혼자 있는 상태를 더 선호한다. 낯가림도 심한 것도 한몫 한다. 하지만 혼자있는 시간도 오래되면 사람이 고파진다. 어느 한 쪽이든 과하면 안된다. 집에 있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나를 집순이라고 하지만 '찐' 집순이는 아닌 듯하다. 하루종일 집에 있는 것은 딱 24시간으로 족하고, 그것을 넘어가면 집이 답답해진다. 그렇지만 외출해서 4시간 정도 있으면 다시 간절하게 집으로 가고 싶어한다. 나도 나의 기준을 모른다.

  그러나 여행은 좋아한다. 감사하게도 초등학생 때부터 엄마가 부지런히 나를 데리고 다녀준 덕분에 타지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비행기를 타고 생김새가 다른 외국인들을 보고 새로운 곳에 가는 것에 대해 낯설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학생부터 기회만 되면 해외로 여행을 많이 갔는데, 그 경험때문인지 해외여행을 쉽게 가지 못하는 지금이 별로 아쉽지는 않다. 충분히 다녀왔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 다달이 들어오는 월급이 없기 때문에 비용이 조금 부담되기도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 하겠다. 여행은 짜여진 투어보다는 자유여행 그리고 뚜벅이 여행을 좋아한다. 걷는 걸 좋아한다. 지금은 차를 주고 타고 다니지만 대중교통을 타고 걸어다닐 때 발견하는 여행의 묘미가 분명히 있다. 체력을 많이 길러놔서 중년이 되었을 때도 할머니가 되었을 때도 걸어서 여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나만의 세상, 나만의 기준, 나만의 생각 또 나만의 생활 패턴이 참 중요한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주관이 강하다고 할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고집이 세고 피곤한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내가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에 대해서 나만의 생각이 뚜렷하고 의견이 있고 그것을 밀고 나가려는 추진력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가끔은 '내 생각이 맞다'는 사고에 너무 함몰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남의 시선이나 대세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장점이라 하겠다. 남들이 다 좋다고 해도 내가 좋지 않으면 관심을 두지 않고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에 더 관심을 많이 가지는 편이다. 마음의 평안을 얻기에는 너무 좋은 성향이지만 동시에 사회에서의 성공이나 부 혹은 명예를 얻기에는 최악의 성향 같다. 그래도 정신없이 눈 앞에 있는 과제를 해결하기 바빴던 지난 날을 생각하면, 내가 나를 너무나도 몰랐던 날들을 생각하면, 인생에 서투르고―지금도 모르지만―나밖에 모르고 남들에게 상처도 줬던 지난 날들을 생각하면, 내가 누군지 또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그에 맞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지금이 참 소중하다.


  나는 나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글로 정리하는 것은  다르다. 나를   알고 객관적으로 보고 싶어서 적었다.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정리를 하면 앞으로도 내가 힘들   힘든지 바로 파악하고,  힘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나에게 선물을    있을 거라 생각했다. 막상 적어보니 별로  된다. 내가 놓친 것들이 많이 있을  있겠다. 다음에  내가 나를  알고 싶어질 , 아니면  템포 정리를 하고 싶을  내가 직접 나에 대한 나무위키를 적어보련다. 그러면 목적지 없이 흐릿한 안개 속을 걸어가는 듯한 기분은  덜해지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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