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에세이
오늘은 <서울국제도서전>에 방문해 책 사이를 산책했다.
삶과 사람에 대한, 책에 대한, 연결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의 근거를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주제인 '반걸음'과 관련한 책 전시를 관람하다가,
『15살 자연주의자의 일기』라는 책을 발견했다.
반가운 일기일 것 같았다.
그전에 카렐 차페크의 『정원가의 열두 달』이라는 책부터 읽어야 한다.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님이 강연을 마치고 사인회를 열고 계셨다.
나무의 주름을 겹겹이 입고 계신 모습에 새삼 놀라 하며 지나쳤다.
아무래도 어떤 사람은 그 자신의 생각을 얼굴의 표면에 덧입는 듯하다.
자신이 살아온 삶을 나무껍질처럼 표피에 그대로 인용할 수 있다니,
잠시 스친 것뿐이지만 인상 깊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