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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온 Aug 08. 2023

당신은 지금 직업을 어떻게 가지게 되었나요?



나의 직업은 직업 분류 중 사무직이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사무직이란 '주로 책상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직업을 일컫는 말이다'. 내 지인 중 사무직은 10명 중 7명 꼴이다. 그러니까 아주 '흔하디 흔한' 직업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겠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부터, 아니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나는 내가 사무직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단순히 안 것이 아니라, 나는 사무직이 되고 싶었다. 나는 내가 예술에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았으며, 예술가가 되고 싶지도 않았고, 아이들을 싫어하고 가르치는 것에 재능이 없기에 교사가 되긴 그른 것도 알았다. 또 어릴 때부터 집 서재에 꽂혀있던 각종 기업인들의 자서전을 읽으며, 나의 미래를 진작 기업의 CEO로 정했다. 


기업의 경영자가 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창업해서 내가 세운 회사의 경영자가 되거나, 이미 있는 회사에 들어가서 차근차근 승진을 하거나. 둘 중의 어떤 길이든 좋았다. ‘나는 기업의 경영자가 되겠다’고 중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꿈꿨으니 사무직은 내가 가장 오래 꿈꿔온 일이다.


23살, 바라던대로 사무직이 되었다.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분류되는 회사에 들어갔으니, 꽤 성공적인 첫 취업이었다. 경영진을 꿈꿨기에, 가장 이름이 비슷한 경영기획팀에 들어갔다. 기업의 경영에 관한 모든 일을 한다고 했고, 그 말은 수 많은 숫자와 리포트에 휩싸이는 일로 번역되었다. 그 곳에서 가장 처음 깨달은 건,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경영진이 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어쨌거나, 나는 꿈을 이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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