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부부는 한 팀이다.

결혼 후 당신의 첫 번째 가족은 누구인가요?

by 애지

가을이 다가오니 체육대회를 하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청군, 백군으로 나뉘어 우리 팀을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모습. 같은 팀원들과 똘똘 뭉쳐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열정을 다하던 모습. 상대 팀이 우리 팀 사람을 밀거나 반칙을 쓰면 온 팀이 모여 힘을 합쳐 맞섭니다.


# 부부는 한 팀

부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는 한 팀입니다. 배우자는 내가 싸워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힘을 모아 삶을 살아가야 할 사람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크고 작은 파도에 부딪힙니다. 그럴 때마다 부부는 힘을 합쳐 노를 젓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상대방 탓만 하다 보면 배가 전복되고 말 것입니다.


부부가 함께 어딘가를 가고 있는데 갑자기 낯선 사람이 시비를 걸어온다면 부부는 한 팀이 되어 맞설 것입니다. 이러한 부부간의 팀워크는 배우자와의 관계, 그리고 가족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 부부 관계에서의 팀 워크

회사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팀원끼리 잘못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팀이 마주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집중합니다. 부부 사이에서도 경제적인 문제나 육아와 같이 예민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서로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부부 공동체가 마주한 문제를 지혜롭게 잘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집중해야 합니다.


만약 배우자가 주식을 통해 돈을 잃었다면 그런 배우자를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현재 부부 공동의 자금 상황에 대해 살펴보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 논의해야 합니다. 부부는 한 팀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재정, 육아 등 중요한 부부 문제에 있어서 공동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 두면 좀 더 실행력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3년 안에 얼마를 모으자고 공동의 목표를 세운다면 어떤 물건을 살지 말지 고민하고 결정하는 데 있어서 한 팀으로서의 의사결정이 가능해집니다.


"여보, 이번에 가방(또는 드론) 사고 싶은데 사도 될까요?"

"우리가 세운 3년 안에 얼마 모으기를 달성하려면, 매월 얼마를 모아야 하는데 저번 달에도 가족 행사로 지출이 초과돼서 만약 그 지출을 하려면 다른 소비를 줄이거나 해야 할 거 같아요."


이렇게 비난 대신 해결책에 초점을 맞추고 한 팀으로서 대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팀에서 부족하거나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팀 전체를 위해 다른 팀원들이 도와주기도 합니다. 임신 후 저는 주차 별로 겪는 신체나 정신적 변화에 대해 남편에게 공유합니다. 공유하는 목적은 한 팀으로서 나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고 남편이 저를 도와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무작정 혼자 어려움과 변화를 겪다가 갑자기 화를 내면 배우자도 당황할 수 있습니다.


심적으로 이런 변화가 있다던지, 신체가 이렇게 변화해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공유하고 건강한 출산과 새로운 가족 맞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잘 달성하기 위해 서로 돕고 힘을 합쳐 노력합니다.



# 가족 관계에서의 부부 연대

결혼하기 전 가족을 떠올리면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가 떠오릅니다. 하지만 결혼 후, 나의 첫 번째 가족은 배우자입니다. 팀이 바뀌는 것입니다. 이제 나는 배우자와 한 팀입니다. 그 누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나는 배우자와 한 팀으로서 배우자의 편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 후에는 서로의 부모님 앞에서도 부부는 한 팀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우리 엄마, 너희 엄마가 아니라 '우리'의 양가 부모님이 되는 것입니다. 배우자의 의견이 곧 나의 의견이고 함께 의견을 모아 최상의 답변을 마련합니다. 양가 부모님과 배우자의 의견이 대립하게 될 때에도 부모님의 입장에 서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와 내가 논의하여 나온 '우리 부부'의 입장에 서야 합니다.


법륜 스님도 즉문즉설에서 말씀하셨습니다. 한 남자분이 법륜 스님께 물었습니다.


"아내랑 엄마랑 너무 사이가 안 좋아서 힘들어요."

"결혼하면 두 여자랑은 못 살아요. 그럼 누구랑 살아야겠어요?"

"... 아내요..."

"그걸 아는 사람이 왜 그래."


이것은 비단 남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자도 마찬가지로 결혼하면 남편과 한 팀이 되어야 합니다. 마냥 배우자의 편을 들라는 것이 아닙니다. 배우자를 내 등뒤에 숨겨주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부모님께 어떤 의견을 전할 때 '저희 부부의 의견은 이렇습니다.'라고 전해야 합니다.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는 말했습니다. "부부가 마음을 합하여 집을 갖는 것만큼 훌륭한 일은 없다." 여기서 집은 '공동의 목표'와 '삶의 비전'을 상징합니다. 부부가 한 팀으로서 마음을 합쳐 삶을 살아가는 행위 자체가 큰 행복임을 강조합니다.


오늘 배우자와 공동의 목표를 세워보세요.
아주 작은 것이라도 괜찮습니다.

부부로서 한 팀이 되었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keyword
월, 수,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