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 영화 촬영기 '모두의영화'
모두의영화 프로젝트란?
같은 배우, 같은 장소, 같은 장비, 그리고 청년.
최소 장비와 인원으로 ‘청년’을 담은 두 편의 영화를 만듭니다.
영화를 함께 보고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상영회, 모두의 자리를 엽니다.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누구의 영화’로 시작해 ‘당신의 영화’를 거쳐
종국에는 ‘모두의 영화’로 확장되길 바라는 청년창작 커뮤니티 프로젝트입니다.
영화만큼 많은 사람들과의 협업이 필요한 분야가 있을까.
영화 기획부터 촬영, 편집(개봉, 상영, 홍보마케팅 기타 등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과 작업하는 만큼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언제 어디서 돌발문제가 터질지 모르는 현장에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럴 때마다 중요한 것이 문서다.
스토리보드 하나만 두고도 촬영감독은 구도와 화면구성을, 음향감독은 해당 씬에서 신경써야 하는 효과음과 대사를, 스태프는 사용할 촬영 소품을, 편집기사는 편집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문서로 구성하여 같은 내용을 공유하여, 혼자서 내용을 오해하거나 누락하는 불상사를 막는 것이다.
현장을 고려하지 않고 문서를 바이블처럼 따르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촬영 전에 각 스태프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각종 내용들을 숙지할 때, 공유해야 할 내용들이 너무 많을 때, 초기에 잡아놓은 콘셉트나 설정을 현장에서 수정해야할 때 문서를 참고하면 현장에서 까먹을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스태프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상황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공유문서로 만들어 공유했다.
사전에 준비하기-영화 촬영에 필요한 문서들
1. 촬영계획표
완성된 스토리보드를 기준으로 낮과 밤, 장소, 의상, 구도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촬영 일정을 짠다.여기서 효율이란 장비의 이동시간을 짧게 하는 것, 혹시 실외 촬영이라면 해가 지기 전에 찍어야할 것, 배우 분장이나 의상 교체 없이 촬영할 수 있는 것, 가능하다면 시간 순으로 감정이 이어질 수 있도록 계획 순서를 고려하는 것이다.
계획표에는 스태프와 배우가 현장에 도착하는 콜타임부터 촬영 장비를 점검하는 시간, 회의 시간, 휴게 시간, 식사 시간까지 모든 것을 정해야 한다. 촬영 계획표가 잘 작성되어 있어야 현장에서 혼란스럽지 않다. 누구든 작성된 계획표만 보고도 움직일 수 있도록 명료하고 쉽게 작성해야 한다.
2. 의상표
캐릭터에 맞는 의상을 정했으면 장면마다 의상이 헷갈리지 않도록 의상표를 만든다. 의상 사진과 해당 씬넘버를 넣어서 다른 스태프들도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잘 정리해야 한다. 보통 현장에는 촬영 씬에 따라 인물이 맞는 의상을 착용했는지, 소품을 빠뜨리거나 헤어스타일이 달라지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역할이 따로 있다.
(필수는 아니지만)
4. 체크리스트(+소품리스트)
시나리오에 나오는 소품 리스트를 작성해서 빠짐없이 준비해야 한다. 어떤 준비물을 누가 준비할 것인지, 어디까지 소품 준비가 되었는지 촬영일 직전까지 지속적으로 진행 정도를 공유하면 소품이 누락될 일이 없다.
5. 장비리스트
촬영팀이나 음향팀이 존재하는 프로젝트라면 해당 팀에서 맡아서 관리하겠지만, 혹시나 장비 담당자가 없는 상황이라면 장비리스트 역시 작성해두면 편하다. 우리는 어제는 마이크를 잡거나, 오늘은 슬레이트를 잡아야 하는... 소수가 일당백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장비리스트도 작성하여 공유했다. 장비를 대여하고 현장에서 장비를 챙겨 반납하는 순간까지 장비리스트는 큰 도움을 준다.
이쯤 되면 준비는 대략 끝났다.
함께 촬영할 스탭과 배우를 한자리에 모아 마지막 회의를 했다.
촬영 준비 마지막, 전체 미팅
마지막 미팅에서는 각자의 역할과 촬영계획표 내용을 리마인드하고 서로가 걱정하는 부분을 나눴다. 또 배우와 추가로 리딩을 하고 스태프와 배우,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조율했다. 리딩 횟수는 많을수록 좋았다. 리딩을 하면서 캐릭터가 점차 안정적이고 뚜렷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촬영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 계획대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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