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by 차구마

겨울의 이른 저녁 하늘은 거뭇하다.

거뭇한 거리에 회색빛 사람이 얼굴을 파묻고 엎드린다.

절뚝이는 이,

못 보는 이,

굶는 이,

빈 바구니.


하늘이 무심하고

세상이 무심하고

나는 무정하고

언젠가 나에게 무참해질

거뭇한 무심함의 순환 속에

나의 시선은 불편하고,


어딜 급히 가니 바쁜 발바닥들아?


엎드린 자여 일어나 걸으라, 하고는

(제발 걸어주세요.)

못 보는 자여 눈을 뜨라, 하고는

(제발 봐주세요.)

날이 추우니 너도 이제 돌아가야지, 하고는

(제발 따뜻한 집으로 돌아가주세요.)

어깨를 움츠리고 떠나는 나의 뒤로

짤랑, 구세군 종소리는 무심한 듯 멀리 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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