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처럼은 안될거라던 나
엄마처럼은! 나는 안살거라고!
엄마는 지쳐보였다. 누가봐도 너희 엄마같은 사람은 없다고 주변에서들 얘기했지만, 난 알았다.
최선을 다하는 엄마는 안쓰러웠다. 부단히 삶을 손에 꽉 쥐고 살아가려는 엄마의 두손이 아플것만 같았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엄마의 삶을 가족의 입장에서 그리고 큰 딸의 입장에서 보면 마냥 마음이 편해 보이지는 않았다. 왜 저리 성실히 살아갈까..무슨 이유일까.. 늘 궁금했다. 그나마 그토록 성실히 살아가는 엄마의 유일한 쉼이 있는 곳은 성당이었다. 성당에서만은 엄마는 언제나 늘 환하게 웃었으니까 아마도 내 생각이 맞을것이다.
성실한 엄마는 특히 첫째인 나에게는 유독 바라는게 많은듯 느껴졌다. 늘 새벽6시에 일어나 동네 아파트 약수터에서 물을 가져오게도 하고, 가족들과 다함께 아침밥을 먹어야하는 우리 가족의 문화는 때론 마음이 썩 내키지 않을때도 있었다. 주말에 8시가 다 될때까지 늦잠을 잘때면 툭 던지는 한마디가 정말 이해가 안되었다.
"너는 왜이렇게 게으르니?엄마는 말이야."
나는 게으르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은연중에 나도 모르는새 어릴적 자라면서 가정에서 들어왔던 말들이 내가 가끔 게으른 사람이라 믿게 하기도 한다. 늘 첫째가 잘되어야 한다는 엄마,아빠의 말 속에서 부담감은 마음으로 휙~하고 들어왔다. 엄마는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아침밥을 준비하고 6시에 다함께 밥을 먹고 아이 셋을 학교에 보낼 준비를 하고,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살림을 하고, 부업을 하고 늘 늦은 시간에 잠이 들었다. 그런 삶을 내가 살 이유는 전혀 없으니까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막내 남동생이 어릴적 자주 아파 수술을 3번이나 한 적이 있었다. 중학교 2학년까지 맹장수술까지 포함하면 총 4번의 수술을 하게 되었다. 바쁜 엄마의 하루 일과에 아픈 아이까지 생기면 감당이 다 되었나 싶은 생각들이 든다. 엄마는 아픈이야기, 힘든이야기는 그 누구에게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얘기하셨다. 아무한테도 말 못하는 이야기들은 엄마의 마음 속 깊이깊이 넣어두며 곪지 않았을까싶다.
그 당시 참고 사는것이 그때의 자연스러운 문화였다고. 요즘 시대가 달라져 참지 않는 것이라 하지만.
나는 과거의 그때로 돌아간다해도 참지 않을 것이다. 엄마처럼은! 살지않을것이다. 혼자만 아파야하는 삶은 너무도 아프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아픔이 참고 참다가 터져버릴것을 알기에 참는 것보다는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보기를 말해주고 싶다.
아프지말라고. 스스로를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그만 참으면 되었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