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식열전 (1) 체팔라 풀루수

안드라프라데시 식 생선커리

by 이그나티우스

# 이 글은 같은 제목으로 제 브런치에 올린 것과 동일한 내용입니다. 연재 브런치북을 만들줄 몰라서 일반 포스팅으로 올렸는데 이것은 제 실수입니다. 이미 제 글을 보신 분들은 굳이 다시 읽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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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이 많은 사람은 내가 거짓말로 없는 음식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Chepala Pulusu라는 키워드로 구글이나 유튜브로 검색해 보면 무수히 많은 조리법이나 요리 영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 점심에 혼자 집에서 체팔라 풀루수, 그러니까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식 생선커리를 만들어 먹었다. 주 재료는 냉동 코다리, 양파, 냉동 방울 토마토(쿠팡에서 구매), 그리고 각종 향신료이다.


조리법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겨자씨, 커리잎, 시나몬, 카르다몸, 커민씨드를 익힌 기름에 넣어 가볍게 튀긴 후(탬퍼링), 채썬 양파와 마늘, 생강을 넣어 카라멜라이징을 시킨다. 그리고 나서 토마토를 넣고 졸여서 수분을 날린 후 물과 타마린드 페이스트를 넣고 5분간 끓인다. 이후 커팅된 코다리를 넣고 10분간 끓이면 된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면 정말 맛있었다. 버터나 크림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국물은 굉장히 걸쭉하고 중후했으며, 향신료와 생선의 풍미가 살아나 정말 맛있었다. 드라이 로스팅한 커민씨드를 넣어서 지은 지라 라이스와 같이 먹었는데, 마치 비프 카레를 먹는 것처럼 굉장히 진하고 깊은 맛이었다. 굳이 한국 음식과 비슷한 것을 따지자면 병어조림이나 눈뽈대조림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다만, 코다리를 사용했기 때문에 담백하고 소화가 잘 되는 맛이었다.


에스닉 푸드는 비싸다는 편견과 달리 이 음식의 원가는 아무리 높게 잡아도 7,000원 미만이다. 이 시리즈를 통해 차차 밝혀나가겠지만, 1인분 음식의 회계적인 효율은 별로 높지 않다. 1인분을 만드는데 5,000원이 드는 음식이 2인분을 만드는 데는 6,500원이 드는 식이다. 즉, 식수와 무관하게 드는 고정 비용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음식은 다인분을 조리할수록 이득이다. 특히 요즘처럼 미친듯한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생선을 (뼈 포함) 400그램이나 사용했음에도 7,000원 미만의 원가라는 것은 정말 놀라운 것이다. 물론 인도 현지에서 사용하지 않는 코다리(명태는 주로 러시아산이다)를 사용하는 것은 사파에 해당할지 모르나,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안드라프라데시에서 먹는 생선을 사올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물론 이런 이유로 이 음식을 체팔라 풀루수가 아닌 국적불명의 퓨전요리라고 비판한다면 그것은 합당한 비판이다.


자취생에게 있어 인도 음식의 장점은 10,000원 미만의 향신료를 한통 사면 거의 한 계절을 실컷 커리를 만들어 먹어도 된다는 것이다. 마트에서 시판용 돼지불고기 양념 등을 보면 알겠지만 은근히 양념과 소스의 가격이 적지 않은데, 한번에 1작은술 정도를 사용하는 향신료를 사용한다는 것은 원가를 억제하는 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나는 이 요리의 조리법을 챗지피티와 유튜브를 통해 나름대로 연구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해먹을 수 있는 생선커리에 대해 조사하던 중, 현재 보유한 생선과 향신료로 만들 수 있는 괜찮은 메뉴가 바로 이 생선커리임을 알게 되었다. 나는 챗지피티를 통해 조리법을 뽑아낸 후, 할루시네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유튜브를 통해 현지 요리사나 가정주부들의 요리영상을 보면서 크로스체킹을 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지. 아마도 안드라프라데시 출신의 인도인이 먹는다면 감상은 다를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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