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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뇽안뇽안늉 May 25. 2024

24.5월 회고

역대급으로 답답하고 힘들었던 한 달

5월 초, 뭔가 느낌이 싸했다. 이번달 쉽지 않겠다는 느낌이 마구 들었다. 왜, 아무 이유도 없지만 막연하게 불안감이 밀려올 때가 있잖은가. 아니나 다를까, 이번달은 역대급으로 답답하고 힘든 한 달이었다. 일은 일대로 바쁜데, 계획한 대로 되는 것도 없었다. 내가 힘든 만큼이나 이번달을 쉽지 않게 보낸 회사 동기는 월 초에 ‘5월 재수 없는 띠’ 콘텐츠를 공유한 적이 있었다. 원숭이띠, 용띠, 쥐띠가 5월이 쉽지 않다는데 내 동기와 동기의 팀장, 나와 우리 팀의 선배가 모두 그 띠에 속했다. 우리끼리 재미 삼아 본 그 콘텐츠가 맞았을 줄이야… 쉽지 않았던 5월 회고를 해본다.


1. 5월이 가장 힘들었던 이유, 일

일단 일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모두 새로운 업무였다. 우리 팀은 이번달에 전반적으로 바빠서, 한 프로젝트를 한 명이 도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것 말고도 브리핑 대응 업무나, 간간히 치고 들어오는 업무들이 있어서 본 업무와 부가 업무를 동시에 진행해야 했다. 지금도 일이 다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당장 다음 주도 바쁠 예정이다. 다음 주만 좀 지나면 한숨 돌릴 수 있을까, 싶다. (그러나 지금 업무가 쏟아지고 있긴 해서,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면 선배가 하는 프로젝트를 같이 하게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긴 하다)


한 프로젝트는 다음주까지 마무리를 해야 하고, 또 한 프로젝트는 다음주에 릴리즈를 해야 한다. 그래서 사실 신경 쓸 것들이 많았다. 팀 내 막내인 나는 팀의 관리 업무까지 담당해야 하니 이번달은 아무래도 쉽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옳다. 집에 일을 들고 와서 어떻게든 마무리 지으려고 하다 보니, 광고회사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새벽 네시를 넘겨서까지 일했다. 그래도 다 끝나지 않았다는 것은, 지금 이 시기가 새로운 일에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과정의 한복판 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만에 유재석 유튜브의 핑계고를 봤는데, 게스트 지석진이 한 말이 있다.

’버티는게 힘들지, 버티면 이겨!‘


그래, 버텨보자,라고 다짐한다. 그렇게 힘들었던 일도 언제나 시간이 해결해 주었고, 그 시기가 내 성장의 발판이었음을 매번 지나고 나서 깨닫는다. 그러니, 이번의 파도 또한 도약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만 하는 것이라고 다시금 생각한다.



2. 몸의 피로

한 달간 8시 출근 - 5시 퇴근을 해봤다. 나는 아침형 인간과는 완전 반대라, 아무리 일찍 일어나도 밤에는 각종 콘텐츠를 보다가 꼭 늦게 잔다. 하루에 4시간, 5시간 자도 밤 10시에는 잠이 잘 안 왔다. 그 시간에 잠을 잔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어색하기도 하다. 굳이 정의하자면 올빼미족에 가까운 나는 이번달 8시 출근을 해보고 깨달았다.

‘한번 더 미라클 모닝 하다가는 될 일도 안 되겠다.‘

아무리 피곤해도 눈이 때꾼한 느낌은 잘 없었는데, 회사에서 일하는 한 달 내내 대부분 일하면서도 눈이 때꾼한 느낌을 받았다. 원래 무언가를 하면 아무리 피곤해도 눈이 땡글해지고 잠도 잘 안 오는데, 일본어 수업을 들으면서 처음 졸아봤다. 주말 일본어 학원을 가려면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평일이 피로하니 그 자체도 고역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약국에서 피로회복제를 사 먹어봤다. 그래도 피로가 안 가시더라. 일을 하면서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머리도 잘 안 굴러가는 느낌이었다. 속도도 너무 느려졌다. 커피를 아무리 마셔도 몸이 축축 처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최근에 8시 30분으로 출근 시간을 30분 늦춰봤고, 30분 늦춘 게 무척이나 컸는지 몸이 훨씬 편안하다. 한 일주일 더 해보고, 괜찮으면 8시 30분 출근으로 정착해야겠다.

*사실 9시 출근이 제일 좋긴 한데, 9시 출근은 6시 퇴근할 때에 엘리베이터 전쟁이라서 6시에 나가도 10분은 기다려야 한다. 퇴근 버스에 사람도 많고.



3. 생존 목적의 필라테스는 꾸준히!

필라테스는 나에게 순전히 생존 목적이다 (반복적으로 썼었지만). 재미는 1도 모르겠고, 정말 살려고 하는 거다. 그래서 피곤해도 웬만하면 예약한 필라테스는 취소하지 않고 나갔다 (사실 다음 달이 만료인데, 지금 횟수가 너무 많이 남아있긴 하다). 그래서 그런지 B클래스도 ‘정말 조금’ 적응한 느낌이고, 확실히 근력도 이전보다는 조금 더 생겼다. 이번주는 회식이다, 일이다, 약속이다 너무 바빠서 필라테스를 못 가긴 했는데, 다음 주는 꼭 나가려고 한다.

피곤한 와중에도 이번달 필라테스를 나름 꾸준히 나갔다는 사실이 조금 뿌듯하다. 운동이 약간의(?) 루틴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이번달은 일로 시작해서 일로 끝났다. 사실,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 그래도 5월 마지막주까지만 버티면 한숨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나 옆에 앉은 우리 팀 선배나 일에 치이고 있어서, 일하는 중에 저도 모르게 서로 한숨을 푹푹 내쉴 때가 많다. 한숨으로 한참 합창하다가 내가 선배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대리님, 5월만 지나면 조금 나아지겠죠?’

‘(웃음) 그럴 거라 생각해요? 긍정적이네.’

농담 반 진담 반 장난 섞인 그 말에 나 또한 웃고 말았지만, 어쨌든 6월은 조금 나아질 거라고 믿고 싶다 (정말 간절히!). 같이 웃을 수 있는 동기와 동료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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