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의 일기
2019.09.08
수명
언니와 함께 마트에 갔다. 마트 계단에는 한 걸음 올라갈수록 칼로리는 소모되고 수명은 올라간다는 스티커가 붙어있었는데, 나는 그걸 보며 항상 별 생각이 없었다. 심지어 기분이 나쁜 날에는 ‘왜 맘대로 내 수명을 늘리는 거야!’라는 극단적인 생각도 했었다. 언니에게 스티커를 가리키자 언니는 ‘우리가 이야기할 시간이 1분 늘었네.’ 하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이 너무 충격이었다. 일단, 나보다 이성적인 성향의 언니가 그런 말을 내뱉은 것이 너무 놀라웠고, 이 스티커로 이렇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앞으로 스티커를 볼 때마다 언니의 생각이 날 것 같았다. 아주 나중에, 언니와 이 세상에서 헤어지는 날에도 생각나지 않을까? 그때 더 걸어놓을 걸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