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대체할 것이 없다.
과연 얼마나 있을까? 20대 모태솔로는 걱정할 것이 1도 없다. 문제는 30대 모태솔로다. 30대까지 모태솔로인 경우는 일단 내 주변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아무리 못해도 다들 20대 때 연애 한 두 번은 해본 것이다. 30대 모태솔로가 연애하기 어려운 이유는, 다들 연애는 한두 번씩 해봤기 때문에, 모태솔로를 만나거나 소개받고 싶어 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즉, 30대 모태솔로에게 소개해줄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30대 모태솔로들은 20대 때의 혈기도 없어졌고, 오직 30대까지 쌓아놓은 자기 관리, 경제력, 직업, 안정감, 진지함, 성품 등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30대 모태솔로남이라도 괜찮아?
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오히려 좋아'까지는 아니어도, '뭐 어때?', '상관없어'라는 반응을 보이는 여성이라면 일단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녀는 최소한 상대가 [연애 경험치] Lv.0라는 사실을 개의치 않고 만나볼 것이다. 그리고 그의 다른 조건(외모/건강/경제력/가치관/집안/학력 등)을 볼 것이다. (연애 경험을 안 보는 것만으로 감지덕지다. 조건이 하나 줄었다.)
10대, 20대 때 짧게라도 연애해 본 사람의 [연애 경험치]는 최소 Lv. 0은 아니다. Lv. 0인 사람이 Lv. 을 올리려면 그전에 필수적으로 올려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연애시도 경험치]이다. [연애 경험치]가 0이 아닌 사람, 즉, 연애 유경험자들을 크게 둘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연애시도 경험치]가 0이 아닌 사람과 0인 사람이다. 전자의 경우, 연애를 하기 위해 본인이 했던 노력이 있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본인의 노력으로 헌팅이나 소개팅을 한다거나, 길 가다가 이성의 번호를 딴다거나, 만남 어플을 통해 만난다거나, 도서관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 자리에 요구르트와 함께 쪽지를 놓았다든가 등등, 모든 시도와 그로 인한 만남이 이 경험치를 직간접적으로 올려준다. 반면, 후자의 경우, 연애를 시도하는 노력이 거의 없이([연애시도 경험치] Lv. ~0) 연애를 한 경우로, 모든 연애에서 이성에게 대시를 받은 경우다. (상대의 대시에 응하는 것도 '노력'이라고 본다면, 0이라고 얘기할 순 없겠지만...) 이런 경우는 [연애시도 경험치]는 제로이지만, 연애를 한다. 주로 모든 이성에게 선망받는 대상이 [연애 경험치]는 높고 [연애시도 경험치]가 낮을 수 있다. 그/그녀 자신에게는 본인의 [연애시도 경험치] 같은 것은 별로 안 중요하다. 즉, 이런 사람들에게 [연애시도 경험치]는 연애를 위한 필수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경우는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30대 모태솔로가 [연애 경험치] Lv. 0인 상태에서 벗어나 연애를 시작하려면, 본인이 노력하여 [연애시도 경험치]를 올리든, 남이 노력하여 당신에게 대시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 10대, 20대 때 다수의 대시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면 30대에 들어서더라도 대시가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앞서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30대에 들어서서 누군가 대시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앞선 글에서 결혼 전까지의 내 삶에서 얼마나 연애가 얼마나 차지하는지에 대한 비중인 [연애 경험치]를 도출했다. 그럼, 이번에는 [연애시도 경험치]를 구해보자. 앞서 마찬가지로, 결혼은 모든 연애의 종결점이라 가정하여 이번에도 결혼 전까지의 경우만 고려한다. 단, 결혼과 달리 연애는 만남과 헤어짐이 자주 일어날 수 있으므로, 연애 중인 경우를 제외하고, 각 연애 전 또는 사이의 경우만 카운트한다. [연애 경험치]는 (연애 기간/결혼 전까지의 나이 x 100) 이므로 (기간/기간)으로 유도했지만, [연애시도 경험치]는 기간보다는 횟수가 더 의미 있는 수치이다.
[연애시도 경험치] (Lv.) = 연애를 위해 이성과 만난 횟수
위 수식(?)은 (기간/기간)으로 정규화된 [연애 경험치]와 달리, 단순 (횟수)이다. 굳이 둘의 단위가 같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위에서 언급했듯, 연애를 위해 내가 시도한 모든 경험(소개팅, 헌팅, 연락처 묻기(번따)) 등이 이 경험치를 올려주는 요소가 된다. 소개팅의 경우, 내가 소개를 요청해서 만남이 성사될 수도 있지만, 타인의 요청에 의해 성사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나 역시 소개팅을 나가고자 하는 마음을 들이고 상대를 만날 준비를 한 것이므로, 당연히 카운트한다. 또 소개팅으로 처음 만남 이후에 두세 번 정도 더 만나보는 경우도 카운트한다.
(태)는 35살에 연애를 시작하여 같은 해에 결혼했다. 굳이 구해본, 35살에 달성한 [연애 경험치]는 Lv.1 다. 그러나 [연애시도 경험치]는 결혼 전까지 Lv. 101였다. 이 숫자는 소개팅을 통해 인당 두세 번 만난 횟수의 총합이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여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가 가능한 환경은 이미 물 건너갔고, 내 성격상,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다가가서 말을 걸고 상대의 연락처를 물어보고 연애를 시도하는 것이 맞지 않다. 그래서 [연애시도 경험치]는 소개팅으로만 올렸다. 소개팅도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애초에 [연애 경험치]도 0인데 처음 소개팅이 얼마나 어려웠겠는가? 이성과 뭘 어떻게 자연스럽게 대화해야 하는지 얼마나 막막했겠는가? 그런데 이게 열 번을 넘어 스무 번을 넘어, 3년간 60번이 넘어가니,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소개팅을 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소개팅도 다양한 루트가 있다. (태)가 겪은 소개팅 세 가지 루트를 소개한다. 지인소개, 어플, 그리고 결정사(결혼정보회사)다. 각각에는 장단점들이 있다.
장점 : 어느 정도 확인되고 보장된 소개가 들어온다. 주선자가 서로의 지인이므로, 주선자의 종합적인 필터링에 의해 남녀 각각 선별되고 선별된 사람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남녀의 주선자가 한 명이 아닌 경우도 있다. 남자를 소개해주려는 주선자와, 여자를 소개해주려는 주선자가 다른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지인' 기준 소개이므로, 신뢰할 만한 지인의 소개라면 상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단점 : 간혹 자신이 생각하는 수준 이하의 소개가 들어오는 경우 난처할 수 있다. 이렇게 소개받아 만남에서 연애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 또는 연애하다가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민망할 수 있다. 여기에 주선자 지인의 '간섭'이 들어오면 더 피곤해진다. '좀 잘해보지 그랬냐', '왜 그랬냐' 등의 핀잔을 듣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몇 번 이렇게 '안 좋은' 상황을 겪으면 동일 주선자에게서 소개를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 주선자에게 계속 안 좋은 소식만 전해주는, 까다로운 사람, 별로인 사람으로 낙인이 찍혀버릴 수 있다.
꿀팁 : 평소에 주변 여러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쌓아놨다면 소개팅도 기대해 볼 만하다.
장점 : 스마트폰만 있으면 얼마든지 만남을 시도할 수 있다. 만남 어플은 요새 셀 수 없이 많다. 조금이라도 자신을 꾸밀 줄 안다면, 어플에서 사진, 자기소개 등으로 매력발산을 해서 여러 이성들에게 높은 호감도를 얻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이런 소소한 경험도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상승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어플상 이성에게 큰 호감을 얻지 못하면 자신을 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어플은 그걸 알게 해 준다. 어플에서 '서류통과'도 해봐야 현실에서 들어올 소개도 더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단점 : 아무래도 상대에 대한 검증이 안 됐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어플의 한계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듯, 상대 역시 내가 어떤 사람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러한 서로에 대한 의심과 불신을 깨기 위한 노력이 지인소개의 경우보다 어렵다. (몇몇 어플은 최소한의 검증을 위해 상위 졸업/재직/소득/혼인 증명서 등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특징 : 어플의 특징인 쉬운 만남은 장점이면서 단점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연애를 시도하기는 좋으나, 진지함 없이 가벼움만 가지고 만나면 진지한 관계를 원하는 이에게는 어플만남이 꺼려질 수 있다. 어플상 자기소개에 '진지한 만남을 원합니다'라고 써도 그렇게 봐주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장점 :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소개를 받을 수 있다. 결혼정보회사에 가입을 위해 간단히 면접?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을 한다. 나의 외적인 부분과 기본적인 스펙 등의 정보를 받고,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지 등등 결정사에 어필을 하면, 최대한 나의 스펙과 요구사항을 고려하여 최적의 사람을 소개해주려고 한다. 어떻게 소개팅을 시작해야 할지, 이런 상황 저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담이 필요한 경우, 결정사 매니저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다.
단점 : 다른 소개팅 방식에 비해 초기 지불 비용이 큰 편이다. 선불제의 경우 기본 100이 넘어가는 연간 가입비로 인해 가입을 망설일 수 있다. 이게 부담스러운 경우, 후불제 옵션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만남 성사 시 인당 10만 원에 약간 못 미치는 금액을 내야 하고, 결혼 성사 시 100이 넘어가는 성혼비를 내야 하니, 가성비를 따져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선불제가 적절하다.
특징 : 어플보다는 그래도 검증된 사람을 소개받을 수 있다. 처음에 가입할 때부터 여러 증명서 제출을 요구한다. 졸업/재직/소득/혼인 증명서를 필수로 제출해야 한다. 외적인 부분은 그렇다 쳐도, 그 사람의 인성과 성품을 알 수는 없으므로, 만약 결정사가 이성에게 공개할 소정의 자기소개서를 요구한다면, 최대한 성심성의껏 쓰자. 이성이 그걸 읽고 당신이 어떠한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정성을 들여야 한다.
소개팅으로 만난 횟수 68회 중 지인 소개 20 회, 어플 15 회, 결정사 33 회이다. 첫 소개팅은 2019년 4월, 마지막 소개팅은 2022년 1월이니, 총 2년 9개월(총 33개월) 동안 끌어올린 [연애시도 경험치]이다. 그리고 기간을 고려해 추가로 통계를 내보면 다음과 같다. 나의 주말은 매우 바빴다.
총 소개팅 횟수 : 68회
총 만남 횟수 : 101회
인당 평균 만남 횟수 : 1.49회
월 최대소개팅 횟수 : 5회
월 최대 만남 횟수 : 10회
월평균 소개팅 횟수 :2회
월평균 만남 횟수 : 3회
아내(해) 왈 : 이야아~ 외롭진 않았겠네~
[연애 경험치]가 0이라서 슬픈가? 아직 슬퍼할 이유가 없다. 아니, 슬퍼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그 시간에 [연애시도 경험치]를 올리면 된다. 다수의 연애 유경험자들은 [연애시도 경험치]가 0이 아니다. 즉, 그들은 짝을 만나기 위해 이러저러한 시도를 했다. 얼마나 대단한가? 남들은 공부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돈을 벌 때 그들은 짝을 만나기 위해 자신을 가꾸고 이성에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만남의 실패와 성공을 경험하며 [연애시도 경험치]를 꾸준히 올려왔다.
[연애시도 경험치]가 높으면 무엇이 좋을까?
첫째. 연애는 못해봤다 하더라도, 연애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누군가와 연애하기 전 이성을 만나면서, 이성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는지 등등이 명확해진다. 그래서 내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계발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더욱 선명해진다. 그리고 이를 위해 실제로 자기 계발을 하게 된다.
둘째. 후회가 없다. 연애 경험이 없어서 마냥 슬퍼하고 있는 사람 중 [연애시도 경험치]가 높은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다. 다른 말로 하면, 연애는 하고 싶어 하면서 정말 노력하고 노력해서 연애를 하려고 하지 않은 것이다. 자기 딴에는 노력을 했다 해도, 정말 이게 최선이라고 물어보면, 그게 아닌 것이다.(내 얘기다.) 그래서 이를 깨닫고 나서부터는 노력하고 계발해서 이 경험치들을 늘려놓았다. 그리고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나는 그래서 짝을 찾은 기간 동안 내가 한 노력에 대해 후회가 없다. 정말 최선을 다해할 만큼 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연애 경험치] 0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찍이 [연애시도 경험치]를 늘려왔다. 그들은 그들의 노력에 대해 보상을 받았다. 아직 [연애 경험치]가 0인가? 그럼 [연애시도 경험치]는 몇인가? 위에 계산한 '통계'보다 낮은가? 더 끌어올리자. 저 통계보다 높은가? 고생이 많다. 그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더더욱 올리자.
[연애 경험치]는 [연애시도 경험치]로 대체될 수 있을까? 다른 말로, [연애 경험치]가 없는 모태솔로여도, [연애시도 경험치]가 있다면(높다면) 연애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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