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
오랜만에 데이트 !
어느날 저녁에 우연히 유투브 알고리즘을 타고
뮤지컬 메들리를 감상했다
박효신 박은태 홍광호 전동석 조승우 등등
오빠는 뮤지컬을 좋아한다
음악에 늘 진심인 사람이라 뮤지컬도 넘버를 중심으로
작품의 선호도를 정하는 것 같다
나는 오빠가 나랑
결혼하기 전에도 연애하기 전에도
혼자 즐겼던 뮤지컬 이야기를 듣는게
뮤지컬을 보는것보다 더 재밌긴 하다 ㅎㅎ
방구석 평론가 둘이 나서서
배우, 넘버, 공연장소, 오케스트라, 제작사 등등
주제는 많고도 많다
날은 덥지만 입덧이 조금 잠잠해졌기에
우리는 뮤지컬을 보러 가기로 했고
남편의 픽은 박효신의 팬텀 !
두자리를 구매했지만
실은 (낭만이까지) 세명이었다는 사실 하핫
오페라의 유령 원작을 알고있고
영화도 알고있었지만
뮤지컬 나름의 각색도 충분히 즐길만 했다
지고지순한 사랑과 출생의 비밀
자꾸 머릿속에 멤도는 음악, 배우들의 수준급 가창력
그곳을 찾아온 관객들까지
오랜만의 외출이라 그런지 정말 그 세계에 흠뻑 빠져
잠시마나 여행을 온 것 같았다 :)
낭만이한테 어떤걸 우리가 남겨줄수있을까 라는
오빠의 질문에 ... 나는 많은 것들 중에
낭만이의 인생에 음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친구같은 음악이 있어서
오빠처럼 혼자있는 상황이든
누군가와 같이있는 상황이든
언제든지 흥얼거릴 수 있고
인생의 순간순간에 추억할 수 있는 음악이
많았으면 좋겠다 지금의 오빠처럼
나의 유년시절엔 마음에 담은 음악이 많지 않았다
나의 마음은 꺼진 라디오처럼 고요했었다
음악이 스며들어있는 오빠를 만나면서
내 인생에 이제야 음표가 생긴 것 같았다
나는 그게 참 좋았다
언제는 위로가 되고 언제는 유머가 되고
언제는 낭만이 되고 언제는 추억이 되는 음악
나의 그 대답에
뮤지컬을 보러가자는 남편이 고맙다
태교를 핑계삼아 한 데이트 :)
낭만이도 즐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