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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귤

by 유서아


이번엔 귤이다!

입덧에서 먹덧으로 바뀐걸까


입덧때는 오렌지 노래를 불렀는데

먹덧인지 모르겠는 요즘은 귤이 그렇게 땡긴다


집 앞 초록마을에 귤이 있길래 집었었는데

쪼끄만한 한팩이 9천원이 넘어 놀랐지만

그보다 하우스귤이 너무 맛있어서 더 놀랬다


겨울에 한짝으로 먹었던 귤

여름에 먹으니 더 꿀맛이다

제철이 언제인지 ... 헷갈릴 정도다


출근해있는 오후였다

남편한테 카톡이 와 있었다


“오늘 회사밑에 하우스귤있길래 두팩 사브렀어! ”


맛있다고 한건 귀신같이 기억하고

늘 넘치게 해주는 오빠다


우리 둘다 하우스귤은 참 비싸! 했지만

이것도 다 지금 이 순간뿐이라는 걸 알아서일까

가격보단 맛에 , 맛보단 그 마음에

서로 웃었다


오빠가 사 온 하우스귤은

정말, 내가 먹어본 귤 중에 제일 맛있었다

낭만이도 귤을 좋아하려나


12개씩 두팩, 24개 쪼끄만 하우스 귤에

오빠의 마음이,

그 마음을 고마워하는 내 마음이

가득차있는 것만 같아서 먹기가 아깝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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