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36일 여행기
22.09.22
Siracusa, Catania
점심 - Caseificio Borderi
간식 - Don Peppinu
숙소 - La Casa Di Orlando
어떤 사람들은 시라쿠사를 인생 여행지로 뽑기도 한다. 하지만 흐린 날씨 탓인지 나에게는 그다지 큰 임팩트가 있는 도시가 아니었다. 아무래도 바닷가 옆에 있는 작은 도시다 보니 날씨가 중요하지 않았나 싶다.
바다 근처로 띄엄띄엄 있는 오래된 성과 건물, 그리고 조금만 안으로 들어오면 평범한 관광지 모습이 스리랑카 남부 도시 갈레와 비슷했다.
그나마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시라쿠사에 가는 모든 여행객들이 들린다는 샌드위치 집이었다. 오픈 시간에 맞춰 갔는데도 번호표를 뽑아 기다려야 했다. 샌드위치 가게가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주인 할아버지의 유쾌한 성격이 한몫했다고 생각하는데 아쉽게도 할아버지는 보지 못했다. 치즈와 햄, 토마토 등 재료를 한가득 넣어주는 샌드위치였는데, 재료가 신선하다 보니 정말 맛있었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구경하는 내내 계속 흐리고 바람이 불었다. 날씨가 좋으면 바다에서 수영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닌다는데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시라쿠사에서 1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시칠리아의 마지막 도시 카타니아로 이동했다. 시칠리아에서 팔레르모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라던데 실제로는 팔레르모보다 더 복잡하고 사람들도 많다고 느껴졌다.
카타니아는 특별히 볼 거리가 많다기보다는 근처 소도시를 당일치기로 갔다 오기 위한 거점 도시로 활용하거나 공항이 있기 때문에 머무르는 도시인 듯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가장 맛있어 보이는 곳에서 젤라또를 한 손에 들고 올드 타운 구경을 했다. 어디에서 젤라또의 시작이 시칠리아 섬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시칠리아에서는 유난히 젤라또를 많이 먹게 되는 거 같다.
마침 숙소에 부엌이 있어 오랜만에 요리를 하기로 했다. 마늘과 감자를 넣고 닭을 푹 끓여 간단한 삼계탕을 만들어 먹었다. 죽까지 만들어서 먹으니 계속 밀가루만 먹어 더부룩한 속이 괜찮아지는 듯했다.
장을 보며 와인을 한 병 샀는데 이제 맛있는 와인을 고르는 방법을 어느 정도 알 거 같다. 프로모션을 하지 않는데 한 두병만 남아있다면 거의 100%의 확률로 맛있는 와인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비노 앱으로 점수와 리뷰를 보며 내가 좋아할 만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