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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Jun 26. 2024

타인의 관점으로 이해하기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1

Photo by Zunnoon Ahmed on Unsplash


일찍 배가 끊기는 섬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서는 한참을 웃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청년 시절에 여친과 섬으로 여행 간 적이 없지만 TV나 책에서는 자주 나오는 단골 소재였죠. 집으로 돌아갈 배를 놓쳐서 어쩔 수 없이(?) 오빠 믿지?를 시전 하는 청춘들의 이야기. 푸훗.


타인이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진정한 신뢰가 가능하다는 말에서는 전적으로 수긍이 갑니다. 타인에 대한 믿음은 타인의 다른 생각에 대한 이해를 의미하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고 믿는 것은 신뢰가 아니라 강요일 뿐이라는 것.


타인은 언제나 나와 다른 생각을 한다고 생각해야 더 성숙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상대방에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라고 반 강요하듯이 말해놓고 상대방이 수긍하지 않으면 배신이라고 주장하는 것. 상대편에서 보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요? 그런데 너무나 자주 벌어지는 상황이죠.


가장 작게는 집안에서부터 실천해야 할 일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자녀의 상과 우리 아들이 생각하는 아들로서의 상은 과연 같을까요? 절~대. 네~버. 그런데 우리는 그 다름을 인정하지도 않고, 이해하려 들지도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 물어보셨나요?


우리 중학생 아들들에게는 무서워서 못 물어보겠습니다. 혹시나 서로 기분이 상할까 봐서요. 그런데 이러면 안 되죠. 세상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다름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각기 자기만의 아이덴티티가 있기에 온갖 상황에 대한 자기만의 의견과 생각이 있습니다.


자녀를 내 입맛에 맞게 조절하고 제어한다는 것은 자녀에게는 최악의 부모가 될지도 모릅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자녀에게 제일 좋은 것은 자녀가 생각하기엔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소통이 중요한 거겠죠. 대화가 많아야 서로의 관계가 어긋나지 않습니다.


타인에게 더 관용적이 되고 나서야 화가 줄었습니다. 앞 차가 끼어들려고 하네요? 그럴 수도 있지. 웬만하면 끼워줍니다.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서 빨리 집에 가야겠다는 사람일 수 있잖아요? 회의 시간에 목소리를 비상식적으로 높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 이혼 위기에 놓여있나? 항상 화를 내는 구만.


아내가 요즘 자주 화를 내는 지점장 때문에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아무리 그냥 흘려들으라고 해도 퇴근하고 돌아와서 힘들다고 투정을 부립니다. 그 사람 실적이 부족해서 조만간 잘릴 까봐 그런 거 아냐? 그냥 무시해~ 신경 쓰지 마~ 당신만 힘들어~


이상한 행동이나 말을 하는 사람을 보면 진짜 bad day를 보내고 있나 보다 싶습니다. 내가 굳이 대거리를 해가며 상대의 행동을 수정해 줄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화를 내는 것은 상대가 내 기대대로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뭔가 내가 모르는 특수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고 가정하면 모든 게 더 술술 풀립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기본적인 노력이죠.


타인의 관점으로 이해하려는 습관이 생기면 이렇게 다툼이 줄어듭니다. 가정도 화목해집니다. 아내가 더 예뻐 보이고 아들이 더 멋져 보입니다. 그럴 수도 있지. 마음속으로 용서하기도 훨씬 쉬워집니다. 정치인들이 이걸 가장 잘해야 할 텐데 가장 못하는 사람들처럼 보이더군요. 


최근 뉴스에서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정말 같은 한국인인 것이 부끄럽습니다. 우리나라는 정치가 가장 최하류라고 누군가 말했던 것이 수긍이 가요. 부디 훌륭한 인격과 비전을 갖춘 정치인들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결론: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나부터 조금씩 변하면 세상이 같이 변하지 않을까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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