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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Jun 28. 2024

훔쳐보기 리얼리티 쇼가 흥행하는 이유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2

Photo by Marina Vitale on Unsplash


몰래 카메라에서부터 시작된 TV의 훔쳐보기 프로그램의 역사가 깊네요. 그나마 한국의 리얼리티 예능은 서구의 에로틱, 폭력적인 리얼리티에 비교하면 착하고 교훈적이라고 합니다. 육아 리얼리티는 가족애를 강조하고, 군대 체험은 애국심을 강조하는 등 말이죠. 샤론 스톤의 원초적 본능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또다시 폭소를 터트렸습니다. 이 분 개그 코드가 저랑 맞는 듯. 


시선과 눈의 흰자위에 대한 고찰은 전혀 새로운 관점이었습니다. 감탄했습니다. 다른 동물들에 비해 인간 눈의 흰자위가 그토록 큰 이유는 시선의 방향을 드러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흰자위와 대비되어 시선의 방향이 명확해지는 눈동자를 통해 인간은 타인과 대상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진짜인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공감이 가지 않나요? 다른 동물들은 소통이 아니라 사냥하기 위해 진화했기에 시선의 방향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딜 보는지 모르게 해야 사냥에 유리하니까요. 인간은 이렇게 함께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고 대상의 공유가 의미의 공유로까지 발전했다는 거죠.


그런데 시선을 공유하려면 누군가 리더가 되어 먼저 볼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누구도 스스로 먼저 내다볼 용기가 없으면 타인의 행동을 몰래 훔쳐보기만 바쁜 리얼리티 쇼가 흥행한다는 말이죠. 요즘 사회에서 공유할 수 있는 가치의 부재에 대한 저자의 일침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딱히 TV를 보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작년에 굳이 결재까지 해가면서 1편부터 다시 본 예능이 있었는데요, 바로 뽕뽕 지구오락실 2였습니다. 이것도 굳이 말하자면 해외여행 간 4명의 여인들을 쫓아가는 리얼리티 쇼 겠지요. 그런데… 정말 웃겼습니다. 보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행복과 웃음을 전해주는 리얼리티 쇼라면 진짜 높은 가치를 사회에 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청자들에게 이런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프로그램은 정말 소중한 사회의 자산이라고까지 생각합니다. 지락이의 뛰뛰빵빵도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네요.


운전을 하다 보면 이젠 정말 여름임을 실감합니다. 너무나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이 길거리를 걸어 다니고 있습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눈길이 갑니다. 아차차 이런 저급한 행동을 1초 만에 뉘우치고 정면을 바라보면 반대편 차로의 운전자들의 시선이 모두 1초 전의 제가 바라보던 방향을 쳐다보고 있네요. 


이거 자연스러운 거겠지요? 아니면 저를 비롯해 운전하는 모든 사람이 너무 저렴해지는 거 아닐까요? 그렇다고 저렇게 속옷인지 수영복인지 모를 옷을 대낮에 길거리에서 입고 다니는 사람에게 뭐라 할 수는 없는 것일 테고요. 


시선은 중요합니다. 시선은 한 사람의 모든 것입니다. 그 사람은 그의 시선을 어디에 주고 있다는 것으로 자신의 지지와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고, 해외에선 Eyeballs라고 마케팅 용어로 노출이라는 단어가 공식 등재되어 있습니다. 


내 시선이 어딜 보고 있는 것인지 더 주의 집중이 필요합니다. 정말 내가 중요한 가치를 부여한 것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지, 내 시선이 그 외의 것에 언제 어떻게 시선을 돌리고 있는지 뒤돌아 봐야겠습니다. 


오늘의 결론: 내 시선의 방향을 매 순간 알아차리기 연습, 어떤가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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