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3
중고 선박을 폐차 가격으로 구매해 운행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풀어놓는데 하나같이 흥미롭습니다. 그렇지, 여수쯤 가서는 배 한번 몰아 봐야지, 하는 생각에 공감도 가고요. 해 봤냐고 묻는 질문에는 다시금 폭소가 터집니다. 바다 위에서 보는 석양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하는데 한번 해 지는 걸 바다에서 보고 싶기도 합니다.
밀물과 썰물이 하루에 두 번씩 반복된다는 건 저도 알고 있었지만, 만조와 간조 시간이 매일 정확히 49분씩 늦어진다는 건 몰랐습니다.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시간이 24시간 49분이기 때문이라죠. 매일 물이 들락거리는 속도도 달라지고, 물의 양도 달라진답니다. 49분이라는 애매한 차이로 정각을 고수하는 평범한 우리네 일상과는 아주 다른 양상이죠.
그렇게 물때는 어쩔 수 없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어떤 힘을 써도 매일 49분씩 늦춰지는, 들이닥치고 밀려나가는 바닷물을 우리는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로 물이 들 때가 있고, 나갈 때가 있습니다. 잘될 때가 있으면 안 될 때가 당연히 있는 법. 시간마저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병일 뿐입니다.
조급함이라 하죠. 항상 잘 되어야 하고, 안되면 불안해하고. 인간의 세상에서는 50대 50의 공평한 법칙은 없습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권력의 주체가 기울고 바뀌어 갑니다. 도리어 그래야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가 됩니다. 또 언젠가 다시 기울 것을 알아야 겸허해진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저는 97년 15대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16대 대통령 선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뽑았지요. 그런데 두 번에 걸친 진보 선출 이후에는 실망이 들어서 17대에는 문국현 씨를 뽑았습니다. 4위를 했죠. 18대에는 안철수 씨를 지지했으나 후보사퇴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19대에는 안철수 씨를 뽑았고, 20대에는 안철수 씨를 지지했다가 단일화로 윤석열 현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뽑은 다음에 5년 내내 만족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대체적으로 대통령에 뽑힌 정당은 보수와 진보가 한두 번씩 번갈아가며 집권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너무 오래 한 집단이 대통령을 내거나 거대여당, 거대 야당을 유지하면 국민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지혜로운 시민들은 알고 있는 거죠. 지금 거대 야당은 무리수를 많이 던지는 것 같습니다.
물때는 계속 변합니다. 계절도 계속 변하지요. 지구가 23.5도 기울어져 있기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바꿔가며 시간이 흐릅니다. 기울어진 게 마땅치 않다고 바로 세운다면 지구는 어떤 지역은 내내 겨울, 어떤 지역은 내내 여름으로 시간이 고정되겠죠. 흐르지 않으면 썩는 것은 물도, 시간도, 권력도 마찬가지라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조금 더 겸손한 마음으로 진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결론: 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시간이란 것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겸허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