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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잡러 Oct 26. 2023

일기가 에세이가 되는 글쓰기

 일기와 에세이는 어떻게 다를까요? 둘 다 개인적인 글을 쓰는 것은 같아요. 에세이도 어떤 글은 개인적인 내용인데 조회수도 높고 라이킷에 댓글까지 많은데 어떤 글은 별 반응이 없어요. 왜 그럴까요?      


 저 역시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블로그에 글을 쓸 땐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고 싶은 대로 썼어요. 일기처럼요. 시민단체 회원으로 상근자로 근무한 경험이 있어서 사회적이거나 교육적 시각으로 보는 것이 익숙하고 상담글을 10년 이상 쓰다보니 단순하게 개인의 감상이나 느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글을 쓰고 있긴 했어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저의 인정욕구가 무언가를 하게 하는 동기가 된다는 걸 알기 전임에도 말이죠.     


 글이란 쓰는 작가와 읽는 독자가 동시에 존재해야 해요. 일기는 독자가 없는 글이고 에세이는 독자가 있는 글이죠. 일기는 자기에 관점에서만 쓰면 돼요. 지극히 개인적인 남들과는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도 없는 글이에요. 반면 에세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글일 수 있지만 글을 읽는 사람이 공감할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야 해요. 아니면 독자의 욕구를 자극하는 글이겠죠. 나는 해보지 못했지만 하고 싶은 일이라던가, 나는 경험하는 못할 일인데 극복한 사례 같은.      


 결국 에세이의 세 가지 부류가 주를 이루죠. 첫째 세대를 내세운 글들, 둘째 누군가 해보고 싶은 나만의 특별한 경험, 셋째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나만의 극복사례.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저의 분류지만요.


 첫째 부류인 브런치에 세대를 대표하는 글들이 공감을 많이 받는 거죠. 90년대생, 82년생, 중년, 퇴직자들의 이야기에 같은 공감대가 형성되죠. ‘어... 나도 그랬는데.’하며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 들었던 음악, 만났던 사람, 유행했던 것들까지 떠오르죠. 대부분 사람은 좋은 기억으로 남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어요. 물론 안 좋았던 흑역사나 시대의 아픔도 공감하기에 좋은 소재이기도 해요. 대표적인 게 IMF세대 겠죠.


 둘째 부류로 해외에서 살았던 경험, 여행 이야기, 한 달 살기, 운동으로 다이어트 성공한 경험, 글 쓰고 책 출판한 경험들이 여기에 해당해요. ‘아~ 나도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라는 바람이 작동하죠. 브런치엔 왜 이렇게 성공한 사람도 많고 글도 잘 쓰고 작가에 강사까지 다재다능하고 박식한 사람들만 있는 건지 싶을 정도예요. 저도 그런 사람으로 보이나요? 그렇다고 하기엔 이렇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렇게 유명하지도 않아서....


 셋째 부류는 저처럼 학교폭력을 겪고 상담사로 활동한 사례, 투병기, 시집살이, 이혼사례 등이 있죠. 결코 인생에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인데 혹은 경험은 할 수 있지만 그걸 공개하고 극복해서 잘 사는 모습은 ‘와~ 대단하다. 나 같으면 이렇게 못할 텐데...’라는 마음이 들죠. 저 역시 주변에서 어떻게 견뎠냐, 신은 견딜 수 있는 사람에게 시련과 고통을 준다더라 라는 말도 들었어요. 글쎄요. 제가 특별해서라기보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거고 제 나름의 방법으로 지나온 시간들이었어요. 단지 글로 복기하듯 기록하고 용기를 내서 출판까지 결심한 거죠. 글을 쓰며 치유의 글쓰기가 되었거든요.     


 이렇게 정리를 하고 보니 저 역시 잘 이해가 되네요. 독자가 없고 누구도 공감할 요소가 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는 일기이고 독자가 있고 아무리 적더라도 공감할 여지가 있다면 에세이가 되는 거죠. 그럼 이제 나의 글에서 ‘그렇지’가 되었든, ‘바람’이 되었든, ‘대단하다’가 되었든 ‘공감’할 요소가 있는 글을 쓰면 되겠네요. 오히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담하게 쓴 글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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